2024년 4월 16일 (화)
(백) 부활 제3주간 화요일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

전례ㅣ교회음악

가톨릭 성가 252번: 성모여 우리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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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9-18 ㅣ No.2253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52번 “성모여 우리 위해”



베토벤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 중 하나는, 그가 많은 전통음악들을 채보하고 편곡하였다는 것입니다. 채보는 곡조를 듣고 악보로 만드는 일입니다. 1809년부터 출판가 조지 톰슨(George Thomson)을 위해 채보와 편곡 작업을 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웨일즈 지방의 전통 음악을 위주로 작업하였고 독일, 폴란드,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180여 곡의 전통 음악들을 모았다고 합니다.

가톨릭 성가 252번 ‘성모여 우리 위해’는 베토벤이 채보하고 편곡한 이탈리아 시칠리아 지방의 고전 성가로, 원제목은 ‘O sanctissima(오 거룩하시어라)’입니다. 이 곡은 시칠리아 섬의 어부들이 성모님께 간구하던 기도였으며 라틴어로 되어 있습니다.

‘성모여 우리 위해’는 내림 마장조 4/4박자 두도막형식입니다. 리듬의 형식으로 보면 A(a+a’)+B(b+c)의 흐름이지만, 가락의 형식으로 보면 A(a+b)+B(c+d)의 흐름입니다. 조용하고 부드럽게 그리고 안단테(andante)로 느리게 시작하여 노래하는 이 성가는, 마지막 부분에 가서 크고 간절하게 ‘우리 위해 빌어주시기를’ 노래합니다. 이처럼 노래의 구성에도 시칠리아 섬의 어부들이 안전과 만선의 꿈을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또 매우 간결한 가락의 흐름을 타고 간단명료하게 기도하는 내용이 조용하지만 힘 있게 울려 퍼지는 성가입니다.

10월은 로사리오 성월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우리가 드리는 기도를 함께 예수님께 청해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기도를 시작하십시오. 그러면 도와주겠습니다.” 왜 성모님께서는 아낌없이 도움을 주시는 것일까요? 누구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잘 알고 있는 ‘엄마’로서, 또 우리 모두의 천상 모후로서, 사랑하는 자식들의 다양한 사연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이겠지요? 주님께 드리는 사랑에, 성모님께서는 중재 역할을 하시고 힘을 보태 주시며 든든한 조력자로 함께 하십니다.

기도는 우리의 마음이며 사랑의 표현입니다. 수없이 많은 기도 중에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성모송’이 있습니다. 그리고 ‘묵주기도’가 있습니다. 기도를 위한 기도가 아닌, 우리의 일상이 곧 기도가 될 수 있도록, 좀 더 가까이 주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성모송을 습관화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한 알 한 알 정성껏 그 성모송을 엮어내며 아름다운 묵주 꾸러미를 오늘 이 시간 봉헌해야겠습니다.

[길잡이, 2015년 10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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