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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우리 곁의 보물: 돈암동성당의 아기 예수 탄생 유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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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12-22 ㅣ No.597

[우리 곁의 보물] 돈암동성당의 ‘아기 예수 탄생’

 

 

우리 교구의 돈암동성당은 1955년에 혜화동성당으로부터 분리 · 설립되었습니다. 초기에는 골롬반 외방선교회 한국 지부에서 사목을 담당했으며, 1969년에 서울대교구에 본당 사목 관할권을 인계하였습니다. 화강암을 쌓아 만든 성당은 하느님 아버지의 집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보여 줍니다. 이후에 성당 내부를 보수하여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돈암동성당에서는 동양화처럼 선으로 묘사한 아름다운 유리화를 볼 수 있습니다. 2000년 대희년에 제작한 유리화는 김겸순(마리 테레시타, 1956~) 수녀의 작품입니다. 수도자며 화가인 그는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유리화와 성물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세파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거리면서 신앙의 세계로 조용히 인도해 줍니다.

 

성당의 내부 양쪽 창문에는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의 주요 장면을 담은 유리화가 있습니다. 구약의 장면에서는 ‘노아와 무지개’, ‘아브라함의 이사악 봉헌’, ‘모세의 십계명’을 볼 수 있습니다. 신약의 장면에서는 ‘예수님 탄생 장면’,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신 예수님’, ‘빵과 물고기의 기적’,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예수님 탄생 장면’입니다.

 

기다란 두 창문이 한 쌍을 이루는데 왼쪽에는 예수님의 탄생 장면이고, 오른쪽에는 세 개의 왕관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안에는 동방 박사들이 지극히 높으신 분께 드린 황금과 유향 그리고 몰약이 있습니다. 상단에는 세 사람의 동방 박사들이 간소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예수님은 우리를 보시고, 성모 마리아는 포대기에 싼 예수님을 가슴에 안고 사랑이 가득 담긴 눈으로 쳐다봅니다. 그 옆의 성 요셉은 성가정의 보호자로서 성모자를 향해서 몸을 기울이고 한쪽 손을 들어 축복해 줍니다. ‘아기 예수 탄생’ 유리화는 청색 계통과 흰색 계통의 맑은 것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하느님과 똑같은 아기 예수님께서 죄악의 어둠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참 빛으로 오셨음을 보여 줍니다. 성가정 위의 직선과 곡선은 참빛이신 주님께서 내려오신 빛 길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아기 예수 탄생’ 앞에서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성탄 날에 천사가 부른 아름다운 찬미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

 

[2018년 12월 23일 대림 제4주일 서울주보 4면,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서울대교구 주교좌 성당 유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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