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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교리산책: 연대(連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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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9-10 ㅣ No.1903

[유환민 신부의 교리산책] 연대(連帶)

 

 

“나이 든 노숙자가 길에서 얼어 죽은 것이 기사화되지 않으면서, 주가지수가 조금만 내려가도 기사화되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이것이 바로 배척입니다. 한쪽에서는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음식이 버려지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이는 사회적 불평등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 「복음의 기쁨」 53항)

 

교회는 하느님과 인간의 연대가 일어나는 장소입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인간에게 계속 이어져야 하고, 마침내 모든 인간에게 다다라야 합니다. 교회는 모든 인간이 하느님과 이루는 일치, 그리고 모든 인간이 서로 이루는 일치의 표지요 도구입니다. 교회는 주님의 모범에 따라 이 시대의 힘없는 이, 희생된 이, 가난한 이들과 연대를 이루어야 합니다. 하느님은 이러한 교회를 통하여 모든 문화와 민족들에게 다가가시어 그들을 도와주십니다. 인간이 세상을 ‘인간적으로’ 가꾸려는 곳에 하느님이 함께 하십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하느님의 구원을 세상에 보여주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과 연대합니다.

 

어떤 인간도 홀로 살 수 없습니다. 인간은 항상 타인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 점에서 연대성은 인간의 타고난 사회적 본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연대성은 사회 원리인 동시에 윤리덕이기도 합니다. 연대성은 사회 질서의 원리로서 ‘배타적 이윤 추구와 권력의 갈망’ 같은 ‘죄의 구조’(「사회적 관심」 36항)를 극복하고 사랑과 연대성의 문명을 일구는 데 기여합니다. 윤리덕으로서의 연대성은 타인, 특히 곤경 중에 있는 사람을 위한 구체적이고 단호한 개입을 의미합니다. 막연하게 동정심을 보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행동에 옮겨야 합니다. “연대성의 원리는 우리 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각자 자신이 속한 사회에 빚을 지고 있다는 인식을 기를 것을 요구합니다.”(「간추린 사회 교리서」 195항)

 

예수님보다 더 연대적인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은 인류 전체와의 연대를 선언하셨을 뿐만 아니라 인류를 위해 당신의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타인을 위한 이러한 희생은 극진한 사랑과 연대성을 표현하고 있으며, 이는 그리스도인의 행동에 있어 절대적인 기준이 됩니다.

 

“한 지체가 고통을 겪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겪습니다.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기뻐합니다.”(1코린 12,26)

 

[2017년 9월 10일 연중 제23주일 서울주보 4면, 유환민 마르첼리노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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