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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신학ㅣ사회사목

[가정사목]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가정의 위기와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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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6-20 ㅣ No.1012

[월례교육] <사랑의 기쁨> 가정의 위기와 극복

 

 

6월 월례교육은 「사랑의 기쁨」 제6장 사목적 전망을 중심으로 오늘날 위기에 도전을 받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가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특별히, 가정의 다양한 위기 상황들과 그 해결 방법, 파경과 이혼, 배우자의 죽음에 대해 살펴보겠다.

 

 

1. 다양한 위기 상황들

 

결혼한 부부들은 오래된 연인들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희생과 기쁨으로 충만한 신의는 삶의 각 단계에서 꽃을 피워 모든 것이 성숙해지고 사랑의 눈길로 서로를 응시하게 만든다. 숙성된 포도주와 같은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부부 인생 여정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위기와 갈등이다.

 

1) 공통된 위기

 

모든 부부에게는 다음과 같은 공통된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새로운 정서적 도전을 야기하는 자녀출산이라는 위기, 부모의 습관을 바꾸어 주는 자녀 양육이라는 위기, 부모에게 많은 힘을 필요로 하며 부모가 평정심을 잃고 서로 자주 대립하게 되는 자녀의 사춘기라는 위기, 부부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빈둥지’ 위기, 부부가 나이든 부모를 돌보아야 한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서 오는 위기 등이다. 이러한 위기들은 두려움과 죄책감, 우울과 극단적 피로를 초래하게 하여 부부의 결합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힘든 상황을 초래하게 한다. 여기에 경제적 어려움, 직장 문제, 정서적·사회·영적 어려움이 더해진다면 부부공동체의 파경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2) 개인적 위기

 

가정위기는 공통된 위기 상황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특히 오래된 상처)에서 오는 경우도 있다. 특별히 불행하게 보낸 청소년기 혹은 청년기가 개인적 위기의 원인이 되어 결국 혼인에 해를 입히게 될 수 있다. 성숙한 가치관과 올바른 심성을 키워야 할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불행하게 보내는 경우 다음과 같은 모습을 취한다. 자기중심적인 사랑을 하거나, 현실을 왜곡하고 모든 것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특정한 단계에 고착된 사랑을 한다. 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였을 때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랑을 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 대립, 신랄한 비난, 상대방을 탓하는 습관, 감정의 논리, 환상의 논리에 사로잡힌 사춘기 단계에 고착된 사랑을 한다. 치유되지 않은 채 이러한 문제들이 지속되어 되풀이된다면, 결국 혼인 생활을 망칠수도 있다.

 

 

2. 치유의 길

 

가정사 안에서 부부관계가 더 이상 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찾아온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을 수 없기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 부부가 저마다 자신의 지난날에 대한 치유의 길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치유의 필요성을 깨닫는 것이 선행 되어야 한다.

 

1) 위기에 맞서기 / 위기를 함께 마주하기

 

오늘날 여러 부부들은 닥쳐오는 온갖 종류의 위기에 맞서기 보다는 기피하고, 통제력을 잃어버렸다고 느끼며 방어적인 모습을 취한다. 그래서 문제 자체를 부정하거나 감추고, 문제의 심각성을 평가 절하하거나 세월에 내맡기는 방법을 강구한다. 그러나 이는 문제 해결을 더디게 하고 아무 소용없는 회피에 많은 힘을 낭비하게 만든다. 그 결과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부부 유대는 악화되며 단절이 깊어진다. 이처럼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위기에 맞서거나 위기를 함께 마주해야 한다.

 

2) 대화하기

 

오늘날 가정의 위기 상황(부모와 자식 사이의 갈등, 고부간의 불화, 가족 간의 불일치)은 많은 경우 대화 부족에서 온다. 반대로, 불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은 대화를 통하여 건강해질 수 있다. 대화는 시간이 오래 걸리며 노력이 필요한 학습 과정의 열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대화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대화를 위해서는 우선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인내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들어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적절한 순간이 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참을성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열린 마음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생각과 배우자의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지 않도록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대화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일종의 앙갚음으로 화를 내지 말고 가르치려는 말투를 피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가르치려는 말투는 상대방을 공격하고 비꼬며 비난하고 상처를 줄 뿐이기 때문이다.

 

 

3. 파경과 이혼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경을 맞는 부부들이 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이혼을 금지시하고 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특별한 상황에 직면 했을 때, 별거가 불가피한 경우도 발생 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한다. “때때로 이는 약자인 배우자나 어린 자녀들을 학대와 폭력, 모욕과 착취, 무시와 무관심에 따르는 심각한 손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심지어 도덕적으로 필요합니다”(241항). 하지만 별거는 무조건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화해를 위한 모든 타당한 시도가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 확인된 후 최후의 수단으로만 고려되어야 한다. 특별히 파경과 이혼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교회는 자비로운 아버지와 같은 모습으로 사목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4. 이혼 후 새로운 결합

 

교회는 이혼 후 새로운 결합을 맺은 이들에 대하여 큰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 교회의 사목자들은 재혼한 신자들이 여전히 교회에 속해 있다고 느끼도록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언제나 교회 공동체에 속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에서 합법적이며 유효한 부부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혼인 무효 선언 소송’이 필요하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오늘날 이혼과 재혼으로 신앙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하루빨리 주님의 품으로 올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혼인 무효 소송 절차를 간소화 시켰다.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걸렸던 과거 절차와는 달리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혼인 소송법을 개정한 것이다.

 

부부가 서로 학대하고 상처를 주어 신의의 유대가 깨지는 지경에 이른 가정에게 그리스도 공동체는 특별한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 새로운 결합을 한 이혼한 부모들을 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녀 양육을 위하여 노력을 기울이는 그들을 받아들이고 도와주어야 한다.

 

 

5. 배우자의 죽음

 

가정사의 가장 큰 고통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일 것이다. 이는 마치 시간이 멈추는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정과 동행하려면 신앙의 빛을 전해 주어야 한다. 죽은 이들이 완전히 사라져 버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으면 위안이 된다. 신앙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절대로 우리를 저버리지 않으신다는 확신을 준다.

 

특별히 사별한 신앙인이라면 세상을 떠난 이와 소통할 수 있다. 그 소통의 길은 기도이다. 성경은 “죽은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 참으로 거룩하고 경건한 생각이었다”(2미카 12,44-45)라고 전한다. 또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는 “그들을 위한 우리의 기도는 그들을 도울 뿐 아니라 우리를 위한 그들의 전구를 효과 있게 할 수 있습니다”(958항)이라고 전한다. 이것이 진정한 사랑의 유대이다.

 

[외침, 2017년 6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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