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강론자료

루카복음 21,5-19 마지막 날 (2016. 11. 13. 연중 3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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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충희 [korangpo] 쪽지 캡슐

2016-11-11 ㅣ No.2149

몇몇 사람이 성전을 꾸민 아름다운 석조물과 성전에 놓인 예물에 관하여 말하고 있었다. 예수가 말하였다. “여러분은 이 돌들을 보고 있습니까? 저 돌들 중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입니다.”

 

로마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하기 쉽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예수는 앞날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알아맞히는 점쟁이가 아니다. 예수의 모든 가르침이 그러하듯이 이것 역시 영적인 사건에 대한 예언이다.

 

예수는 사람들이 흔히 믿음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 아주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성전석조물예물은 각각 감성, 이성, 의지를 상징하면서 거짓 자아(육적 자아)를 가리킨다. 참된 자아(육적 자아)는 애덕, 신덕, 망덕을 발휘하여 아버지, 성령, 아들로 다가오시는 하느님을 만나 뵙는다. 보이는 것 일체를 부정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드러내신다. 바꿔 말하면, 육적 자아가 완전하게 부정되고 나서야 영적 자아가 그 모습을 드러난다.

 

신앙인을 자처하는 많은 사람들은 웅장한 건물과 그것을 치장하는 예술 작품을 통하여 거룩한 분위기를 느끼고 거기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확신한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며 미신이며 허위의식에 불과하다. 살아계신 하느님께서는 아무런 매개물이 없이 직접 사람에게 다가오시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하늘나라의 제자는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시고 나는 아버지 안에 계시다.’(요한복음 14:20)

 

 

그들이 예수에게 물었다. “선생님,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이 일들이 일어나는 조짐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습니까?” 예수가 말하였다. “여러분은 속지 마시오.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는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을 따르지 마시오. 전쟁과 반란의 소식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시오. 먼저 이러한 일이 반드시 일어나겠지만 그것이 끝은 아닙니다.”

 

언제는 제자들의 몰이해를 드러낸다. 자주 그렇듯이 예수는 우문에 현답을 내놓는다. 거짓 스승은 사람들에게 하늘나라의 지혜를 가르치면서 자신을 추종하기를 종용한다. 제자들은 스승의 가르침에 현혹되어 자신을 돌아보지 않으며, 따라서 살아계신 하느님을 결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하늘나라의 제자는 사람의 가르침은 받지 않고 오직 살아계신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는다. 하늘나라의 제자에게 있어서는 바로 지금이 구원의 이다. 구원은 미래의 사건이 아니다. 예수의 제자는 하늘나라에서 참된 평화를 누린다. 이와 동시에 세상은 항상 속속들이 전쟁과 반란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게 된다. 하늘나라의 제자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세상에 통달하며, 이때 세상의 실상이 저절로 그에게 드러나고 있다



민족들이 서로 전쟁을 벌이고 나라들이 서로 공격할 것입니다. 큰 지진이 일어나고 많은 곳에서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입니다. 하늘에서는 온갖 무서운 일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여러분은 사람들에게 잡혀서 박해를 받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회당에서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갇힐 것입니다. 여러분은 나 때문에 왕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려갈 것입니다. 이것은 여러분이 믿음을 증언할 기회입니다.”

 

민족과 나라 는 다종다양한 집단들이 이해관계로 충돌하는 모습이며 지진, 기근, 전염병 은 각각 자유, 지혜, 생명의 측면에서 세상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가리킨다. ‘하늘의 온갖 무서운 일들은 온갖 거짓 스승들이 가르치는 그릇된 지혜이다. 이것들을 성서에서는 귀신, 악령, 사탄 등으로 지칭한다. 하늘나라의 제자는 세상 사람들이 온갖 고통을 겪으면서 헛되이 거짓스승들을 추종하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동정과 연민의 마음으로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박해는 하늘나라의 가치와 세상의 가치가 서로 양립할 수 없음을 나타낸다. 세상은 하늘나라를 미워한다. 육적자아와 영적자아는 정면으로 대립하기 때문이다. ‘회당은 하늘나라의 제자를 자처하면서도 육적자아를 버리지 않는 위선적 스승들이며, ‘왕들과 총독들은 노골적으로 권력을 추구하는 세상의 스승들이다. 하늘나라의 스승은 위선적 스승들과 세상 권력자들의 거짓을 폭로함으로써 진리를 세상에 드러낸다



여러분은 자신을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시오. 나는 여러분에게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지혜와 언변을 주겠습니다. 여러분은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에게 배반당하고 심지어 죽음까지 당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나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은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굳건히 서서 견디면 구원받을 것입니다.”


하늘나라의 스승은 오직 성령의 지혜를 따른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삶에 충실함으로써 진리를 세상에 증언한다. , 그의 삶은 그 자체가 사랑이며 지혜이다. 성령의 지혜는 완전한 진리이므로 세상의 어떤 지혜보다도 탁월하다. 하늘나라의 진리는 이미 세상의 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보편적이고도 절대적인 것으로 입증되어 있다. 그러므로 그는 적대자를 논리적으로 설복하기 위하여 진리의 근거를 미리 연구하지 않는다.

 

하늘나라의 제자는 세상의 스승들과 논쟁할 필요가 없는 완전한 진리를 자신의 삶으로 실천하면서 그 진리를 세상에 증언한다. 그는 성령에서 오는 생명의 지혜로 말미암아 죽지 않는다. ‘머리카락은 생명의 지혜를 상징한다. 세상의 유혹은 만만치 않다. 그러므로 하늘나라의 제자는 최후의 승리를 거두기까지 굳건히 서서 견디어야만 한다.’

 

하늘나라(천국, 생명)와 이 세상의 나라(지옥, 죽음)의 사건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시작된다. 이 세상에 종말이 옴으로써 하늘나라가 시작된다. 종말은 분명 두려운 사건이기는 하지만 종말과 함께 비로소 새로운 희망이 시작된다. 종말은 언젠가 일어나는 재앙의 사건도 아니고 死後의 심판도 아니다. 종말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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