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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톨릭사랑평화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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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3-08 ㅣ No.150

[인터뷰] 가톨릭사랑평화의 집

 

 

* 가톨릭사랑평화의 집 출범 계기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숙인은 1만 2천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지금 당장 인간의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가 심각한 데다 노숙자 90% 이상이 음주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가 노숙인과 쪽방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외면한다면 노숙인들은 날로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단중독사목위원회가 알코올 · 도박 · 마약 등 여러 중독문제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 노력해왔던 것처럼 가톨릭사랑평화의 집이 교황님 뜻대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를 위한 교회’ ‘빈곤과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나눔을 실천하는 교회’로 사회 적응과 자활을 통한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개원하게 되었습니다.

 

 

* 가톨릭사랑평화의 집의 조직과 주요 활동에 대하여 소개해 주십시오.

 

가톨릭사랑평화의 집은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한을 기념으로 한국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을 돌보면 좋겠다는 염수정 추기경님의 뜻에 따라 인근 쪽방촌 및 노숙인 등 어려운 이웃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쪽방촌 주민들 중 알코올중독자를 대상으로 중독교육과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위치는 서울역 11번 출구를 나와 후암삼거리 오른쪽에 위치한 27평 정도의 3층 건물로 급식조리실, 상담 및 교육 치료 프로그램실, 기도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매주 3회(화,목,토) 점심 도시락을 만들어 전달하고 있습니다. 회기당 필요 조직으론 조리봉사팀, 포장봉사팀, 배달봉사팀, 사례관리팀, 연계&전달(물품후원)팀으로 구성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 최근에 끝난 행사나 조만간 있을 행사 중 함께 나누고 싶은 행사가 있다면 알려 주십시오.

 

최근에 끝난 진행한 행사는 작년 12월 24일 성탄 전야에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된 〈노숙인 및 쪽방촌 주민을 위한 성탄축제 행사〉를 진행하며 뜻 깊은 성탄절 행사를 보냈습니다.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노숙인 및 쪽방촌 주민을 위한 성탄축제 행사에는 염수정 추기경, 유경촌 주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으며, 가톨릭사랑평화의 집 봉사자들이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에게 직접 만든 따뜻한 도시락 400개와 성탄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매년 성탄행사에 많은 후원자들과 봉사자들이 함께한다면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잔치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가톨릭사랑평화의 집 활동을 해 오시면서 기쁘셨던 일과 안타까웠던 사연을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가톨릭사랑평화의 집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노숙인들과 쪽방 주민들을 위해 일하면서 나누는 삶의 기쁨과 행복을 매 순간 느낍니다. 빠른 변화보다는 조금 더디지만 ‘단주’와 ‘단도박’을 약속하고 몇 번의 실패를 했다며 고백하던 분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실천하는 모습들, 마른 장작과 같은 몸으로 한 평 남짓한 공간에 숨을 몰아쉬던 분들이 도시락을 드시곤 살집이 늘었다며 조심스레 걸어 방문하신 후 수줍게 웃는 주민분들… 웃는 쪽방촌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나눔은 자신이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 자신의 시간이나 재능을 소외된 이들에게 나누고 베푸는 것이라는 것을 매 순간 깨닫게 되고 제가 나누는 것보다 더 많이 받는다는 생각에 하느님께 늘 감사하며 기쁜 마음을 가집니다.

 

안타까운 사연은 너무 많지만 지금 생각나는 사연은 만성알코올중독자 ‘유씨’(가명)를 처음 만난 날이 기억이 납니다. 초췌한 모습으로 술에 취해 후암삼거리 인도에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던 모습, 좁은 방에서 그렁거리는 숨을 몰아쉬던 모습, 도시락을 드리려다 문전박대를 받았던 기억, 그 후 점차 영양실조를 극복하고 단주를 실천하던 유씨는 1년이 지나 웃으며 자신도 봉사를 하겠다고 발벗고 나서던 모습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런 봉사의 시간도 잠시 간경화로 생사를 오가는 순간 웃으며 고마웠다고, 가톨릭사랑평화의 집에서 함께 도와줘서 고맙다고, 외롭지 않게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나신 유씨… 조금 더 빨리 그를 만났더라면 어땠을지… 가슴이 메어 옵니다.

 

 

* 가톨릭 사랑평화의 집 활동에 평신도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나 참여 방법에 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함께할 수 있는 봉사활동으로는 첫째로 매주 3회(화, 목, 토) 점심시간 전에 맞춰 진행되는 봉사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봉사 신청은 ‘함께천사’(www.join-angel.com) 가입 후 신청하여, 신청 확정 후 봉사를 할 수 있습니다. 신청 시 유의사항은 사전에 두 가지 봉사 중 음식조리팀과 배달팀을 미리 선택하시는 것과 봉사참여 신청 후 확정문자를 받고 참석하시는 것입니다. 음식조리팀은 오전 9시부터~13시까지 봉사하고 있으며, 배달봉사는 10시부터~13시까지 진행됩니다. 배달봉사는 3인(또는 2인)이 1조로 편성하여 간단한 OT 및 교육을 받고 5개 구역별로 나눠 도시락을 배달합니다. 도시락 20여 개가 들어 있는 가방을 메고 오르막길과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후암로 구석구석을 다니기 때문에 간편한 복장과 편한 신발 착용을 권합니다.

 

둘째로 저희가 하는 일들을 주위 사람에게 알리는 재능기부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로는 이들에게 도시락을 만들어 주고 생필품을 구입하는 비용이 이 소요됩니다. 후원금과 물품 지원에 함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봉사자의 손길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며 후원과 지원이 많이 부족합니다. 일회성 봉사자는 있어도 지속하여 봉사를 하지 않아서 매우 아쉽습니다.

 

 

* 향후 계획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나라의 천주교 신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지킴이가 되어야 하고, 우리가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도리이고, 또한 천주교 신자들의 실천할 애덕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쪽방 주민에게 먹거리뿐 아니라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을 드리려고 올해는 의료방문지원 및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식재료 나눔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독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며, 사회에 복귀하도록 꾸준한 교육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담 방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쪽방 밀집지역인 동자동 쪽방촌에는 0.8~1.2평짜리 비좁은 방에 기거하는 주민이 대략 1500명이나 됩니다. 그중에 구청과 보건소, 사례관리를 통한 발굴을 통해 선정된 주민 350명(1회 봉사시 전달 수)외에 더 많은 분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을 꾸준히 하려고 합니다. 이렇듯 저희 가톨릭사랑평화의 집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감사를 드리며, 올해도 묵묵히 낮은 곳에서 소외된 분들과 함께 하기로 다짐합니다.

 

[평신도, 2020년 봄(계간 67호), 인터뷰 : 가톨릭사랑평화의 집 김남훈 대건안드레아, 대담 · 정리 : 최태교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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