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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아이가 자살한 엄마, 어떻게 위로해 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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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ㅣ No.368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아이가 자살한 엄마, 어떻게 위로해 줄까요
질문
입시지옥에 시달리던 중학교 3학년 동네 아이가 압박감을 못 이겨 그만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리 아이와 같은 학년이고 등굣길이면 지나가는 분식집 아이였습니다. 저도 그 엄마와 인사를 나누고 식사도 같이 하는 사이입니다. 거의 넋이 나간 그 엄마를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고 싶은데, 도대체 뭐라고 해야 위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답변
저도 20여 년이 넘도록 상담을 하면서 상담자로서 가장 곤혹스러운 문제가 자살문제입니다. 본인이 자살기도를 했거나 자해행동을 하고 온 경우도 많지만, 가족 중에 자살을 한 경우도 꽤 많습니다. 게다가 가톨릭 종교를 가진 경우에는 가족 중에 누군가가 자살을 하게 되면 성당을 가거나 기도하기도 꺼려하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가장 치유가 필요할 때, 오히려 교회 안에서 용서와 화해를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자살을 한 자녀를 둔 부모를 상담에서 만나보면 그 참담함을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녀의 사망이 가장 스트레스지수가 높은 생활사건인데다가, 대부분 죄책감에 시달려 그 부모님도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신체적인 질병보다 우울증이 심각한 것은 자살문제를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자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울증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자살하는 분들은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은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특히 정신건강 문제 중에서 우울증이 70~80%정도를 차지한다고 보면 자살하는 분들의 반수 이상이 우울증 때문일 것으로 봅니다. 그러므로 우울증을 치료하면 분명하게 자살을 예방할 수 있었는데, 우울증을 간과해서 자살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청소년 자살은 충동성이 많아서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불안에 가려 우울증이 보이지 않는 ‘가면성우울증’이 많기 때문에 우울증인지 청소년 자신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청소년 자살은 여러 심리·사회적인 요인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자살은 개인적 문제로 단순화해서 볼 문제가 아닌듯합니다. 만약 학생 자살의 주요 원인이 성적 비관이라면 더욱이 이는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 사회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입시서열화로 인한 경쟁교육 체제를 만든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선 주변에서 유가족을 돕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경청입니다. 유가족이 감정정화를 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민망해서 서로 피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상담자를 찾는 것도 좋겠습니다. 또한 같은 슬픔을 가진 분들끼리 도움을 주고받는 자조 모임이 있습니다. 자조모임을 참석해 보도록 권유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살자 유가족이 매년 9만 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유가족을 위해 우리가 해주어야 할 것은 정작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즉, 유가족을 사회적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입니다. “왜 자식을 자살하게 했나”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오히려 유가족을 가해자로 만드는 사회적 편견이기 때문에 유가족을 다시 우울증이나 자살로 내모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자살한 아들의 엄마’가 아닌 ‘내 아이의 친구 엄마’로 봐주는 게 유가족이 가장 바라는 위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7년 1월 15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1 3,01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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