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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에 드러난 교회 일치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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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2-13 ㅣ No.477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에 드러난 교회 일치의 관점

 

 

회칙은 마리아의 구세사적 위치를 그리스도의 구원신비 안에서 인간학적이고도 신학적인 측면에서 재조명하고 있다. 회칙은 마리아가 결코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의 전형임을 명시하고 있으며 교회일치의 관점에서 삼위일체적 원리, 신앙의 관점, 실천적 문제라는 세 가지 원리로 정립하고 있다.

 


삼위일체적 원리

 

회칙은 재일치를 위한 신학적인 토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칙은 “그리스도의 신비 안에서 마리아는 이미 ‘세상 창조 이전부터’ 아버지 하느님께서 육화를 통하여 당신 아들의 어머니로 ‘선택하신’ 분으로 현존하며, 더욱이 아버지와 함께 계신 아들이 그를 선택하시어, 거룩하신 성령께 영원히 마리아를 위탁하셨다”라고 말하며 마리아 모성의 기원을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안에 두고서 그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마리아의 모성은 ‘계시와 신앙의 중심 실재인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三位一體)의 섭리’로부터 비롯되었다. 마리아는 한 분이시며 삼위이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대한 신앙 안에서 그리스도의 어머니로 확고히 자리하고 있다. 그러므로 마리아가 성삼위의 구원 계획 속에 개입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선물이다. 이러한 삼위일체의 은총에서부터 마리아의 성성(聖性, Sanctitas)과 원죄 없으신 잉태(無染始胎, Immaculata Conceptio), 마리아의 승천(昇天, Assumptio)이 비롯되는 것이다.

 

개신교 신자들을 포함해서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는 동방교회 신자들의 마리아 공경과 찬미를 돌이켜 볼 때, 그곳에 삼위일체적인 차원과 그리스도 중심사상이 내포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마리아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의 관계, 마리아의 신앙과 삶은 그리스도 신자들의 일치점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관점은 마리아 교리에 새로운 관점을 던져주고 있으며, 마리아의 인격과 사명의 신학적이고 삼위일체론적인 명백한 관점은 재일치의 새로운 빛을 던져주고 있다.

 

 

신앙의 관점

 

회칙은 ‘마리아 신학의 본질적인 내용, 곧 믿었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신비 안에 참으로 현존하게 된 마리아의 신앙’을 특별히 강조한다. 마리아는 바오로 사도에 의해 ‘신앙에 있어 우리의 조상’(로마 4,12)이라 불린 아브라함의 신앙을 이어받고 있다. 회칙은 마리아 신앙의 여정을 따라 가면서 십자가 아래에서 마리아 신앙의 증거가 위대하고 영웅적이며, 그 절정에 도달하고 있음을 말한다. 마리아는 단순히 수동적인 입장으로 하느님의 의지에 자신을 예속시킨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인격적인 응답으로 모든 힘을 다하여 하느님 의지에 순종하였다. 그리스도인 모두는 바로 이 ‘신앙’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며 특히 갈라진 형제들이 강조하는 ‘믿음(sola fides)’이라는 대전제에서 마리아는 신앙의 교사이자 앞서가신 분임을 일깨워 재일치에 있어서의 마리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말하고 있다.

 

이로써 마리아는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점이 된다. 마리아가 당신 아들의 구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유비적으로 보아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가 실현해야 할 과제이다. 회칙이 말하고 있는 일치의 원리는 바로 ‘신앙’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회칙은 이 신앙의 모범을 보인 이가 그리스도인 중에 가장 뛰어난 마리아임을 말함으로써 그리스도교 재일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일치를 위한 실천적 문제

 

회칙은 재일치를 위해 신학적 출발점만을 제시하는 동시에 그리스도인 신앙의 일치를 돕기 위한 몇 가지 구체적인 요소들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마리아께서 첫 번째로 분명하게 모범을 보여주신 ‘믿음의 순종’을 깊게 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마리아가 모범적으로 실천하신 신앙의 삶을 충실히 삶으로써 일치의 길로 인도된다. 교회 일치에 있어 성경적인 순종을 그리스도인 전체가 바라보게 하고 있다. 갈라진 형제들이 바로 이 신앙의 순종이란 점을 알되 특히 마리아 신앙의 모범을 깊이 느끼고 알게 된다면 바로 마리아는 분기점이 아니라 일치점이 되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또한, 회칙은 그리스도교 재일치 대화의 활성화를 위한 길은 바로 삼위일체론적인 방향과 영성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면서 동방교회 옛 전승 안에는 이러한 마리아에 대한 매우 풍요한 영적 보화가 있음을 확인한다.

 

 

모성적 중재와 교회 일치

 

회칙은 실제적으로 교회 일치 문제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 회칙 제3부는 특히 교회 일치 문제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내용은 마리아의 중재성(mediatio materna)에 관한 것이다.

 

회칙은 예수 그리스도 중개의 단일성(Mediatio unica)을 명확하게 지적하며 ‘교회는 오직 한 분의 중개자만 계실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가르친다’라고 자주 강조하고 있다. 또한, 마리아의 중재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중재’, ‘일치의 원천이신 그리스도 자신의 중개에 참여’, ‘그리스도의 중개에 종속된 중재’라고 부르고 있으며, ‘마리아의 협력은 한 분 중개자이신 구세주 중개의 보편성에 종속적 성격 안에서 참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회칙은 공의회의 교리 원칙에 따라 그리스도의 유일 중개와 마리아의 모성적, 참여적 중재를 명확히 구분하면서 역사 안에서나 하늘의 영광중에서 그리스도의 중개에 종속되어 참여하게 된 마리아의 협력을 지적하기 위하여 마리아의 중재에 ‘모성적 중재(母性的 仲裁, Mediatio Materna)’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성적(母性的, Materna)’이라는 형용사이다.

 

이 용어는 마리아의 중재가 그리스도의 중개에 참여하는 것이고, 유일한 중개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뿐임을 분명히 밝히는 열쇠다. 이 중재는 자기 아들의 구원사업에 대한 마리아의 ‘협력’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마리아에 관하여 사용된 ‘중재’라는 용어가 목적하는 바는 육화된 말씀 때문에 성취된 참되고 유일한 중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회칙은 마리아 모성의 중재가 그리스도의 중개에 참여하는 것이고, 유일한 중개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임을 분명히 밝히면서 교회 일치를 향하여 이 문제를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명하고 있다.

 

[성모기사, 2018년 2월호, 권정대 베드로(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신부, 로마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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