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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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가톨릭 사회교리서 두캣(Ducat) 제10장 창조의 보전 -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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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1-05 ㅣ No.1933

박신부와 함께 읽는 가톨릭 사회교리서 『두캣(Ducat)』


제10장 창조의 보전 : 환경

 

 

1. 창조를 보전한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두캣』 256, 257항)

 

“하느님은 친히 세계를 만드신 분이십니다. 그분의 창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은 계속 일하십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창조는 태초에 한 번 있었던 사건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신다는 말의 첫 번째 의미는 인간을 포함한 세상 만물이 그냥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존귀한 존재로 세상에 나왔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만물이 하느님 뜻에 따라 고귀하게 쓰이기를 바라시면서 이 일을 인간에게 맡기셨습니다.(창세 1,27~29 참조) 이렇게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따라 만물을 돌보는 일을 ‘창조의 보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창조의 보전’은 자연 전체를 마치 보호의 대상으로 유지하라는 뜻은 아닙니다.(『두캣』 257항) 자연은 인간에게 넉넉한 어머니의 품이 되어주면서 한편으로는 가혹한 채찍을 휘두르기도 합니다. 태풍, 지진, 가뭄 같은 자연재해에다 감염병, 해충까지 인간을 위협하는 자연의 냉혹한 모습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기 위해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합니다. 창조의 보전은 자연에서 보전해야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신학적, 생태학적, 경제학적, 미학적, 문화적으로 명확하게 식별해서 지켜나가는 일을 말합니다.

 

 

2. 교회는 생태환경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나요? (『두캣』 259, 260항)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구를 모든 사람의 ‘공동의 집’이라고 부르시면서 이 공동의 집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인류 가족을 함께 모아 지속 가능하고 온전한 발전을 추구하도록 하는 일”을 함께하자고 우리를 초대하셨습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우리만 편하자고 미래 세대의 몫을 먼저 빼앗아버리지 말자는 뜻이고, 온전한 발전이라 함은 몇몇 특권적인 국가나 사회 계층만을 위한 발전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발전의 길을 가자는 뜻입니다. 자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특히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먼저 나타나지요. 예컨대 강을 난개발해서 수질이 엉망이 되면, 부자들은 생수를 사마시거나 정수기를 쓰지만 가난한 이들은 고스란히 그 피해를 받아야 합니다. 핵발전소와 고압 송전탑은 재벌 기업들에게는 싼 전기를 공급하지만, 농어촌 주민들에게는 여러 가지 환경적 재앙과 질병을 가져옵니다. 그런 면에서 교회가 말하는 생태 발전은 모든 인간과 자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통합적인 접근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낙원은 하느님께서 실현하는 것이지 인간의 힘으로 완성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창조의 시작을 하느님께서 하셨듯이 그 완성도 하느님의 몫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창조사업의 협력자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두캣』 제10장의 내용입니다.

 

[2017년 11월 5일 연중 제31주일 대구주보 3면, 박용욱 미카엘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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