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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여정, 성모병원 80년 (하) 새로운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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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10-08 ㅣ No.65

사랑의 여정, 성모병원 80년 (하 · 끝) : 새로운 도약


가톨릭 영성 담은 최고의 의술로 몸과 마음 치유

 

 

-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의료기관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서울 반포동 소재) 전경.

 

 

성모병원 의료진의 산실인 가톨릭대 의대는 가톨릭 영성을 갖춘 의료인을 양성하기 위해 2009년 옴니버스 교육 과정을 시작했다. 

 

라틴어로 ‘모든 이를 위한’이라는 뜻의 옴니버스(omnibus)는 생명의 봉사자로서 가톨릭적 정체성을 지닌 의료인을 양성하고자 가톨릭대 의대 인문사회의학과가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의대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코스다. 환자와 의료에 대한 전인적 시각을 키우고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공감하는 마음으로 다가가는 가톨릭 의료인을 배출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개원 초기부터 국내 이식 분야를 선도해온 성모병원은 2013년 10월 아시아 최초로 조혈모세포 이식 5000례를 달성하는 위업을 이뤘다. 국내 전체 조혈모세포 이식의 30% 이상을 담당하는 성모병원은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아시아 1위, 전 세계 5위 안에 드는 이식 건수로 국내 조혈모세포 이식의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5년 5월 대한민국을 강타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성모병원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감염되거나 의뢰받은 환자를 거부하지 않고 진료한 것은 물론 발 빠른 대처로 병원 내 감염 위험을 원천 차단함으로써 감염 관리의 모범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위기를 맞아 생명을 존중하는 가톨릭 정신이 자연스럽게 발휘된 결과다. 성모병원은 6월 12일 메르스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이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메르스 환자를 차별하지 않고 치료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 성모병원은 2015년 6월 12일 메르스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이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메르스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한 병원 · 두 분원’ 체제

 

성모병원이 2015년 9월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의 통합 운영이라는 새로운 운영 모델을 제시한 것은 한국 의료사에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다. 

 

국내 최초인 양 병원 통합 운영은 ‘하나의 병원, 두 개의 분원’ 체제로 협업과 융합을 통해 양 병원을 하나의 유기체처럼 운영하는 제도다. 통합 운영에 따른 양 병원 의료진의 교차 진료로 의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는 같은 교수로부터 일관되고 연속성 있는 진료를 받는 게 가능해졌다. 

 

아울러 총 1814병상(서울성모병원 1356병상, 여의도성모병원 458병상)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서울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병실이 없어 대기하는 환자에게는 여의도성모병원 연계 환자 응급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병원정보시스템까지 통합되면 양 병원간의 의뢰만으로 환자 진료가 가능해지고, 비슷한 검사를 다시 받는 일이 줄어 시간과 경제적 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비 부담을 낮추면서도 연속적이고 신뢰성 있는 치료를 제공하는 최고의 병원을 구축하는 것이 통합 운영의 목표다.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2015년 11월 19일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산모-신생아 집중치료센터에서 신생아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생명 존중 정신으로 의료계 모범

 

2015년 11월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산모-신생아 집중치료센터와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 설립은 생명 존중 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내 의료기관들이 어려운 경영 여건으로 수익성이 없는 사업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고위험 산모와 미숙아 치료, 그리고 호스피스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울성모병원의 병상 수와 합치면 산모-신생아 집중치료센터는 100개 병상,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는 37개 병상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지난 6월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연 여의도성모병원 나프로 테크놀로지 진료실 또한 가톨릭 생명윤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나프로 테크놀로지는 여성의 생리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를 바탕으로 약물과 수술적 요법을 통해 자연 임신을 돕는 불임 치료법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에 반대하는 가톨릭 교회가 적극 지지하고 있다.

 

 

가난한 이들에게 생명의 빛을

 

성모병원은 어려운 이들을 돕는 자선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비상경영 체제로 한 푼이라도 지출을 줄이고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의료계에서 성모병원을 비롯한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서 확대해왔다. 가난한 환자들을 돕는 자선 진료와 해외 의료봉사 등 사회공헌 활동에 2015년 한해에만 123억 원을 썼다. 근래 매년 100억 원 이상으로, 국내 의료기관 중 최대 규모다. 성모병원은 이 같은 활동에 힘입어 착한경영센터와 리서치앤리서치가 선정한 ‘한국의 착한 기업’ 종합병원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시작한 ‘각막 이식 지원사업’을 통해 2015년 4명의 환자가 시력을 되찾는 등 지금까지 모두 7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서울성모병원이 지난 6월 몽골 국립 제1중앙병원과 맺은 협약은 국가적 차원의 의료 지원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서울성모병원은 협약을 통해 몽골 국립 제1중앙병원을 협력 병원으로 승인하고 △양 병원 연구·진료·교육을 위한 상호 교류 △제1중앙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발전을 위한 자문과 기술 전수 등 몽골 의료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한국에 비해 의료 기술이 많이 뒤떨어진 몽골에 사랑의 구름다리를 놓은 것이다. 

 

성모병원은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 통합 운영 1주년을 맞아 통합 운영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생명 존중이라는 가톨릭 교회의 핵심 가치를 실현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승기배(바오로) 서울성모ㆍ여의도성모병원장은 “성모병원은 한국 현대 의학의 태동기부터 지금까지 80년 동안 한국 의료를 선도하며 이 땅에 참 의료를 실천해 왔다”면서 “가톨릭 영성에 입각한 최고의 치료를 통해 몸과 마음 모두를 치유하는 병원, 전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이바지하는 병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평화신문, 2016년 10월 9일, 남정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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