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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학술단체를 찾아서9: (재)한국교회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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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11-17 ㅣ No.49

가톨릭 학술단체를 찾아서 (9) (재)한국교회사연구소

교회사 확립 · 대중화에 앞장서다



- (재)한국교회사연구소가 한국교회 교계제도 설정 50주년을 기념해 지난 9월 21일 서울 명동성당 교육관에서 심포지엄을 열었다.


(재)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김성태 신부)는 우리 역사에 점점이 박혀 있는 신앙의 광맥 안에서 순교영성이라는 소중한 보화를 캐내는데 앞장서온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 안에 아로새겨진 교회사연구소의 걸음걸음은 가려져 있던 순교자들의 면모와 정신을 드러내는데 머물지 않고 교회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 가고 있다.

1964년 8월 17일 가톨릭대학교 부설로 설립된 한국교회사연구소는 한국교회 최초의 교회사 연구기관으로 초보적 수준에 머물던 한국 천주교회사를 한국 역사 안에 하나의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데 기여했다.

그간 연구소가 거둬온 결실 가운데 교회사에 대한 인식을 확립하고 교회사 대중화에 기울인 노력은 교회사의 저변 확대라는 점에서 첫손에 꼽을 수 있다. 그 첫 번째 시도가 교회사 사료 전시회다. 설립 직후 파리외방전교회 창설 300주년을 기념해 「한국 교회사 사료 전시회」를 개최하고 병인박해 100주년 기념 전시회(1966), 교리서 전시회(1977), 서강대 창립 20주년 기념 교회사 사료 전시회(1980),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 기념 전시회(1981)에 이어 한국성당 건축사 특별전(1986), 김대건 신부 150주년 기념전(1996) 등을 열어 신자들이 교회사에 다가서도록 이끈 연구소의 행보는 독보적이었다.

연구소가 마련하고 있는 강습회나 공개대학은 교회사 대중화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1975년에 시작된 한국 교회사 강습회는 90년대 중반까지 10여 차례 이상 개최됐고, 1988년 첫선을 보인 공개대학은 지금까지 이어지며 교회사 대중화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지난 1979년 제1회 교회사 간담회로 시작돼 올해까지 173회에 걸쳐 열린 연구발표회는 학제간 연구의 장을 마련하며 교회사 연구에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그 결실은 1991년 「한국가톨릭교회사연구동인회」 발족으로 나타났다. 이후 「한국교회사연구동인회」로 이름을 바꾼 동인회는 연구소 산하 단체로 발전, 사적지 탐방과 공개강좌 등의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연구소의 활동 중 가장 주목받는 것 가운데 하나는 천주교 관련 자료 발굴과 정리에 쏟는 노력이다. 1979년 교황청 예부성성에서 「다블뤼 주교 비망기」 사본을 찾아내고 신유박해를 둘러싼 최대의 사료로 평가돼온 「사학징의」와 한국 천주교회사 연구자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자료 중 하나로 평가되는 이기경이 지은 「벽위편」 원본을 발굴해 간행한 것도 연구소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수도회나 전교회에 속한 해외자료 수집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고문서고가 설치되고 해외의 한국 천주교 관련 사료 수집이 본격화되면서 교회사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이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뤄진 교회사 관련 연구서 간행은 교회사 연구의 틀을 새로운 기반 위에 올려놓으며 한국 교회사를 보다 풍요롭게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결실이 지난 1985년 처음 간행된 「한국가톨릭대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 13년에 걸친 대장정 끝에 2006년 「한국가톨릭대사전」 12권을 완간함으로써 한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과 새 교회법에 토대를 둔 독자적인 가톨릭대사전을 보유하게 됐다.

연구소의 업적 중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학술 잡지 발간이다. 1975년 9월에 창간한 월간지 「교회와 역사」는 4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대표적인 잡지로 교회사에 새로운 가교를 놓아가고 있다. 또 천주교회사와 관련해 발간되는 반년간 연구지인 「교회사연구」는 1977년 고(故) 최석우 몬시뇰이 제1집을 출간한 이후 지난 2009년 한국연구재단의 ‘등재학술지’로 승격돼 국내 신학계와 사학계는 물론 일반학계에서도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1996년 재단법인으로 정관을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교회사연구소가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거둔 학문적 성과는 교회 발전과 성숙의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2년 11월 18일, 서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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