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전례ㅣ미사

[미사] 말씀을 듣고 응답하는 말씀 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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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4-21 ㅣ No.1477

[전례의 중심, 미사] 말씀을 듣고 응답하는 말씀 전례

 

 

“미사가 구성되는 두 부분, 곧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는 서로 밀접히 결합되어 있어 하나의 예배 행위를 이룬다”(전례헌장, 56항). 지난 3월 호의 ‘시작 예식’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하느님 말씀의 풍성한 식탁을 마련하는 ‘말씀 전례’에 대해 「전례헌장」을 비롯한 교회의 공식 문헌들을 바탕으로 간추리고자 합니다.

 

 

들어라

 

하느님의 백성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행위가 미사의 말씀 전례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응답하는 예식입니다.

 

이 말씀 전례의 중심부분은 성경의 독서들과 그 사이에 있는 노래입니다. 이어지는 강론, 신앙고백, 보편 지향 기도는 이 중심부분을 더욱 발전시키고 완결합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55항 참조).

 

하느님께서는 독서를 통하여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고 구원의 신비를 열어 보이시며 영적 양식을 주십니다. “들어라!” 예언자들도 외쳤고, 예수님께서도 복음을 선포하시며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마르 4,3 참조).

 

 

독서의 배분

 

“하느님 말씀의 더욱 풍성한 식탁을 마련하여 주도록 성경의 보고를 더 활짝 열어, 일정한 햇수 안에 성경의 더 중요한 부분들이 백성에게 봉독되어야 한다”(전례헌장, 51항).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헌장」의 이 규범에 따라 독서의 배분에 유의하여 신약과 구약의 일관성과 구세사의 연계성이 드러나게 하고 있습니다. 곧 연중시기의 주일미사에서는 그리스도의 행적과 말씀이 담긴 복음의 주요부분을 3년(가 · 나 · 다해) 동안에 다 들을 수 있게 편성합니다. 대림, 성탄, 사순, 부활 시기의 주일에는 그 전례 시기와 조화를 이루는 복음이 봉독됩니다. 또한 평일미사의 독서는 신구약의 주요부분을 2년(홀수 · 짝수해) 안에 다 들을 수 있게 배열합니다.

 

첫째 독서 끝에 따르는 화답송은 말씀 전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느님 말씀에 대한 묵상을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복음 바로 앞에 오는 독서가 끝나면 복음 환호송이 따르는데, 이 환호로 신자들은 복음 선포에서 자신들에게 말씀하실 주님을 환영하고 찬양하며 그분에 대한 믿음을 고백합니다. 화답송은 하느님 말씀에 대한 응답이지만, 복음 환호송은 앞으로 올 것에 대한 대비요 준비라 하겠습니다.

 

 

신앙은 들음에서 온다

 

말씀 전례의 정점은 복음 봉독입니다. 미사를 비롯한 모든 전례에서는 복음에 특별한 영예를 나타내는 표시로 큰 경의를 보이라고 가르칩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60항 참조). 복음 봉독 전에 사제가 복음서에 십자표시를 하는 것이나 신자들이 이마와 입과 가슴에 십자를 긋는 것도 이 가르침에 따른 것입니다. 신자들의 십자표시는 복음 말씀을 잘 깨닫고, 깨달은 바를 전파하며, 가슴 속 깊이 간직하여 생활 속에서 실천하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전례헌장」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찌우는데 반드시 필요한 강론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강론은 전례 자체의 한 부분으로서 크게 권장된다. 더더군다나 주일과 의무축일에 백성과 함께 거행하는 미사에서는 중대한 이유 없이 강론이 생략되어서는 안 된다”(52항).

 

이러한 말씀 전례는 유다인들이 ‘시나고가’라고 하는 회당에서 율법과 예언서를 읽고 듣는 데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회당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시며 가르치셨습니다.

 

신앙은 무엇보다도 들음에서 옵니다(로마 10,17 참조). 우리는 어떻습니까?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려는 자세보다는 자신의 말을 들어주십사 더 조르지는 않는지요?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강조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루카 11,28).

 

* 김진복 필립보 - 「경향잡지」 편집장.

 

[경향잡지, 2016년 4월호, 김진복 필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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