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교육ㅣ심리ㅣ상담

[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주일미사에 참례 안 하면 큰 죄인가요?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10-01 ㅣ No.964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주일미사에 참례 안 하면 큰 죄인가요?

 

 

질문

 

주일미사에 한두 번 빠지는 것이 그렇게 큰 죄인가요? 평소에 열심히 기도하고 교회의 가르침대로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미사 한 번 빠지는 것이 반드시 고해성사를 봐야 할 정도로 대죄는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일까요?

 

 

답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사물을 바라볼 때 긍정적인 측면에서 볼 수도 있고 부정적인 측면에서 볼 수도 있습니다.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컵에 물이 반 정도 남아 있을 때, ‘물이 반밖에 없네’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반이나 남았네’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미사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두 번 빠지는 것이 뭐가 그리 잘못된 것인가라고 물으신다면, 사물을 보는 관점이 부정적으로 치우쳐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완벽하게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려 한다면 세심증이라는 병에 걸릴 수도 있고, 완벽주의 경향이 강해져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대충대충 한다면 사회적인 규범에 대해서 별로 중요하다고 느끼지 않고 자기의 책임을 덜 중요시하는 경향이 늘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듭니다.

 

잘 아시다시피 교회법에서는 신자들이 주일과 그 밖의 의무 축일 미사에 참례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1247조) 그리고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는 주일의 성찬례는 모든 그리스도교적 실천의 기초가 되기에 신자들은 중대한 이유(예를 들어, 병이 들었거나 유아를 보살펴야 하는 경우)로 면제되거나 본당 신부에게서 관면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규정된 날에 성찬례에 참례할 의무가 있다고 전합니다.(2181항)

 

또한, 신자들은 신앙과 사랑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 있으며, 성찬례는 거룩함과 구원에 대한 자신들의 희망을 증언하고 성령의 도움으로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회법 988조에서는 신자들에게 가벼운 죄도 고백하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교회법이나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내용을 거론하다 보니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법이나 규칙은 딱딱한 표현을 즐겨 쓰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말을 잘 풀어서 이해하자면, 주일은 주님의 부활을 기억하며 우리를 구원하셨음에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날이기에 기쁨의 날이지 마지못해 참석해야 하는 그런 날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우울한 사람들은 평소에 좋은 기분을 잘 못 느낍니다. 에너지도 별로 없고, 생활이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교회 생활도 기쁨이 빠지면 의무만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거기에다 내가 이만큼 했으니 다른 것은 안 해도 되겠지 하는 생각이 쉽게 들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으니 미사 한 번 참례 안 한 것은 별일 아니겠지, 혹은 한 가지의 일이 다른 일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아시다시피 미사를 참례하지 못하면 대신할 수 있는 기도나 선행 등에 대해서 교회에서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쁨으로 이런 신앙 행위를 하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고해성사를 받기가 참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집전하는 사제도 그렇고 성사를 받으려고 하는 분들도 서로 시간을 맞추기 힘들고, 또 성사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자신의 어려움을 토로할 수 없기에 성사 자체를 꺼리는 것도 시대의 흐름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서두에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고 권유를 드렸습니다. 가톨릭 신자의 좋은 점이라고 하면 고해성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자기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말로 소리내어 고해하고 그 이야기를 자신의 귀로 들으면 자신의 모습을 더 잘 알게 됩니다. 긍정적으로 새롭게 그리고 기쁘게 나아갈 방향을 인도해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그런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어떠신가요?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시면 얼굴에 미소가 머물지 않을까요?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E-mail] sangdam@ catimes.kr

 

[가톨릭신문, 2019년 9월 29일, 이찬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 · 다솜터심리상담소장)]



1,47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