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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도와주고 마음을 쓰며 기도하라(이케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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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3-09 ㅣ No.509

[레지오와 마음읽기] 도와주고 마음을 쓰며 기도하라(이케아 효과)

 

 

만약 내가 정성들여 접어 만든 종이개구리와 전문가가 만든 종이개구리가 함께 경매에 나왔다면 나는 어떤 종이개구리를 사겠는가? 물론 전문가가 만든 종이개구리가 훨씬 잘 접어진 것이고 나의 것은 보기에도 좀 어눌하다. 선택은 각자에게 달렸지만 실험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만든 종이개구리를 사기를 원했고, 심지어 웃돈을 주고라도 자신의 것을 사고자했다.

 

이는 미국 하버드 대학의 행동심리학자 마이클 노턴(Michel Norton)과 댄 애리얼리(Dan Ariely)교수가 2011년에 실시한 레고 모형과 종이개구리 접기 실험에서 밝혀진 것이다. 실험 결과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만들거나 조립한 것을 선호할 뿐 아니라, 그 가치를 전문가가 만든 것보다 평균 60% 이상 높게 부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손때가 묻은 물건일수록 비합리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후한 점수를 주며 강한 애착을 보였다는 것인데 이를 ‘이케아(IKEA) 효과’라고 한다.

 

‘이케아’는 스웨덴의 가구 제조업 브랜드로, 좋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손수 조립하는 가구로 유명하다.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니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완성된 물건은 조립 과정을 통해 담긴 노력과 정성이 중요해지면서 남다른 애정이 생기게 된다. 게다가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삶의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작품들은 더욱 의미가 있다. 요즘은 이런 심리를 이용하여 커플들을 위한 ‘반지 만들기 카페’나 싱글 남녀들을 위한 ‘가죽공예’나 ‘레진공예’, 혹은 신혼부부를 위한 ‘DIY가구’ 등의 공방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 공방이 다양하게 생기는 것을 보면, 이케아 효과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는 대개 우리는 타인의 결과물에 대해선 성과나 외양만을 보게 되지만, 자신의 것은 거기에 들어간 노력까지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자신의 결과물에 대해서는 객관적 평가 이상으로 대접받기를 원하게 되고, 그러지 못할 때 억울한 감정마저 들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소 편파적인 이런 심리가 판단을 흐리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손때가 묻은 물건일수록 강한 애착 보여

 

S자매는 오년 만에 Pr.을 두 번이나 분단한 유능한 단장으로 지금도 처음으로 활동결과를 낸 대상자를 잊지 못한다고 한다. 이야기인 즉 그녀가 입단하여 본당협조만을 주로 하고 이렇다 할 활동대상자가 없었을 때 한 단원이 이사 가면서 입교권면하던 아기엄마를 소개해 주었다. 물론 전에도 그 단원이 아기엄마에 대해 활동보고를 했지만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자신이 맡으면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게다가 첫 활동대상자라 잘하고 싶어 늘 고민하며 그녀를 만났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아기엄마에 대해 각별한 감정이 생기는 것을 느꼈고 그 결과 아기엄마는 영세를 하게 되었다.

 

그녀는 말한다. “아기엄마가 영세를 한 이후로 다른 단원들의 활동보고가 가볍게 들리지 않더라고요. 모두 다 내 활동대상자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단장이 된 지금, 활동보고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단원들에게 대상자와 활동내용에 대한 설명을 어느 정도 자세하게 보고하게 합니다. 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단원들이 다른 단원들의 활동 대상자들까지 관심을 갖고 알게 되면 저절로 레지오 활동에 애정을 느끼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교본에는 “회합에서 발표하는 활동보고 하나하나는 그 활동을 맡았던 단원 한 사람이나 두 사람만의 관심사가 아니라, 모든 단원들이 함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189쪽)와 “활동은 쁘레시디움이 주관한다”(431쪽)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 활동은 개인뿐 아니라 Pr. 차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활동)보고는 각 단원의 활동을 쁘레시디움에 연결시키는 기능을 한다”(171쪽)고 하니 활동보고 시간과 보고방법은 중요하다.

 

활동보고는 “각 단원이 어떠한 활동을 했는가가 분명하게 나타나야 한다. 마치 영화의 장면처럼 생생하게 표현하여, 보고를 듣는 다른 단원들이 마음속으로 그 활동에 참여하고 판단하며 논평하고 배우도록 해야 한다.”(교본171쪽)는 방법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 시간을 통하여 단원들이 모든 활동대상자들을 자신의 대상자로 여기게 되어 애정을 갖게 되어 활동의 원동력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단원의 숙련 정도에 따라 활동이 달리 배당되어야

 

한편 이케아 효과를 이야기한 노턴 교수는 “과업은 충분히 어려워야하지만 지나치게 어려워서 고객들이 과업을 완수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이는 조립에 실패하면 이케아 효과는 사라져 다시는 조립제품을 사지 않으려는 경향을 말한 것으로, 레지오에도 해당될 수 있다. 즉 “배당받은 활동이 너무 쉬우면 곧 지루해질 것이고, 흥미를 끌 만한 일은 대개 어려워서 좌절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성공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에, 단원들은 용기를 잃을 수도 있다.”(교본289쪽)는 것으로, 단원의 숙련 정도에 따라 활동의 종류가 달리 배당되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한다.

 

자칫 하나의 활동 실패가 레지오 자체에 대한 회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실이 맺어지지 않을 때도 있으니, 그때는 “레지오가 단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재력이나 개인적인 영향력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믿음, 눈에 띄는 행동이 아니라 느슨해지지 않으려는 노력, 재능이 아니라 시들지 않는 사랑, 거대한 힘이 아니라 한결같은 규율이다.”(교본 34쪽)를 명심하고 “달릴 곳을 다 달려야 한다”(교본 32쪽)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

 

(어린 왕자는 많은 장미들을 보고 말하였다.)

“너희들은 물론 예쁘지만 텅 비어있어. 아무도 너희를 위해 죽어주지는 않을 테니까. 물론 내 꽃도 지나가는 사람이 본다면 너희들과 똑같다고 생각하겠지. 그렇지만 그(내) 꽃은 너희들 전부 보다도 더 소중해. 내가 그 꽃에 물을 뿌려주었기 때문이야. 또 내가 유리덮개를 씌워 주었기 때문이야. 내가 바람막이로 보호해 주었기 때문이야. 나비를 위해 두세 마리 남겨 놓고는 그 꽃의 벌레는 내가 다 잡아 주었기 때문이야. 그 꽃이 불평을 하거나 자랑을 늘어놓는 것을, 또 때로 말없이 침묵을 지키는 것을 내가 귀 기울여 들어주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 꽃은 내 꽃이기 때문이야”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중에서>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해 도와주고 마음을 쓰며 기도하라’고 하신 바오로 성인의 권고를 기억하라.(교본 292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3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한국독서치료협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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