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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세계의 성모 성당: 샤르트르 대성당(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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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1-06 ㅣ No.316

[세계의 성모 성당] 샤르트르 대성당

 

 

2017년은 성모님께서 파티마에 발현하신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따라서 1년에 걸쳐 성모님께 봉헌된 세계 여러 나라의 아름다운 성당들을 소개 하고자 한다.

 

샤르트르 대성당(프랑스어 : Cathedrale Notre-Dame de Chartres)은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 85km 지점 보주지방의 중심 도시 샤르트르에 있으며, 프랑스 고딕 예술의 절정을 보여 주는 대성당이다.

 

이 대성당에는 서기 876년 샤를마뉴(Charlemagne) 대제가 십자군 원정 때 예루살렘에서 콘스탄틴 6세로부터 선물 받은, 그리스도를 낳을 때 성모 마리아가 입었다는 옷 조각을 그의 손자인 신성 로마제국의 샤를 2세가 교회에 기증하며 이를 보관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성모의 성 유물로 인해 샤르트르 대성당은 11~12세기 프랑스에서 절정을 이룬 성모 성지의 중심이 되었고, 이 성 유물을 참배하려고 샤르트르를 찾는 순례 행렬이 800년 이상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대성당은 3차례나 화재를 입고 다시 짓기를 반복한 험난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858년, 1020년, 그리고 파사드가 불탄 1134년 이후 1145년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재건되었으나 1194년 큰 불이 나서 주교관과 함께 대성당의 대부분이 파손된 이후 다시 지어져서 1260년 10월24일 성왕(聖王) 루이 9세가 배석한 가운데 대성당 헌당식을 치렀다. 이때 더할 나위 없이 장엄하고 화려하게 재건되어 오늘날의 외관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의 건물은 원래의 건물 구조를 최대한 존중하며 재건하였는데, 프랑스 고딕 건축의 대표적인 것으로 꼽히고 있으며, 후일 이 건물을 본받아 랭스 대성당과 아미앵 대성당 등이 만들어졌다.

 

1194년 대화재 때 사람들은 성모 마리아의 유품이 잿더미가 되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성직자들이 재빨리 대성당 지하 경당으로 옮겨놓아 화를 면했다. 지하 경당의 철문이 화재를 막아 준 것이다. 이 성유물을 넣어둔 상자는 몇 세기 동안이나 봉인된 상태로 있다가 프랑스 혁명 때 처음으로 개봉되었다. 그 속에서 커다란 천조각이 나왔는데, 현재는 그 일부만 남아 있다.

 

 

성모님이 그리스도를 낳을 때 입었다는 옷 조각 보관

 

1194년의 화재로 소실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 잔해에서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것은 서쪽 ‘왕의 문’이라고 불리는 입구 정면과 지하 성당 뿐이다. 3개의 문이 달린 이 ‘왕의 문’ 주위에는 정교한 인물 조각이 새겨져 있는데 1150년경에 완공한 것으로, 프랑스 고딕 건축의 여명기에 작품의 예를 보여 주는 귀중한 유산이다. 가운데 문 위에는 4명의 복음서 저자를 상징하는 천사, 날개 달린 소, 날개 달린 사자, 독수리에 둘러싸인 ‘영광의 그리스도’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3개의 문마다 각각 양 옆을 장식하는 인물상 원주에 19점의 국왕상과 그 밖의 여러 인물들이 새겨져 있어 고딕 조각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성당 건물의 전체 길이는 약 130m, 건물 내 중앙부의 너비는 16.4m, 높이 36.5m로 프랑스 제일의 규모이며, 솟아오르는 수직선을 강조한 높은 첨탑과 수직의 상승감을 주는 외벽은 고딕성당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옛 탑’(높이 106m)과 ‘새 탑’(높이 115m)이라 불리는 2기의 서로 다른 양식의 첨탑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도 이 성당만의 특징이다.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의 두 첨탑은 각기 건설된 시기가 다르다.

 

이 샤르트르 대성당을 지은 건축가는 누구인지 전해지지 않지만 그 건축가는 당시 고딕 건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던 공법을 대담하게 혁신하여, 새로 개발한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여러 개의 크고 넓은 창문을 만들 수 있었다. 높이가 30m가 넘는 기둥 위에 얹어진 천정의 내리누르는 무게를 기둥으로 분산시키는 교차 궁륭(vault)을 연구하고, 또 위에서 누르는 무게로 인해 밖으로 벌어지려는 기둥을 그 외부에 설치한 버트레스라는 버팀벽이 밖에서 안으로 밀어주게 함으로써, 성당 벽에 창을 낼 공간이 넓어지게 되었다.

 

 

아름다운 성모님을 스테인드글라스로 표현한 ‘장미창’

 

그로인해 이 대성당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무엇보다도 각 세면의 입구 위를 장식하는 거대한 장미창을 비롯하여, 총 2000㎡가 넘는 176개 창의 스테인드글라스이다. 서쪽의 장미창은 13세기의 것으로 지름 13.5m ‘최후의 심판’이 그려져 있으며, 그 아래에는 12세기 작품인 3개의 창이 있는데, ‘그리스도의 생애’를 중심으로 양 옆에 그리스도의 계보인 ‘이새의 나무’와 ‘그리스도의 수난’ 이야기가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남쪽의 장미창에는 ‘영광의 그리스도’를, 북쪽 장미창에는 ‘성모’를 주제로 하였다.

 

이들 장미의 창은 프랑스 전역에 있는 장미의 창들 중 대표적인 작품으로 그 세련된 아름다움 때문에 ‘프랑스의 장미창’으로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빨강, 파랑, 보라를 기조로 한 다양한 색상의 아름다운 빛이 성당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성당 내부를 신비롭게 만들며 거룩한 기도의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샤르트르 대성당은 성모 마리아께 봉헌된 성당답게 스테인드글라스 곳곳에서 성모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아름다운 성모 유리창’이라 불리는 창을 보면, 고딕 양식의 특징인 뾰족한 아치가 있고, 그 위쪽에는 예루살렘 성전이, 그 아래에는 새하얀 비둘기 형상의 성령이 성모님 위로 내려오시고 있다. 중앙에는 붉은 배경에 옥좌에 앉아있는 성모자를 묘사했는데, 그 양옆 푸른 공간에는 손에 향로와 촛대를 든 천사들이 중앙의 성모자를 향해 무릎을 꿇고 분향하며 경배하고 있다.

 

천상의 왕관을 쓰고 옥좌에 앉아있는 성모님의 후광과 옷은 푸른 하늘빛으로 눈부시고 화려하게 빛난다. 정면을 응시하며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마리아에게서는 교회의 어머니로서의 자비로움과 기품이, 그리고 예수님은 권위적인 자태와 확신에 찬 모습으로 왼손에는 두루마리를 펼치고, 오른손으로는 축복을 주시고 있다. 바로 이 창에 사용된 푸른 빛이 ‘샤르트르 블루’라고 불리며 특히 유명하다.

 

이 스테인드글라스들은 19~20세기에 여러 차례 복구 작업을 했는데, 특히 2차 세계대전 후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했다. 심하게 훼손된 창틀과 납선을 교체하고, 낡아서 빛이 스며들지 않는 유리들을 세척하고, 교체해 원래의 선명한 색상으로 회복시켰다.

 

샤르트르 대성당은 1979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1월호, 장긍선 예로니모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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