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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해설: 제6장 몇 가지 사목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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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10-08 ㅣ No.796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해설] (22) 제6장 몇 가지 사목적 전망 ① (199~211항)


가정의 복잡한 문제, 어디에 도움 청할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장에서 안정되고 풍요로운 가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사목적 전망을 다룬다. 약혼자들의 혼인 준비를 비롯해 결혼 생활의 초기의 상황, 혼인생활과 가정의 여러 위기 문제 그리고 배우자와의 사별 문제까지 일별하면서 사목적 방안을 제시한다(199~258항). 교황은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실천적이고 효과적인 방안 마련은 각 지역의 문제와 필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일반적 측면에서 몇 가지 사목 방안을 언급한다.

 

 

오늘날 가정의 복음을 선포하기(200~204항)

 

가정은 복음화의 대상만이 아니라 또한 주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신자 가정은 가정 복음화 사도직의 첫째가는 일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자 가정들이 삶에서 부딪치는 여러 장애를 극복하고 가정 사도직의 능동적인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교회가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정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이뤄지는 주된 자리는 “가정들의 가정”인 본당이다. 이 말은 본당 사제나 부제, 수도자, 교리교사와 그 밖의 사목 활동가들에 대한 더욱 충분한 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사목자들은 오늘날 가정들이 당면한 복잡한 문제들을 다루는 데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은 필요하다면 사제들이 가정을 꾸리는 동방 교회의 경험을 참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신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교황은 “가정이 신학교 교육 과정과 사제 생활의 일환이 돼야 한다”면서 신학교에서 보내는 시간과 가정들의 가정인 본당에서 보내는 시간을 결합하는 것이 신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한다. 이를 통해 신학생들은 가정 생활의 구체적인 현실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 사목을 보조할 수 있는 평신도 지도자들에 대한 훈련도 필요하다. 전문가들 특히 실제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은 가정들의 실제 상황과 구체적인 관심사에 바탕을 둔 사목 활동들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약혼자들의 혼인 준비(205~211항)

 

오늘날의 복잡한 사회와 여러 난제를 안고 있는 가정의 상황을 고려할 때에 곧 혼인하려는 이들을 잘 준비시키는 일에 그리스도교 공동체 전체가 크게 노력해야 한다고 교황은 강조한다. 약혼자들의 혼인 준비에 교회가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 교황은 약혼자들이 사랑으로 성장하도록 뒷받침하는 것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격려한다. 약혼자들이 참다운 그리스도교적 사랑 안에서 성장하는 것은 교회 전체를 더욱 튼실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 교회들에는 젊은이들에게 혼인 성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하면서도 혼인을 제대로 준비하는 데 합당한 최선의 방법을 제공하는 법을 식별하는 일이 요청된다.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약혼자들에게 많은 것을 주입하려 하기보다 큰 용기와 관대함으로 평생을 함께 살도록 도와줄 수 있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교황은 이와 함께 혼인 준비가 혼인한 당사자들의 가정에서부터 이뤄져야 함을 강조한다. 가정에서 특히 부모들의 좋은 표양은 자녀들이 혼인을 잘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은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혼인 직전에 교육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가정에서 배우는 것이다. 따라서 결혼한 부부가 사랑으로 또 가정의 복음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사목적 활동은 자녀들이 미래의 혼인 생활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교황은 강조한다. 

 

사랑에 빠져 눈에 콩깍지가 씌면 상대의 결점은 보이지 않는다. 또 자신의 결점은 숨기려 하고 장점은 드러내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가서야 문제점들이 드러난다. 이 때문에 교황은 결혼을 통해 무엇을 기대하는지, 사랑과 헌신을 통해 무엇을 이해하는지,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두 사람이 함께 닦아 나갈 삶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도록 젊은이들에게 강하게 권고해야 한다고 밝힌다. 서로 원하기 때문에 결혼한다는 단순한 생각은 위험스럽기 짝이 없다. 서로 진실하게 헌신하려는 더 깊은 이유를 식별하기 전에는 결혼을 권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결점을 알았을 때에는 그 결점을 상쇄할 수 있는 장점들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결혼에 앞서 서로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들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슬프게도 많은 이들이 실제로는 서로 알지 못하면서 결혼하고 있다고 교황은 안타까워한다.

 

또 한 가지, 결혼식을 끝이 아니라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평생을 함께하는 결혼 생활의 시작으로 여겨야 한다. 따라서 약혼한 이들과 결혼한 이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는 사랑을 키우는 데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감으로써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과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데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 [평화신문, 2016년 10월 9일, 이창훈 기자]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해설] (23) 제6장 몇 가지 사목적 전망 ② (212~222항)


상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인내와 이해로 혼인의 길 걸어야

 

 

혼인 거행의 준비(212~216항)

 

평생의 반려자가 될 배우자를 식별하고 선택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 과정을 거쳐 두 사람이 혼인하기로 결정하면 직접적인 혼인 준비를 한다. 그런데 초청장은 누구까지 보내며 예복은 무엇을 입고 손님 접대는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신경을 쓰다 보면, 예산이 바닥날 뿐 아니라 기력도 빼앗기고 기쁨도 달아나기 십상이다. 혼인이 새 출발을 위한 힘찬 첫발이 아니라 지치고 힘든 행사가 돼 버린다. 거창한 결혼식으로 진이 빠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돈이 없어 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동거로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이들도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현상들을 직시하면서 예비 신랑 신부들에게 “다르게 할 용기를 가져라”, “소비사회와 겉치레에 함몰되지 말도록 하라”고 당부한다. 중요한 것은 “은총으로 굳세어지고 거룩하게 되는, 함께하는 사랑”이라는 것이다. “다른 모든 것보다 사랑을 우선에 두는 조촐한 예식을 치를 수 있다”고 교황은 격려한다. 그리고 사목자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이를 우선적인 규범으로 삼도록 도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212항).

 

요즘에는 혼인 당사자가 모두 신자인데도 성당에서는 간단하게 혼인성사만 하고 일반 예식장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따로 치르는 사례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교우들의 혼인에서 혼인성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양가와 친척 친지들뿐 아니라 하느님 백성 공동체 앞에서 하는 두 사람의 혼인 서약은 신랑인 그리스도와 신부인 교회의 결합을 상징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두 사람의 혼인 서약이 단순히 현재의 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생 지속되는 서약임을 강조한다. 나아가 혼인의 성, 육체의 언어 그리고 혼인 생활에서 드러나는 사랑의 표시들은 혼인 서약이 중단없이 이어지는 “전례적 언어”라며 “혼인 생활은 어떤 의미에서 전례적이 된다”고 밝힌다(215항). 사실 혼인생활 자체가 서로 하느님의 모습을 보고 보여주는 거룩한 생활이 돼야 한다.

 

교황은 그래서 혼인 당사자들에게 혼인 예식의 각 부분이 지니는 의미를 숙고하기를 당부하면서 아울러 혼인식장에 오기 전에 두 사람은 먼저 서로 상대방을 위해 함께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황은 친절하게 기도 지향까지 알려 준다. △ 끝까지 서로에게 성실하고 너그러울 수 있도록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고 △ 주님께서 그들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주님께 함께 청하고 △ 성모상 앞에서 그들의 사랑을 봉헌하는 것이다. 교황은 또 혼인 당사자들이 이런 기도 순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주라고 당부한다.

 

 

혼인 생활 초기에 함께하기(217~222항)

 

사랑이 육체적 매력이나 어렴풋한 애정에 불과할 때는 그 애정이 식거나 매력이 없어지면 서로 상처를 받기 쉽다. 서로를 깊이 알지 못하는 이런 상태에서 혼인했을 경우에는 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과정이 서로에게 요구된다고 교황은 밝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혼인성사가 끝이 아니라 부부의 시선을 미래로 향하게 하는 시작임을 거듭 강조한다. 그들은 미래를 내다보면서 하느님 은총의 도움으로 날마다 쌓아나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부부는 상대방에 대해 완벽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내와 이해와 관용과 너그러움으로 함께 해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부 사이에는 사랑 대신 끊임없는 의심과 비판이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교황은 또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라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혼인 초기에 부부가 사랑 체험에 감흥이 없으면 미래의 희망을 향한 추진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교황은 희망을 “혼인 초기의 다툼과 불화와 문제를 넘어서서 더 넓은 관점에서 보도록 해주는 누룩”(166항)이라고 말한다. 희망은 여러 불확실함과 우려를 잠재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희망은 또한 현재에 충실하게 해준다. “견고한 미래를 준비하는 최상의 길은 현재에 잘 사는 것”(219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너그러움과 희생을 요구하는 다양한 단계를 거친다. 그 과정에서 부부는 서로 대화하고 양보하면서 합의점을 찾아내고 그러는 가운데 두 사람 모두 승자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원만하게 살아온 노(老) 부부에게서 우리는 이를 곧잘 확인할 수 있다.

 

교황은 또 “혼인 생활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기대도 혼인이 깨지는 원인이 된다”면서 그러나 이를 결별이 아니라 “성숙의 길”로 삼으라고 권고한다(221항). 사랑하는 두 사람에게 가장 큰 과제는 성숙하도록 서로 도와주는 일이다. “사랑은 장인(匠人)의 인내, 하느님에게서 오는 인내로써 서로 기다리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혼부부에게 생명의 전달에 너그러워지도록 격려하는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면서 “자녀는 하느님에게서 오는 놀라운 선물이며, 부모와 교회에 기쁨이라는 사실을 더욱 강조해야 하다”고 당부한다(222항). [평화신문, 2016년 10월 23일, 이창훈 기자]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해설] (24) 제6장 몇 가지 사목적 전망 ③ (223~238항)

 

화해와 용서로 상처받은 부부 관계 회복해야

 

 

몇 가지 자원(223~230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혼인 초기는 혼인의 과업과 의미를 더 깊이 깨닫는 중요하고 조심스러운 시기”라는 시노드 교부들의 지적에 공감하면서 신혼부부가 이 시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몇 가지를 제시한다. 

 

부부가 함께하고 대화하며 서로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관계를 다질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해줘야 한다. 단지 양적 시간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함께하는 시간의 질적인 측면도 필요하다. 실상 한집에 있으면서도 함께하지 않을 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교황은 사목자들과 (M.E. 같은) 부부 모임이 혼인 초기의 부부들을 도와주기를 당부하면서 △ 부부가 편하게 보내는 시간 마련 △ 자녀들과 함께하는 휴식 △ (결혼기념일, 축일이나 생일 같은) 행사를 다양하게 기념하는 방법 △ 영적 성장을 위한 나눔의 기회 등과 관련해 현실적인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다. 

 

교황은 신혼부부들에게 친밀감과 안정감을 주는 그들만의 습관을 가꾸라고 격려한다. 아침의 입맞춤, 저녁의 축복, 퇴근 때에 문 앞에서 맞아주기, 함께 외출하기, 기념일 등을 가족 잔치로 함께 즐기기 등이다. 

 

교황은 또 가정이 신앙에서 성장하도록 격려하라고 사목자들에게 당부한다. 주중에 가족이 기도하는 자리를 마련토록 하고, 가정 방문 때는 가족을 전부 불러 모아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가정을 주님 손길에 맡기는 것도 그 일환이다. 부부가 각자 개인적으로 하느님 앞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부부 가운데 한쪽이 비신자일 경우, 신자 배우자는 “신자가 아닌 배우자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며 아픔을 달래고 삶을 함께하는 것이 참다운 성화의 길”(228항)이라고 교황은 강조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본당, 교회 운동, 학교, 그밖의 교회 기관들도 피정, 전문가 강연, 상담, 연수, 가족 모임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정을 지원하고 가정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결혼 후 냉담자가 된 이들에게는 그들이 다시 교회에 나올 기회를 십분 활용하라고 말한다. 자녀의 세례와 첫영성체, 친구나 친지의 혼인이나 장례가 그런 경우다. 성모상을 모시고 가정 순회 기도회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교황의 다음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오늘날 가정에 대한 사목적 배려는 기본적으로 선교적이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소수만 참석하는 프로그램들을 양산하는 공장처럼 돼서는 안 됩니다”(230항).

 

 

위기의 도전(232~238항)

 

가정생활에는 온갖 종류의 위기가 있다. 하지만 이 위기들은 또한 “가정생활의 극적인 아름다움의 일환이기도 하다”(232항)고 교황은 말한다. 중요한 것은 위기를 행복이 빠져나가는 적신호로 볼 것이 아니라 행복을 증진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경험 많고 단련된 부부들은 혼인 초기의 부부들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 흔들리거나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부한다. 

 

또 위기의 문제에 직면했을 때, 문제를 회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교황은 강조한다. 위기에 맞서지 않으면 대화가 사라지고 부부는 서로 낯선 사람이 되고 만다. 따라서 위기는 함께 마주해야 한다. 물론 쉽지 않다. 그러나 소통하는 법을 배우지 않고 위기에 봉착하면 소통이 더 힘들어지고 극복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마음으로 대화하며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소통은 평온한 때에 배워서 힘든 때에 실천해야 하는 하나의 기술이다”(234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격의 차이, 자녀 출산과 양육, 양가 부모와의 관계, 피로감과 우울, 경제적 어려움, 직장 문제, 사회적 정서적 문제, 영적인 문제, 성취감의 상실, 다른 남자나 여자에 대해 끌리는 감정 등 결혼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위기 상황들을 언급하면서 이 상황들을 부부 사랑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계기로 삼으라고 당부한다. 

 

부부가 서로 감정에 상처를 입었을 경우에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용서와 화해다. 이와 관련 교황은 이렇게 제시한다. “진심으로 상대방을 용서하고자 결심하면서 배우자가 잘못하도록 하는 상황을 자신이 조성하지는 않았는지 고요히 그리고 겸허하게 물어야 합니다”(236항). 이렇게 할 때, 때로는 부부가 서로 질책함으로써 가정이 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교황은 어떤 경우라도 화해가 가능하다며 “혼인 관계가 파탄 난 이들을 돌보는 사목이 오늘날 시급히 필요하다”는 시노드 교부들의 견해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평화신문, 2016년 10월 30일, 이창훈 기자]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해설] (25) 제6장 몇 가지 사목적 전망 ④ (239~258항)

 

어린아이 같은 자기 중심적 배우자, 어쩌나?

 

 

오래된 상처(239~240항)

 

여기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부들이 어릴 때 받은 상처로 혼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들을 지적한다. 그럴 경우 어린아이와 같은 자기중심적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배우자는 그런 사람의 기분에 맞춰줘야 하는 어려움이 생긴다. 그뿐 아니다. 어린 시절 가정에서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가족 관계에서 나쁜 기억만 있는 이들은 지난날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할 경우 혼인한 후에도 가족 관계로 말미암아 혼인 생활을 망치기 쉽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먼저 각자 자신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240항)고 강조한다. 여기에는 △ 치유의 필요성 깨닫기 △ 용서하고 용서받기 위한 은총을 얻도록 끈기있게 기도하기 △ 도움을 기꺼이 받아들이기 △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려는 결심 등이 포함된다.

 

 

파경과 이혼 이후의 동행(241~246항)

 

한번 맺은 부부의 인연은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교회의 가르침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교황은 별거가 불가피할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 필요할 때도 있다고 본다. 학대와 폭력 등이 심각할 경우가 그러하다. 하지만 별거는 다른 모든 시도가 효과를 내지 못했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만 고려해야 한다(241항). 

 

교황은 이런 이들에게 사목적 배려를 하는 식별을 강조한다. 특히 부당하게 버림받았거나 별거나 이혼 상태에 있는 이들이 겪는 고통을 이해해야 하며, 불의를 겪은 이들이 스스로는 용서하기 쉽지 않지만 은총의 힘으로 용서할 수 있도록 교구에 화해와 중재를 위한 특별 상담소를 설치하는 사목적 배려도 필요하다. 나아가 이혼하고 재혼한 이들도 그들이 교회에 속해 있음을 느끼도록 해줘야 한다. 교황은 “그들이 파문당한 것이 아니다”면서 그들이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언행을 삼가고 공동체 생활에 참여하도록 격려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황은 또 혼인 무효 소송의 간소화를 위한 조치를 취했음을 밝히면서 그 구체적인 적용을 위해 지역 교회의 재판관인 교구장들이 책임감을 갖고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한다. 

 

별거 또는 이혼 가정의 자녀들과 관련, 교황은 우선 그 부모들에게 “자녀를 볼모로 잡지 말라”고 호소한다. 부모는 별거 중일지라도 자녀들은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해 좋은 말을 들으며 자라야 한다. 교회는 이혼 부부들에 대해 그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홀로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고 교황은 강조한다.

 

 

일부 복잡한 상황들(247~252항)

 

여기서 교황은 가톨릭 신자와 타 그리스도교 신자의 혼인, 가톨릭 신자와 비그리스도교 신자의 혼인, 그리고 동성애 가정과 한 부모 가정 등에 대해 언급한다. 가톨릭 신자와 타 그리스도교 신자의 혼인은 혼인 그 자체의 내적 가치를 지닐 뿐 아니라 일치 운동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혼인성사 때에 타 그리스도교 신자에게 성체를 모시게 하는 일은 관련 규정에 따라야 한다. 

 

비그리스도교 신자와의 혼인은 종교간 대화의 자리도 되지만 자녀 신앙 교육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교황은 이런 타종교 혼인 가정이 증가하고 있음을 주목하면서 “이는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배경에 따라서 차별화된 사목을 제공하는 것이 시급히 필요함을 보여준다”(248항)고 밝힌다. 

 

사회법적으로 혼인한 사람이 이혼하고 재혼해서 세례를 받으려 할 때에도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곧 혼인 장애(조당)의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교황은 “이 경우에 주교는 그 부부의 영적 안녕에 적절한 사목적 식별을 해야 한다”(249항)고 주문한다. 

 

교황은 동성애 성향을 보이는 이들에 대한 인격적 존중과 차별 금지를 강조하지만 동성애자들의 결합은 혼인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이와 함께 외부모(한부모) 가정에 대해 “이유가 무엇이든지, 외부모는 그리스도 공동체의 다른 가정과 본당의 사목 단체의 도움과 위로를 받아야 한다”(252항)고 강조한다.

 

 

죽음의 가시가 박힐 때에(253~258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기서 사별 가족의 아픔과 그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를 언급한다. 사별해 혼자 사는 이들, 친지가 없는 이들에 대해 특히 그들이 가난할 경우 교회 공동체는 특별한 관심과 배려로 보살펴야 한다. 

 

교황은 이와 함께 죽음이 끝이 아니요, 새 삶으로 옮아가는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고통 속에 슬퍼만 하기보다 부활에 대한 희망으로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평화신문, 2016년 11월 6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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