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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80: 한국에서의 WYD(세계청소년대회)를 위한 제안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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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2-07 ㅣ No.278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80) 한국에서의 WYD(세계청소년대회)를 위한 제안 (16)


WYD 본대회를 위한 준비 (4)



한국에서 WYD를 개최하게 된다면, 지난 해 AYD(아시아청소년대회)를 통해 체험했던 것처럼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중심으로 수많은 주교님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모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가톨릭교회 신자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강력한 가톨릭 신앙의 아이콘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 분이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젊은이들을 직접 만나며 신앙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야말로 WYD가 전 세계에 전하는 진정한 메시지일 것이며 더 많은 사람들을 주님께로 초대하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개최되는 WYD라면, 자비와 포용을 강조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는 더욱 힘있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갈라진 사람들 간의 화해,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 가난한 사람들을 감싸 안는 사랑! 언제나 시대의 징표를 읽고 교회 여정으로서 자리매김해왔던 WYD의 역사를 되새겨볼 때, 한국의 시대적 상황 앞에 하느님의 자비를 선포하는 WYD는 ‘표징(sign)이자 성사(sacrament)로서의 교회’를 세상에 증거하는 기회로 새겨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WYD 본대회는 더더욱 세속적 흥미 요소는 지양하고, 복음적이고 성사적인 콘텐츠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 콘텐츠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표현 방법론이나 담당자·장소 선정 등의 행정 절차에 있어 정치적·세속적 다툼이 끼어들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WYD 본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모든 과정에 자비와 관용이 흘러넘칠 수 있도록 깨어있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교황님과의 만남’을 통한 회심,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WYD 본대회 핵심 준비 요소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가장 먼저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당연히 ‘전례’ 요소다. 다른 그 어떤 프로그램 준비보다도, WYD의 지향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전례를 짜임새 있게 기획하고 독서단·성가대 등의 전례 봉사자들을 훈련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WYD 전례 봉사자들은 전례를 준비하고 거행하는 것이 일반 축제 행사나 프로그램과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면서, 말씀을 잘 읽는 방법이나 노래의 기술적 표현 향상에 신경을 쓸 뿐만 아니라, 전례 준비 및 훈련 과정에서 스스로의 영성적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말씀 묵상과 기도를 병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전례 봉사자 그룹에 젊은이들이 주가 되고, 전례봉사 경험이 많은 어른들이 이들을 동반하면서 영성적으로, 또한 기술적으로도 모범이 되어준다면 WYD 본대회 전례는 ‘복잡하고 어려운 전례 행사를 치르는 일’이 아니라 ‘살아있는 전례에 함께 참여하여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는 체험’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WYD 본대회 준비를 위해 고려해야 할 두 번째 핵심 요소는 바로 ‘음악’이다. 공식 로고가 들어간 각종 홍보물과 시각적 요소들이 WYD의 기본 분위기를 세팅해줄 수는 있겠지만, 전체 분위기를 강력하게 고조시키는 데는 역시 대회장에 울려 퍼지는 주제가만 한 것이 없을 것이다. 물론 전례에 있어서도 음악적 요소가 갖고 있는 효과는 지대하다. 몇 달 전 인터넷에서 비공식적으로 진행된 WYD 주제가 순위에 따르면 1995년 마닐라 대회의 ‘Tell the World of His Love’, 2000년 로마 대회의 ‘Emmanuel’, 2008년 시드니 대회의 ‘Receive the Power’, 그리고 주제가는 아니지만 2002년 토론토 대회 때 미사곡으로 쓰였던 ‘Jesus Christ, You are my Light’ 등이 오늘날에도 계속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회 기간 동안에도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던 주제가들도 있었다. 한국에서 WYD를 준비하게 될 때 이와 같은 주제가 및 전례 음악 등의 성공·실패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본다면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 본다. WYD의 음악은 한국 고유의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국제대회인 WYD의 특성을 고려하여 전 세계의 감성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보편적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전례에 쓰일 음악은 단순히 젊은이 취향이어서는 안 되며, 전 세대를 어우르며 거룩함에로 초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에 맞갖은 음악을 준비할 수 있는 적합한 작사가와 작곡가를 찾고 과거의 사례들을 연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조재연 신부는 서울 면목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있으며,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아시아 주교회의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주교회의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
가톨릭신문, 2015년 12월 6일, 조재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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