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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성사] 가톨릭 신자의 혼인성사 과정을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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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6-02 ㅣ No.194

[가정의 달 특집 - 우리 결혼했어요] 가톨릭 신자의 혼인성사 과정을 알아볼까요?

 

 

영화에서 나오는 한 장면처럼 성당에서의 혼인 예식은 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한 번쯤은 생각해본 경건하고 웅장한 결혼식이다. 엄숙한 가운데서 신부님의 주례로 진행되는 혼인 예식은 어느 예식장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가톨릭에서의 혼인은 당사자들만의 결정이 아니라 하느님이 맺어주신 것이다. 그래서 신자들 사이의 혼인을 ‘성사’(聖事)라고 한다. 이 거룩한 혼인성사에 앞서 예비부부가 함께 준비해야할 것들이 있다. 결혼 준비를 하는 예비부부들은 결혼식을 위한 준비에 바빠 두 사람이 결합하여 한 가정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할 여유가 없다. 하지만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혼인성사를 준비하면서 한 걸음 물러서서 내면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의무적(?)으로 주어진다. 

 

가톨릭 신자에게 주어진 일곱 가지 성사 중, 혼인성사에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예비신부 미카엘라 씨의 혼인성사 준비과정을 살짝 엿보았다.

 

 

미카엘라와 라파엘의 혼인성사 준비 이야기

 

 

STEP1. 혼인할 성당 예약(성당에서 예식을 하지 않을 경우 STEP2 부터) 

 

드디어 양가 부모님께 결혼을 허락받았다. 결혼 얘기가 나오기 전, 신자가 아니었던 그가 나의 권유로 세례를 받았다. 나는 유아세례를 받았지만, 그와 함께 교리공부를 다시 하고 미사를 드리면서 우리의 믿음이 커지고 관계가 돈독해지는 것을 느꼈다. 신자인 우리 부모님은 라파엘 세례명도 추천해주셔서 대천사 예비부부가 되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예식도 성당에서 치르기로 약속했다. 예비부부에게 인기가 좋은 성당들은 1년 전부터 예약해야 한다던데? 결혼식으로 정한 날이 6개월 정도 남아 내가 다니던 본당으로 정하고 전화를 했다. 다행히 원하는 날짜에 예약할 수 있었다. 예약금은 며칠 뒤에 성당에 방문하여 납부했다.

 

미카엘라의 정리노트 

 

※ 혼인미사는 혼인 당사자 중 한명이 교적을 두고 있는 본당 신부님의 주례로 본당에서 거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외의 장소에서도 혼인 허가서를 받으면 예식이 가능하다. 

 

① 성당에 전화로 가능한 날짜 여부를 확인한다.(방문 예약만 가능한 성당도 있음) 

② 혼인미사가 많은 성당의 경우 6개월 내지 1년 전부터 예약해야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예약할 수 있다.(간혹 취소되는 예식이 있으니 성당 사무실을 통해 확인할 것) 

③ 혼인미사 주례 신부님은 혼주 측에서 모셔야 한다.(늦어도 한 달 전까지 확정하여 사무실에 통보해야함) 

④ 성당 별로 피로연 최소 인원을 정해놓는 곳도 있으니 미리 인원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⑤ 그 밖에 주차 공간, 위치 등 예비부부에 맞는 형편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성당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⑥ 예약금을 납부해야하며 성당별로 예약금 규정이 다르다. 

 

 

STEP2. 혼인면담 신청 

 

이제 신부님과의 혼인 면담을 신청해야한다. 혼인면담은 우리 본당이나 라파엘이 교적을 둔 본당의 사무실에서 일정을 예약해야 했다. 우리 본당에 날짜를 잡았기 때문에 본당에 혼인교리 다음날로 예약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다니던 성당에서 결혼을 하다니! 이제야 비로소 실감이 나고 감격스러웠다. 

 

미카엘라의 정리노트 

 

① 사전에 본인이나 혼인할 사람이 속해있는 교적지 본당 사무실에 혼인면담 예약을 한다. 

② 혼인면담 전에 반드시 혼인교리를 이수해야 한다. 

③ 늦어도 혼인미사 한 달 전에 면담을 해야 한다. 

 

 

STEP3. 서류준비 

 

혼인면담 시 예비부부 각각 세례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교적, 혼인교리 이수증 등을 제출해야한다. 잠깐. 혼인관계증명서라고? 먼저 혼인신고를 해야 하나? 본당 사무실에 여쭤보니 이전에 혼인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라고 한다.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쉽게 발급받을 수 있었다. 단,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한다. 본당마다 제출 서류가 약간씩 상이하니 면담 신청 시 알아볼 것! 

 

미카엘라의 정리노트 

 

① 세례증명서 

② 혼인관계증명서(주민센터에서 발급,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홈페이지에서도 가능, 주민등록번호 포함 전체내용 기재, 발행일이 3개월을 초과하지 않은 것) 

③ 교적사본 

④ 혼인교리 이수증(수료 후 6개월 이내의 것) 

⑤ 소속 본당 사목구 외 성당에서의 혼인 허가서(교적을 두지 않은 성당에서 혼인할 경우) 

⑥ 구비서류를 모두 제출한 후 혼인면담이 가능하다. 

 

 

STEP4. 혼인교리 수강 

 

교구에서 실시하는 혼인교리에 필히 참여해야 한다. 혼인교리는 가정을 시작하려는 예비부부에게 진정한 가정의 의미를 전달하고 혼인준비와 마음가짐을 갖추는 것을 도와준다. 사실 결혼식 날만 생각하느라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는데, 혼인교리를 듣고 나니 진정한 성가정을 이루기 위해 한걸음 다가간 느낌이 들었다. ‘결혼식’이 아닌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미카엘라의 정리노트 

 

① 혼인교리는 각 지구별 지정 성당에서 한 달에 한번 진행하며 요일과 날짜는 성당별로 상이하다. 하루 4~5시간의 일정으로 회비는 1쌍에 3만원이다. 

② 서울대교구 혼인교리 일정은 가정사목부 홈페이지(http://www.ihom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③ 가톨릭 약혼자주말(http://www.ceekorea.or.kr/)도 혼인교리로 인정해준다고 한다. 약혼자주말은 혼인을 앞둔 예비부부 혹은 혼인한 지 1년 미만의 신혼부부가 건강하고 행복한 혼인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금요일 저녁 7시부터 2박 3일간 진행된다. 혼인 전에 듣는 것이 좋지만, 우리는 촉박한 시간 때문에 결혼 후 듣기로 약속했다. 혼인한지 1년 미만의 부부들도 참가가능하다고 한다. 3개월 전부터 가톨릭 약혼자 주말 홈페이지에서 신청받으며, 인기가 많아 대부분 당일이면 신청이 마감된다고 한다. 

 

 

STEP5. 혼인면담 

 

우리는 함께 성당에 방문하여 혼인신청서와 혼인 전 당사자의 진술서를 작성했다. 본당 신부님과 혼인면담을 했다. 한명씩 신부님과 진술서 작성 후 면담을 하고 진술서의 내용대로 성경에 손을 얹고 서약했다. 온전한 자유의사에 의해서 혼인하려는 것인지, 혼인에 방해되는 요인은 없는지 등에 대해 진술했다. 면담은 늦어도 한 달 전에 완료해야한다. 성경에 손을 얹으니, 가톨릭에서의 혼인은 단순한 두 남녀의 결합이 아닌, 하느님께서 정해주신 짝과 함께 주님의 뜻을 이뤄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떴던 마음이 차분해지는 순간이었다. 

 

미카엘라의 정리노트 

 

① 예비부부가 함께 면담 예약한 시간 전에 방문하여 혼인신청서와 혼인 전 당사자의 진술서를 작성한다. 

② 한 명씩 각각 면담 후, 예비부부가 함께 신부님과 면담한다. 

 

 

STEP6. 혼인성사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혼배 날짜가 다가왔다. 다른 결혼식에 비해 다소 긴 예식이 비신자 하객에게 부담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 둘은 정말 행복하고 감사했다. 후다닥 끝나버리는 결혼식과는 달리 진심으로 하객들에게 축하받는다는 느낌도 들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 앞에서 성가정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해서 뜻깊었다. 

 

미카엘라의 정리노트 

 

① 혼인예식에 앞서 마음의 준비로 고해성사를 한다. 

② 혼인 당일에는 증인 2명(신랑측 1명, 신부측 1명), 혼인반지 등을 준비해야 한다. 

③ 성당 외의 장소에서 혼인할 경우에는 결혼식 전에 약식 혼인성사를 따로 받는다. 증인 2명(신랑측 1명, 신부측 1명)이 필요하고 혼인반지와 하느님께 드리는 예물을 준비해야한다. 

④ 한쪽만 신자일 경우에는 관면혼배 예식을 한다. 혼인 예식 전에 약식으로 진행하며 마찬가지로 증인, 혼인반지, 예물을 준비해야한다. 

⑤ 미사 전례와 함께 진행되는 혼인예식이므로 정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비신자일 경우 사전에 미리 말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느님 앞에서 부부의 연을 맺은 우리는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예쁜 아가가 생겼다. 요즘에는 남편이 세례를 받은 성당에서 태교모임을 함께 나가고 태아축복미사에서 신부님께 안수도 받았다. 

 

혼인을 위한 통상적인 준비도 중요하다. 하지만 혼인성사를 진행 하면서 내적인 준비가 우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혼인교리를 듣기 전에는 결혼식에 집중했지만 교리를 듣고, 면담을 하며 하느님이 이뤄주신 신앙 공동체를 어떻게 잘 이끌어갈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혼인 성사를 준비하는 모든 예비부부들 파이팅!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르 10,7-9).

 

단축 Url : http://newsseoul.catholic.or.kr/?i=89

 

[2015년 5월 31일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서울주보 특별판 가톨릭서울 2-3면, 전문은 인터넷 가톨릭 서울, 구여진 플로라(홍보국 언론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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