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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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교리교육: 나를 부르시는 하느님 성소(聖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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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4-08 ㅣ No.1994

[교리교육] 나를 부르시는 하느님 성소(聖召)

 

 

인간을 창조하시고 부르시는 하느님,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인간. 신앙인으로서의 삶, 하느님과의 관계를 생각할 때 처음 떠올리는 표현입니다. 예비신자 교리반의 첫 수업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다양한 이유로 성당을 찾아오셨을 텐데, 사실은 여러분이 하느님을 먼저 선택하고 찾아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창조와 부르심이 먼저 있었던 것입니다’라는 말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을 해나가면서 조금씩 깨닫게 되는 내용이지요.

 

교회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성소(聖召)’라고 말합니다. 말 그대로 ‘거룩한 부르심’이란 뜻이지요. 하느님의 부르심은 필요에 의해서 누군가를 불러내거나 관계있는 누구의 이름을 부르는 일상적인 부름이 아닌, 한 개인의 소명이자 삶 전체에 대한 의미를 지닌 것이기에 ‘성소’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좁은 의미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세 가지 성소에 따라 살아갑니다. 첫째, 성별된 삶으로 특별한 직무를 수행하는 성직자의 길. 둘째, 봉헌된 축성 생활을 하는 수도자로서의 길. 셋째, 세상을 살아가며 각자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증거하는 평신도로서의 길입니다. 흔히 ‘성소’라고 할 때에 성직자, 수도자의 길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을 받았고 그에 응답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지요. 넓은 의미에서 성소는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召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민족과 여러 지도자, 예언자들, 그리고 신약의 예수님의 제자들 등 성경 안에는 하느님과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는 장면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는 특정 민족과 인물들만이 특별한 부르심을 받았음을 알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 각자에게 부르심이 주어지며, 이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에 동참할 수 있는 자비와 사랑의 초대임을 일깨워주는 것이지요. 하느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적합한 소명을 주시고 그에 맞갖은 은총을 베풀어 주셔서 우리 모두를 귀한 도구로 쓰고자 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영광과 능력을 가지고 부르신 분을 알게 해 주심으로써, 당신이 지니신 하느님의 권능으로 우리에게 생명과 신심에 필요한 모든 것을 내려 주셨습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받은 소명과 선택이 굳건해지도록 애쓰십시오. 여러분은 우리의 주님이시며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나라에 들어갈 자격을 충분히 갖추게 될 것입니다.”(2베드 1,3.10-11)

 

여러분은 어떤 부르심을 받았는지, 그 부르심에 잘 응답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창조된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귀한 자녀이자 하느님 나라로 초대되었음에 감사와 찬미를 드려야 하겠습니다.

 

[2018년 4월 8일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서울 주보 4면,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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