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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멘토를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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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1-01 ㅣ No.793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멘토를 찾고 싶습니다

 

 

질문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공부에 전념해야 할 나이이지만 여러 가지 많은 생각들로 집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어른들은 그저 공부만 하라는데, 미래에 대한 생각이나 왜 사는가 하는 인생의 의미 등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들이 듭니다. 그래서 이런 마음들을 잘 들어주고 인도해 줄 멘토를 찾고 싶습니다.

 

 

답변

 

원래 멘토(mento)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람의 이름입니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나가면서 절친한 친구인 멘토에게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이에 멘토는 10여 년간 아버지의 친구로서, 또 상담자로서 텔레마코스가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왕이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그의 아들은 훌륭하게 성장해 있었답니다.

 

그 이후에 멘토라는 의미는 ‘상대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으로서 상대방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그가 꿈과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승, 인생의 안내자’ 등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 학창시절 교과서에 나오는 나다니엘 호손의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이 기억납니다. 그 내용을 보면, 얼굴 모양의 큰 바위가 멀리 보이는 미국의 어느 마을에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저 바위를 닮은 위대한 사람이 나타난다는 전설을 믿고 그 순간을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어니스트가 처음으로 만난 큰 바위 얼굴의 후보는 개더골드(Gather Gold : 황금을 긁어모은다는 뜻)라는 부호, 두 번째는 올드 블러드 앤 썬더 (Old Blood And Thunder : 피와 천둥의 노인이라는 뜻)라는 장군, 그리고 올드 스토니 피즈(Old Stony Phiz : 늙은 바위 얼굴)라는 정치가였습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 ‘큰 바위 얼굴’에서 보이는 자비나 사랑을 가진 분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들을 기다리는 사이에 어니스트도 어느덧 중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니스트는 네 번째 사람인 아름다운 시를 쓴 시인의 작품을 보고 시인을 한 번 만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 시인조차도 큰 바위 얼굴과 닮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무척 실망합니다.

 

그런데 시인은 마을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큰 바위 얼굴과 닮은 사람을 기다리면서 성실하게 살아온 주인공이야말로 큰 바위 얼굴을 닮았다고 외칩니다. 성실한 어니스트는 마을의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을 반드시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지내면서 점점 자신이 큰 바위 얼굴과 닮아져 갔던 것 같습니다.

 

어니스트의 멘토는 다름 아닌 ‘큰 바위 얼굴’이었습니다. 이처럼 멘토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위에 새겨진 얼굴 모습조차도 ‘멘토’가 될 수 있습니다. 혼자서도 쉬지 않고 어항을 헤엄쳐 다니는 금붕어를 보고 삶의 의미를 찾았다는 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서 만난 위인들이 멘토가 되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멘토’에게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부터 구체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알려 줄 멘토를 쉽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멘토가 여러 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배우고 싶은 것이 달라질 수도 있고 여러 가지를 알고 싶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우리는 누구보다도 훌륭한 멘토가 되어 줄 하느님이 계십니다. 하느님을 바라보고 존경하며 그분의 삶을 닮아가려고 한다면, 어느덧 중년이 되었을 때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보면서 닮아간 어니스트처럼 되지 않을까요?

 

영원한 멘토이신 하느님을 닮아가려 했으나 아직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새해를 맞이하시면 참 좋겠습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E-mail]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8년 1월 1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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