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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영혼을 여는 문 이콘: 성모님의 성전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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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1-28 ㅣ No.495

[영혼을 여는 문 '이콘'] 성모님의 성전 봉헌

 

 

- ‘성모 성전 봉헌’. 15C 비잔틴 이콘.

 

 

‘복되신 동정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성모 성전 봉헌 축일)도 성경에 나오지 않지만 교회의 전승에 따라 전해진다.

 

마리아는 세 살 때에 자기 스스로를 하느님께 바쳤고, 일곱 살 때에 그 양친이 성전에 봉헌했다고 한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 속에 태어났기에 그 지혜의 발달이 보통 사람들과 달라서 세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자발적으로 자기를 하느님께 바쳤다고 한다. 즉 세 살 된 어린 마리아는 종신 동정을 하느님께 약속했고 영혼육신을 바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기 마리아를 묘사할 때는 크기만 작게 하고 모든 것을 어른의 모습과 같이 표현한다. 이렇게 성모님께서 스스로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봉헌하셨음을 기념하는 날이기에 예전에는 이날을 성모자헌(自獻)축일이라 불렀다. 

 

요아킴과 안나는 어린 마리아를 성전의 사제에게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 그녀는 이스라엘 전통에 따라 사춘기 때까지 머물러 있게 된다. 그림 위에 건물의 지붕과 지붕 사이에 걸쳐진 빨간 커튼은 이사야의 환상에 나왔던 주님의 망토 가장자리를 나타낸다. 지금 이 장면이 성전 안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미 마리아는 일반 사람들과 다른 특별히 선택된 분이라는 것을 나타내 주고 있다. 마리아는 사제를 향해 손을 펼치며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손짓을 하고 있다. 촛불을 들고 뒤따르는 여인들은 봉헌되는 마리아가 뒤돌아보고 그 마음이 주님의 성전에서 떠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성전의 계단 위에 있는 방에서 마리아는 성찬을 예고하는 빵을 천사로부터 받고 있다. 이는 마리아가 성전에 봉헌된 뒤로 세속의 음식이 아닌 천상의 빵만 먹었다는 전승에 따른 것으로, 천상의 빵인 예수님께서 그녀의 몸 안에 오실 것처럼 그녀는 이미 성소 안에서 하느님의 은총 속에 살았음을 나타낸다.

 

543년 11월 21일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성모 마리아의 봉헌을 기념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성당을 짓고 축복한 날로, ‘복되신 동정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의 기원이 됐다. 이 축일은 7~8세기경 콘스탄티노플에도 전해졌고, 당시 콘스탄티노플의 주교였던 제르마노가 이 축일에 관해 작성한 두 편의 강론이 남아있다. 이후 9세기경 동방교회에서는 이 축일에 관한 강론이 다양하게 나왔고, 니코메디아의 그레고리오는 이 축일 전례가 교회 내에서 거행됐다고 알려준 바 있다. 또한 9세기경에 이미 남부 이탈리아의 수도원들에서, 14세기경에는 영국에서도 축일을 지냈다. 1373년 아비뇽에서는 교황에 의해 축일 전례를 거행했으며, 1472년 교황 식스토 4세에 의해 전 교회의 축일로 지내게 됐다.

 

* 장긍선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소장) - 국내 이콘 분야에서는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정교회 모스크바총대주교청 직할 신학교에서 ‘비잔틴 전례와 이콘’ 과정 등을 수학한 후 디플로마를 취득, 이콘 화가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1992년 사제품을 받았다.

 

[가톨릭신문, 2017년 11월 26일, 장긍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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