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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와 연대 위해 방한한 네팔대목구장 폴 시믹 주교, 네팔 가톨릭교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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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9-19 ㅣ No.477

한국교회와 연대 위해 방한한 네팔대목구장 폴 시믹 주교


“네팔교회 돕는 일은 보편교회의 사명입니다”

 

 

네팔대목구장 폴 시믹(Paul Simick) 주교가 한국을 방문 중이다. 그는 네팔대목구의 두 번째 대목구장으로서 2015년 대지진, 선교를 제한하는 헌법 제정 등으로 혼란스러운 네팔을 온몸으로 겪어내고 있다. 이번 한국 방문은 네팔을 위한 그의 보편교회 사도직 수행의 일부이다. 시믹 주교는 이번 방한에서 성장 가능성이 많은 네팔교회를 한국교회와 신자들에게 알리고 네팔 재건을 위한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저는 네팔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비그리스도교 네팔 국민까지 대표해 한국에 왔습니다.”

 

네팔대목구장 폴 시믹 주교(Paul Simick)가 9월 9일 한국을 찾았다. 오는 25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는 시믹 주교는 “보편교회의 사명을 나누고 네팔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는 한국 수녀님들의 수녀원 모원을 방문해 장상을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라며 방문 일정을 소개했다. 방한 중 그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 대구대교구 조환길 대주교,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 등 한국교회 고위 성직자들을 만나 네팔교회를 알릴 예정이다. 

 

시믹 주교는 본래 인도 태생이다. 인도 다즐링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2014년 네팔대목구의 주교로 임명돼 3년 넘게 네팔에서 사목활동을 펼치고 있다. 

 

“네팔에서 주교직을 수행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보편교회이기에 순명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시믹 주교는 네팔에 부임한 뒤 두 가지 큰 사건을 겪었다. 하나는 대지진, 다른 하나는 개종의 자유가 제한된 헌법 개정이다. 2015년 4월 25일 일어난 대지진이 네팔에 몰고 온 재앙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엄청났다. 그리고 2015년 9월 공포돼 정교 분리를 선언한 네팔 새 헌법은 외력에 의한 개종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는 종교 자유를 제한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사건들을 접하며 시믹 주교는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감을 느꼈다. 이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지 크게 걱정된다”고 자신이 생각한 바를 말했다.

 

“네팔 지진 피해 복구가 생각보다 아주 어렵습니다.” 현재 네팔 정부는 카리타스 인터내셔널과 협력해 국가재건정책(National Reconstruction Policy)을 실시하며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지진 피해 규모가 워낙 크고 자금이 부족해 복구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시믹 주교는 지진으로 집이 무너진 어느 가정의 예를 들었다. “무너진 집을 복구하라고 정부에서 복구비를 지원했다. 그런데 이 금액이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몇 개 비정부기구(NGO)가 지원하지만 복구에 충분한 비용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역 전체가 거의 완파된 신두팔촉(Sindhupalchok)은 아직도 사람들이 임시 대피소에서 산다”며 네팔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다딩(Dhading) 지역과 티플링(Tipling) 지역에서 가톨릭 신자 여러 명이 숨졌다”며 안타까워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한국을 방문한 데 이어 한국 방문이 두 번째인 시믹 주교는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가톨릭의 이름으로 2015년 대지진 때 큰 도움을 줬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교회에 대해 “하느님 부르심에 열려 있고 진실하다. 또 열심히 일하는 모범적인 교회”라며 그간 받은 인상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성소 축복이 많다. 젊은 사제, 수도자가 많은 것에 놀랐다”며 “미래에 한국교회가 아시아의 선교 국가에 사제, 수도자를 많이 보내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믹 주교는 한국 신자들에게 “네팔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감사하다. 현재 네팔에는 자연재해와 더불어 정치적 문제까지 있다. 한국 신자들이 네팔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해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그는 방한 기간 동안 한국교회 신자들과 다양한 만남을 갖고 네팔 재건을 위한 도움을 호소할 예정이다. 

 

“현재 네팔 지진 복구를 위해 국제 카리타스와 여러 가톨릭 기관들이 연합해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많은 위안을 줍니다. 네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도와줄 수 있도록 한국 신자들이 다시 기회를 주면 좋겠습니다.” 

 

※ 문의 010-4726-7809, 후원계좌 633-910009-64604 하나은행(예금주 (재)대전교구 천주교 유지재단)

 

 

네팔 가톨릭교회는 - 소수이지만 열정 자라는 젊은 교회

 

네팔 면적은 14만3351㎢로 남한의 1.4배 크기다. 총 인구는 2898만 명, 이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약 8000명으로 복음화율이 매우 낮다. 

 

체트리족, 브라만-힐족 등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돼 있으며 종교도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 등 다양하다. 하지만 힌두교 신자 비율이 80%가 넘는다. 2007년 왕정을 끝내고 2008년부터 공화정을 실시했다. 2015년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 새 헌법을 공포했다.

 

네팔과 가톨릭교회 인연은 400년 전 시작됐다. 1628년 포르투갈 출신 예수회 후안 카브랄(Juan Cabral) 신부가 인도로 가는 길에 네팔을 거쳐간 것이 처음이다. 1661년 성탄 전야엔 예수회 알베르 도빌(Albert d‘Orville) 신부와 요한 그루버(Johann Grueber) 신부가 카트만두를 방문했다. 당시 왕이던 프라탑 말라는 가톨릭 선교를 허락하려고 했지만 허락이 떨어지기 전 두 신부는 인도를 향해 떠났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1703년 교황청 포교성성(현 인류복음화성)은 네팔 전역을 포함한 인도·티벳 지역 선교를 결정하고 이탈리아 카푸친 수도회에 이 지역 선교를 맡겼다. 1704년 5월 사제 6명이 유럽을 출발해 네팔로 향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두 명만 네팔에 닿을 수 있었다. 이 두 명도 티벳으로 가기 전 잠시 네팔에 머물렀을 뿐이다. 1714년 카푸친회는 네팔에 3명을 더 파견했지만 인력과 물자 부족, 다른 종교에 대한 오해로 어려움을 겪었다. 

 

가톨릭교회는 1951년에 이르러서야 네팔에서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1949년, 인도 판타(Panta) 지역 하비에르학교 교장 예수회 마셜 모런(Marshall Moran) 신부는 시험관리 조언을 위해 네팔을 방문했다. 이때 모런 신부는 네팔 총리 모한 라나(Mohan Rana)로부터 네팔에 하비에르학교를 세워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이에 모런 신부는 1950년 고다바리(Godavari)학교를 열고 1951년 네팔 교육부의 공식 승인을 받았다.

 

이후 네팔교회는 선교영역을 확장해 성장해갔다. 그 결과 1983년, 네팔정부는 교황청과 국교를 수립하고 교황청은 네팔지역을 지목구로 설정했다. 지목구장엔 최초의 네팔 출신 예수회원 앤서니 프랜시스 샤마라(Anthony Francis Shamara) 몬시뇰이 임명됐다. 네팔교회는 2007년 대목구로 승격되고 이와 함께 샤마라 몬시뇰은 주교로 임명됐다. 

 

현재 네팔대목구(정식 교계 제도가 설정되지 않은 지역의 교구로서, 교황청에서 직접 관할하는 교구)에는 본당 17개, 준본당 6개, 공소 32개에서 8000여 명의 신자가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21명의 교구 소속 사제와 60여 명의 수도회 사제가 사목 일선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23개 수녀회에서 200명의 수도자가 다양한 사목 현장에서 활동한다. 아울러 소신학교에서는 3명의 사제 지망생이 성소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이들은 소신학교를 마치면 인도 콜카타에 있는 신학교에서 공부한다.

 

 

네팔교회와 한국교회

 

현재 네팔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성직자와 수도자는 총 9명이다. 대전교구 성병열 신부가 유일한 교구사제이고 8명의 수도자가 네팔에서 활동하고 있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는 4명의 수도자가 포카라(Pokhara)와 카트만두 지역에서 방과 후 학교, 이동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에게 봉제기술을 가르쳐 경제 자립을 돕고 있다. 또한 거룩한 말씀의 회에서는 2명의 수도자가 여학생 기숙사를 운영하며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예수성심시녀회 수도자 2명은 현재 네팔교회에서 필요한 사도직을 탐색 중이다. 

 

한국교회는 2015년 네팔 대지진 이후 피해 복구를 위해 주교회의와 교구 차원에서 인적, 물적 자원을 지원해왔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운영하는 띠앗누리 봉사단은 올해 네팔 포카라 지역으로 봉사를 다녀왔다. 또한 서울성모병원은 네팔 현지 의료진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 약정을 지난 4월 체결했다.

 

[가톨릭신문, 2017년 9월 17일, 조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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