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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신앙이 바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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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3-08 ㅣ No.375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신앙이 바른 것일까요?

 

 

질문

 

얼마 전에 신문에서 읽은 기사에서, 많은 종교인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종교를 믿는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신앙이 과연 이렇게 개인이 그저 심적인 안정과 평화를 얻기 위한 수단이 되어도 되는 것인지요? 어떤 면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더 투철한 영적인 싸움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답변

 

요즘 우리는 점점 상식적인 판단, 윤리적 기준이나 종교적 신념에 따른 ‘선과 악’을 구분 짓고, 이러한 기준에 따른 영적인 투쟁을 하며 살아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죄책감에 쉽게 빠져들거나 우울증을 겪기도 합니다.

 

실제로 영성과 정신건강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인간 관계에 상처를 받는 경우,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도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인관계가 회복이 되면, 하느님과의 관계도 회복됩니다. 물론 신자들이 영적으로 성숙하기 위해 먼저 무조건 심리적으로 성숙해야 함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심리적 갈등이나 성장 과정 중에 생긴 미해결 과제들은 건강한 신앙생활에 영향을 미칩니다.

 

프로이드는 죄책감을 설명하기 위해 성격 구조론 모델을 제시했는데, 인간 성격이 ‘이드(id)’, ‘자아(ego)’와 ‘초자아(superego)’로 이루어져 있다는 가설입니다. ‘초자아(Superego)’는 자신을 평가하고 비판하며, 도덕적 행동을 하게 하며, 나아가 하느님의 뜻대로 살게 하도록 합니다.

 

그런데 부모의 양육 방식이 비합리적이고, 지나치게 엄격하면, 죄책감과 우울감, 열등감에 빠져 살게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평생 가혹한 비판자인 부모의 목소리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비난하는 소리를 들으며 살게 됩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점점 완벽주의에 빠지며, 강박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따라서 가학적인 초자아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양심이나 비판에 대한 두려움을 만듭니다.

 

그런데 간디는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을 영적 능력의 필수 조건으로 보았습니다. 두려움이 없다고 해서 오만함이나, 공격성을 가지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은 침착함과 마음의 평화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가학적인 초자아로부터 만들어진 두려움보다는 영적 투쟁을 통한 승리로서 마음의 평화를 갖게 되면 좀 더 건강한 자아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마음의 평화가 깨지는 순간, 온갖 두려움과 불안, 우울, 절망감, 죄책감이 우리를 통제하게 될 것이고, 이는 영적인 고통과 위기를 맞이하게 합니다. 즉, 마음의 평화를 갖기 위한 노력은 곧 도덕적, 영적 투쟁을 포함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영적인 투쟁이 곧 우리의 삶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의 영적 투쟁의 마음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는 개인이 마음의 평화를 어떻게 다스리는가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영성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가족 관계나 사회적 관계 안에서 ‘선과 악’이 대립하여 영적 투쟁을 하면서도, 신앙 안에서 두려움보다는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얻게 되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개인의 마음의 평화나 소원 성취로 자신의 신앙에 만족하기보다 좀 더 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주님께 받은 사랑을 공동체에서 실천하는 성숙한 신앙인으로 발전하시기를 바랍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7년 3월 5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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