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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해설: 제9장 혼인과 가정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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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11-27 ㅣ No.802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해설] (28 · 끝) 제9장 혼인과 가정의 영성(313~325항)


신앙으로 부부애와 자녀 사랑 실천하며 가정 교회의 영성 이웃에 전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마지막 제9장에서 혼인과 가정생활에서 나타나는 평신도 영성의 근본 특징을 네 가지로 고찰한다.

 

 

초자연적 친교의 영성(314~316항)

 

삼위일체의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은총 안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 안에 깃들어 계시듯이, 혼인 친교의 성전 안에 현존하신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한다. 우리는 가정생활에서 작고 구체적인 행위들이 사랑의 친교를 북돋운다는 것을 실제로 체험한다. “친교를 성숙시키는 이러한 다양한 선물들과 행위들 안에 하느님께서 머물러 계신다”(315항)고 교황은 밝힌다. 

 

교황은 “가정의 친교에 대한 긍정적 체험은 일상생활에서의 성화와 신비로운 성장의 참된 길이며, 하느님과 내밀한 일치를 이루는 수단”(316항)이라고 본다. “가정에서 요구되는 형제애와 공동체의 삶은 마음을 더 활짝 열고 주님과 더욱 온전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인간이 날 때부터 사회적 차원을 지닌 사회적 존재이며 인간의 사회적 본성의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표현은 부부 관계와 가정에 있다고 언명했다(「평신도 그리스도인」 40항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토대로 초자연적 친교의 “영성이 가정의 친교 안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된다”면서 가정은 “성령의 생명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장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 주님께서 … 신비한 일치의 경지로 이끌어 주시는 길”(316항)임을 강조한다.

 

 

파스카의 빛 안에서 드리는 기도로 하나 되기(317~318항)

 

“가정이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면, 그리스도께서는 그 가정생활 전체를 일치시켜 주시고 빛으로 밝혀 주실 것”(317항)이라고 교황은 말한다. 고통스럽고 힘들 때 주님의 십자가와 함께한다면 그 가정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또 기쁨과 휴식과 잔치의 때에 주님 부활의 온전한 삶에 참여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부부는 일상의 다양한 행위로 부활하신 주님의 감추어진 현존을 드러내는 자리를 마련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파스카 신앙을 표현하고 굳건하게 하는 탁월한 방법”(318항)이 가정 기도라고 말한다. 그래서 날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주님 앞에 함께 모여 △ 우리의 근심거리를 말씀드리고 △ 우리 가정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간청하며 △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를 위하여 기도하고 △ 우리가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며 △ 동정 마리아께 자애로운 당신의 망토 안에 우리를 품어 주시기를 간청할 것을 당부한다.

 

교황은 또 “함께 기도하는 길은 특히 주일 성찬례에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그 절정을 이루게 된다”(318항)면서 부부가 성찬의 양식을 함께 모심으로써 가정 교회로서 혼인 계약을 날마다 실천하는 데에 필요한 힘과 동기를 얻기를 권고한다.

 

 

배타적이고 자유로운 사랑의 영성(319~320항)

 

혼인의 사랑은 배타적 사랑이다. 부부는 평생을 이 사랑으로 살아갈 것을 약속했으며 또한 날마다 새롭게 다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생 신의를 지키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부부의 사랑은 바로 하느님의 성실하심을 반영한다면서, 부부는 서로 “상대방에게 주님께서 가까이 계시다는 것을 보여 주는 표징의 도구가 된다”(319항)고 밝힌다.

 

그러나 부부는 배우자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이라는 사실 또한 깨달아야 한다고 교황은 지적한다. 이것은 배우자가 나의 모든 것을 채워줄 것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게 하며, 때로는 함께하는 삶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자기 삶의 의미를 하느님 사랑 안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돌봄과 위로와 격려의 영성(321~324항)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부부는 부부애를 표현하는 구체적인 말과 행동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 준다. “부부는 말, 눈길, 도움의 손길, 애무, 포용으로 하느님의 위로가 되는 사랑을 서로에게 보여 주는 것입니다”(321항). 

 

교황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하느님의 눈길로 바라보고 그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인식하는 것은 깊은 영적 체험”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조건 없이 주는 열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323항)고 강조한다. “상대방에게 조건 없이 자신을 내주고 다른 모든 것을 잊을 때에만 우리는 그 사람을 위해 온전히 현존할 수 있다”(323항)는 것이다. 이런 열린 마음은 부부 사이에, 그리고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여 양육하는 자녀와의 관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로 확산한다. 

 

교황은 다른 이들에게 대한 이 열린 마음을 “환대”라고 부르면서 가정은 다른 이들, 특히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환대하며 그들에게 다가가는 가운데 “가정 교회가 되고 또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살아 있는 세포가 되어 자신의 고유한 영성을 실천한다”(324항)고 말한다.

 

[가톨릭평화신문, 2016년 11월 27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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