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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해박해 공개강좌: 기해년의 목격 증언록 기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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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5-07 ㅣ No.1026

[기해박해 180주년 한국교회사연구소 '사료로 보는 기해박해' 공개강좌] 제5강 기해년의 목격 증언록 「기해일기」


“들은 대로 기록하노라”… 한글로 쓴 기해박해 순교자전

 

 

한국교회사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는 활판 「기해일기」 초간본. 한국교회사연구소 제공.

 

 

작성 목적

 

「기해일기」는 1839년의 박해 보고서이자 그때 치명한 순교자들의 전기이다. 필사본으로 전해지다가 1880년대 초 뮈텔 주교가 입수해 1905년 활판본으로 간행했다. 「기해일기」는 순교자전이라는 한계를 지니지만 19세기 전반기 조선 천주교회사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기해일기」의 작성 목적은 기해박해 과정과 순교자들의 순교 행적을 기록해 보존하고, 순교자들의 행적을 통해 살아남은 이들과 후세의 신자들에게 신앙심을 북돋아 주기 위함이었다.

 

 

저자는 누구 

 

「기해일기」 저자는 일반적으로 현석문(가롤로)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기해일기」 저자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이는 뮈텔 주교였다. 그는 활판본 「기해일기」 서문에서 “현석문이 앵베르 주교의 명을 받아 「기해일기」를 지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해ㆍ병오박해 순교자 시복재판록」에는 “기해년 군란 후에 최영수(필립보)가 그때 교우에게도 탐지하고 옥중 편지도 보고 치명일기를 지었다가, 후에 현가롤로(석문)가 보고 잘못한 것을 고치고 바르게 만들어 책을 지어 모든 교우가 보게 함에 다 열복하고 그 책은 지금 교우에게 있는 「기해치명일기」”라고 기록돼 있다. (「기해ㆍ병오순교자 시복재판록」 회차 75 김프란치스코 증언) 

 

따라서 현석문이 「기해일기」를 최종적으로 완성했다고는 하지만, 증언에 나타난 최영수의 역할을 생각할 때, 「기해일기」는 최영수와 현석문의 공동 저작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성 현석문 가롤로. 1984년 문학진 작. 절두산순교성지 순교기념관.

 

 

저술 시기와 구성

 

「기해일기」 저술 시기는 최영수가 기해박해가 끝나고 자신이 체포되는 1841년 4월 이전에 「기해일기」 초고를 한글로 완성했고, 현석문이 이 초고를 1841년 4월 이후 수정 · 보완해 1841~1843년께 신자들께 배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현석문이 완성한 「기해일기」 원본은 현재 남아 있지 않다. 전사본(轉寫本) 중의 하나를 1880년대 초 당시 신부였던 뮈텔 주교가 입수했다. 이 「기해일기」 전사본도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기해일기」는 상 · 하 2권으로 나누어져 있다. 상권에는 박해 상황에 대한 설명(3장)과 앵베르 주교부터 김효주까지 39명의 행적을, 하권에는 최창흡부터 손경서까지 39명의 전기를 수록하고 있다. 

 

구성은 처형 형태에 따라 참수 순교자(56명)와 옥중 순교자(22명)를 분류해 순교 일자(음력) 순으로 순교자 행적을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한 집안에서 여럿이 순교한 경우 순교 날짜가 다르더라도 같이 묶어 소개하고 있다.

 

 

가치

 

「기해일기」는 기해박해 당대의 저술 중 작성 시기가 가장 빠른 목격 증언록이다. 하지만 75명 정도의 한국인 순교자의 행적이 수록돼 있고 또 지역적으로 서울에서 체포돼 순교한 이들에 한정된 사료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기해일기」는 기해박해의 순교자전으로는 유일하게 한글로 작성된 책이다. 김대건 신부 보고서와 페레올 주교의 행적은 라틴어나 프랑스어로 작성돼 있다. 「기해일기」는 한글로 작성돼 순교자들의 행적을 후세에 전할 뿐만 아니라, 일반 신자들에게 읽혀 그들의 신심을 장려하는 역할을 했다. 

 

「기해일기」에 수록된 78명의 순교자 중 69위가 1925년 시복됐고, 1984년 시성됐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5월 5일, 방상근 연구원(내포교회사연구소)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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