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전례ㅣ미사

[전례] 궁금해요 전례7: 미사 때 왜 자주 앉았다 일어났다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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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0-04 ㅣ No.1697

궁금해요 전례 (7) 미사 때 왜 자주 앉았다 일어났다 하나요?

 

 

입대를 한 후 군대 훈련소에는 각 종교별로 종교행사(?)가 있습니다. 그 종교 중 군인 병사들이 싫어하는 종교행사가 바로 천주교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종교행사 중에 자꾸 일어섰다 앉았다 귀찮게 해서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전례 중 이러한 동작은 알면 그것만큼 의미 있고 감동적인 동작들이 없답니다.

 

본래 아주 옛날 성당에는 신자석에 의자란 것이 없었습니다. 의자는 왕이나 주교, 주례 사제만이 앉을 수 있었죠. 신자들은 성당 안에서 서 있거나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교는 미트라(주교관)를 바꿔 쓰면서 전례의 성격, 즉 참회, 기쁨, 축제 때를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전례 중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와 보편 사제직을 강조하면서 전례 안에서 신자들의 동작 하나하나에도 그 의미가 풍부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능동적 참여를 증진하도록, 백성의 환호, 응답, 시편 기도, 따름 노래, 성가와 함께 행동이나 동작과 자세를 중시하여 한다.”(전례헌장 30항)

 

미사 중에 일어서는 것은 존경과 공경의 표시입니다. 초대 교회에서부터 일어선다는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희망과 믿음으로 종말을 기다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세이자, 사제직을 수행하는 이의 자세입니다. 그래서 부활 시기에는 전례 중 모든 무릎 꿇는 동작을 일어서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오늘날 일어선다는 보편적인 의미는 복음을 듣고 하느님께 기도하는 이들의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물론 일어서 있을 때 신자들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세를 갖춥니다.

 

반면에 가르치는 이가 앉아 있을 경우에는 스승으로서의 권위와 위엄을 표시하고 있지만, 미사 전례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앉는 자세는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경청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즉 안정된 상태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조용히 듣고 묵상하기 위한 자세이며, 주의 깊게 경청하여 들은 것을 깊이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삶에 옮길 결심을 하기 위한 자세입니다.

 

무릎을 꿇는 자세의 의미는 누군가에게 용서를 청할 때, 또는 무엇인가 간절히 애원할 일이 있을 때 취하는 자세입니다. 아울러 무릎 꿇는 자세는 상대에 대한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그에게 자비를 바랄 때 사용되는 자세입니다. 본래 유럽과 서양에는 한쪽 무릎을 꿇는 동작도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모두 두 무릎을 꿇도록 하고 있고, 혹은 깊은 절로 대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세들을 잘 알고 있다면 미사 중 전례의 성격을 잘 알 수 있고, 또 이를 통해 하느님의 은총을 더욱 가까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2017년 7월 2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경축이동 빛고을 4면, 한분도 베네딕토 신부(교포사목, 프랑스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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