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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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는 무엇을 해야 하는 교회공동체인가?: 복음화 사목 분야의 시각을 통해 재발견하는 소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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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3-23 ㅣ No.160

[소공동체 재발견] 소공동체는 무엇을 해야 하는 교회공동체인가? (2)

 

복음화 사목 분야의 시각을 통해 재발견하는 소공동체

 

 

오늘날 소공동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소공동체 사목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경험한 사목자들은 소공동체가 오늘날 꼭 필요한 본당 사목의 패러다임인지 자문하기 시작하였고, 소공동체 사목이 교회 미래 사목의 중심이 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사목자들까지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2015년 소공동체위원회장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수원교구 본당 소공동체위원회장 모임 참석자 152명 중 유효 표본 150명)에서 “소공동체가 교회의 미래를 위해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86.5%의 참석자가 “꼭 필요하므로 어렵더라도 더욱 발전시키려 노력해야 한다”라는 매우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10.1%의 “필요하다”라는 다소 긍정적인 응답까지 합치면 96.6%의 참석자들이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필요성에 동감한 것입니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추어 볼 때, 오늘날 본당에서 소공동체 봉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많은 평신도들은 소공동체 중심 사목이 어렵더라도 꼭 해야 하는 신앙생활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설문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소공동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본당 소공동체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는 신자들은 대부분 적은 인원입니다. 어쩌면 우리 신앙생활이 생각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서로 다른 불일치에서 오는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를 반성하게 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믿는 것을 실천하는 가운데에서 경험되어지는 주님의 축복이고, 지상 교회에서의 하느님 나라 실현입니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주님의 축복과 은총만을 바란다면, 이미 우리가 지향하는 신앙생활의 출발은 잘못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복음 말씀을 통해 믿음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이 올바른 신앙생활임을 강조하셨고, 그러한 스승님의 뜻을 잘 알고 있었던 제자들 가운데 야고보 사도 역시 실천의 삶이 뒤따라야 자신의 믿음을 열매 맺을 수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야고 2,14-26 참조). 이와 같이 우리가 먼저 가져야 할 신앙의 모습은 주님의 뜻을 알고 실천하는 자세와 다짐일 것입니다. 이러한 다짐과 자세가 먼저 우리 신앙인들 마음 안에 전제 되어질 때 소공동체 역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소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해 소공동체가 무엇인지 가장 기본적인 의미를 다시 살펴보고자 합니다. 한국 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공동체’라는 표현은 라틴아메리카 공동체가 사용했던 ‘기초 교회 공동체’와 아프리카 공동체에서 표현한 ‘작은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의미를 함께 포함하고 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기초 교회 공동체’는 정치적 억압과 가난이라는 열약한 사회적 배경에서 힘들어 하는 신자들에게 정치·사회적 상황에 맞서 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서 의미하는 ‘기초’는 교회의 세포를 의미하는 것으로 교회의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아서 사회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교회 공동체가 그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초 교회 공동체’는 하느님의 백성인 평신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기초 공동체를 이루면서 보편 교회와 일치하여 지역 사회 안에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작은 교회인 것입니다.

 

이러한 라틴 아메리카 공동체와는 다르게 아프리카에서는 교회 지도층의 주도로 신자 교육을 위한 사목 프로그램을 실현하기 위해 ‘작은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만들어졌습니다. 광범위한 아프리카의 지리적인 특성 안에서 복음을 전하기에는 성직자의 수가 너무나 부족하였고,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락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작은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구성하여 신자들을 말씀으로 양육하고 복음적 삶으로 이끌어 주고자 한 것입니다. 이로써 아프리카의 ‘작은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각 공동체에 속한 신자들이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고, 여기서 신자들은 공동체를 통해서 개인적인 삶의 가치를 깨닫고 복음적 삶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양성되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의미가 한국 교회에서 말하고 있는 ‘소공동체’ 안에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동체’란 단순히 신자들이 모여 있는 ‘공간적’ 또는 ‘장소적’ 의미뿐만 아니라, 말씀을 통해서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고, 그 은총의 체험을 지역 사회에 함께 나누어주는 ‘나눔과 친교’의 인격적 의미까지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우리는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이 전하는 초대 교회 공동체의 모습은 바로 오늘날 소공동체가 지향하고 있는 나눔과 친교를 통한 사랑의 공동체 모습입니다.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듣고, 서로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는 기쁨과 은총이 가득했습니다. 그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궁핍한 사람 없이 모두가 한마음 한뜻을 이루며 생활하였습니다(사도 2,42-47; 4,32-37 참조).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참다운 소공동체의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형성된 소공동체에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사도 2,47) 주실 것입니다.

 

[나눔의 소공동체, 2017년 2월호, 이재현 신부(수원교구 복음화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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