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 (수)
(백)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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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손길: 예수성심우리엄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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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2-28 ㅣ No.72

[사랑의 손길] “예수성심우리엄마네”

 

 

2017년 새해를 시작하며 무연고 장애아동 공동생활가정인 ‘예수성심우리엄마네’를 방문했습니다. 마침 학교가 방학해 아이들이 모여 보드게임을 하고 있었고, 수사님과 주간 선생님께서는 요리를 하시느라 분주하셨습니다.

 

이곳에 사는 인성이(12살), 민수(13살), 경민이(13살), 현수(14살, 모두 가명)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종이박스에 담겨 주차장 등에 버려진 아이들입니다. 지적장애(다운증후군, 뇌병변 중복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부모님의 따뜻한 품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처럼 버려진 장애아이들은 장애영유아시설에서 지내다가 만 7세가 되면 다른 대규모 장애인거주시설로 가게 됩니다. 가정과 같은 보살핌을 기대하기 힘든 대규모 장애인거주시설로 가는 아이들을 안타까워했던 자매수녀회의 요청으로 예수성심전교수도회에서는 2011년 그룹홈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16평 남짓한 신자 가정집을 빌려 아이들이 생활했는데, 동네가 재개발되자 당장 오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어렵사리 신학생들의 학비를 차용해 2015년 7월에 전셋집을 얻어 생활하게 되었으나, 이 집도 올해 7월이면 만기입니다. 주거가 불안한 상황 속에서 계속 아이들과 살아갈 수는 없기에 안정적인 주택마련이 시급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살고 계신 정재용 수사님께서는 주택마련을 위해 기회가 될 때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도움을 요청하지만, 자금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여러 본당에 가서 도움을 요청할 수만 있어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본당 사정도 어렵고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 워낙 많다 보니 그런 기회조차 얻기가 쉽지 않네요.”

 

잠시 아이들과 게임도 하고 사진도 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유난히 저에게 말을 많이 시키고 자기 사진을 보여주던 인성이가 자폐증세가 있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다기에 놀랐습니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제 말에 수사님께서 말문을 여셨습니다.

 

“2013년, 자폐증세가 있는 인성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사소한 욕구불만에도 몇 시간씩 큰 소리로 울기만 했어요. 또한 다른 아이들은 금세 저에게 아빠라고 하고, 선생님들한테는 엄마라고 하며 친근감을 표현하는데 인성이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그러던 인성이가 이곳에 온 지 3년이 지난 어느 날 퇴근하려는 주간 선생님을 붙잡으며 이야기했어요.

 

“가지 마세요. 엄마…. 엄마는 같이 사는 거잖아요.”

 

너무 슬퍼서 함께 안고 울었습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아빠이고 싶어요. 아이들이 저를 친아빠로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집을 마련하는 것이 저의 첫 번째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안정적인 보금자리에서 맑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신자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수사님께서 정성스럽게 만드신 밥을 먹고 돌아오는 길, 수사님의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해봅니다.

 

* 후원 계좌 : 국민은행 354601-04-133903 예수성심우리엄마네

 

[2017년 1월 22일 연중 제3주일 서울주보 5면, 김지선 레지나(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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