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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좋지 않은 일들을 잊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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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10-20 ㅣ No.871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좋지 않은 일들을 잊지 못합니다

 

 

질문

 

과거의 나쁜 일들을 자꾸만 되새기는 버릇이 있습니다. 친구와의 싸움, 직장에서 지난해 낮게 받은 인사고과, 술자리에서의 실수 등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많은 일들 중에서 유독 부정적인 것들만 자꾸 기억이 나고 후회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웃음도 잃어버리고 유쾌한 일들도 만들 수 없습니다. 왜 자꾸 지난 일들을 돌이켜 보고 곱씹어 보는 걸까요.

 

 

답변

 

인간이 활동을 하는 낮 시간 동안에 아무 생각 없이 지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개인이 스스로 의식을 하지 않아도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이 평균적으로 5초마다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하는데 하루 동안에도 깨어있는 동안 무수하게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기 TV 프로그램인 ‘성공 60분’의 진행자 쉐드 햄스테터 박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는 시간을 빼면 20시간 동안 5~6만 가지 생각을 하고, 그중에서 부정적인 생각이 85%, 긍정적인 생각이 15% 정도 된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오만 가지 생각’을 하면서 사는 게 사실인가 봅니다. 알고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동안에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들을 곱씹고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심리학 박사 줄리 노럼은 「걱정 많은 사람들이 잘 되는 이유」라는 책을 통해 부정적 사고에 깔려 있는 긍정적인 힘을 강조하고, 비관주의자들의 강점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극단적으로 최악의 결과를 상상하며 불안해하는 비관주의자도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방어적 비관주의자’는 부정적 결과를 예상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안 좋은 결과를 막기 위해 자신의 걱정과 근심을 삶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습니다. 일이 잘못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악의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그런 결과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부정적인 생각이 나쁘다’라고 하는 도식이 문제인 듯합니다. 스스로에게 무조건적인 긍정성을 강요하기보다는 과거의 경험으로 일단 일이 잘못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게 잡고 일어날 수 있는 나쁜 일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면, 부정적인 생각이 오히려 스스로에 대한 불안을 낮추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합니다.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잊기도 해야겠지만, 너무 쉽게 잊어서 극단적인 낙관론자로 사는 것도 정답은 아닐 것입니다.

 

작년에 흥행했던 ‘신과 함께 - 죄와 벌’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줄거리인즉슨, 인간이 죽고 나서 49일간 재판을 받는 과정이 있는데, 이 49일 동안 지옥에서 망자가 인간 생에서 지은 죄에 대한 재판을 받으면서 그에 따라서 새롭게 환생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염라대왕에게 1000년 동안 49명의 망자를 환생시키면 자신들 역시 인간으로 환생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삼차사들은 자신들이 변호하고 호위해야 하는 48번째 망자이자 19년 만에 나타난 의로운 귀인 자홍의 환생을 확신하지만, 예상치 못한 고난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자홍의 마지막 재판에서 염라대왕은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잘못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중의 일부만이 용기를 내어 진심 어린 사과를 하며, 또 그중 정말 극소수가 진심으로 용서를 한다”라고 하며, 결국 진심 어린 용서를 받은 자홍은 무죄 판결을 받고 환생합니다.

 

우리는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에 대해서 보통 부정적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서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나간 잘못을 생각해보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용서할 것은 용서를 해야, 우리도 환생과 같은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승에 사는데, 지옥에 사는 것과 다른 게 없다면 덮어만 둘게 아니라,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통해 얼마 남지 않은 2018년을 마무리하길 바라봅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E-mail]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8년 10월 21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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