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가톨릭 교리

교리교육: 우주의 기원 – 창조와 진화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1-08 ㅣ No.1964

[교리교육] 우주의 기원 – 창조와 진화

 

 

‘천지 창조’라는 말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표현입니다. 신자가 아니더라도 유명한 그림이 금방 머릿속에 떠오르기도 할 겁니다. 성경의 맨 처음에 등장하는 하느님의 세상 창조 이야기는 흥미로운 내용들로 가득하지요.

 

성경에는 두 가지 창조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첫째 이야기는 하느님께서 6일 동안 세상을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쉬셨다는 세상의 첫 일주일에 대한 내용입니다. 둘째 이야기는 ‘에덴동산’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부분으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신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두 이야기를 잘 살펴보면 공통된 부분도 있지만 창조의 방법(말씀, 행위)이나 사람을 창조하신 순서 등이 다르게 기록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는 둘 중 하나가 잘못된 기록이라는 증거가 아니라 하느님과 세상,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다르게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요. 우리는 온 세상과 인간의 존재가 하느님에게서 비롯되었음을, 특별히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그 어떤 피조물보다 특별하게 창조하셨음을 믿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 마치 종교와 과학이 충돌하는 듯한 모습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창조론 vs 진화론’ 같은 제목의 많은 글을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빅뱅 이론’이나 ‘암흑 에너지’ 같은 말들을 접해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과학자들은 우주가 처음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어떤 과정과 흐름, 진화를 거쳐 왔는지 여러 이론을 통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아직까지 완벽한 이론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여러 발견과 정보들이 생겨나고 있지요.

 

우리는 하느님의 창조를 믿고 고백하면서도 과학적인 발견과 진화에 대한 내용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창조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그것을 글자 그대로 믿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존재의 기원은 하느님이시라는 것, 창조된 세상은 그 자체로 질서 있고 조화로웠다는 것, 인간은 정말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신앙의 유무를 떠나서 우주와 자연, 생명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경이로움과 신비를 체험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때문에 인간의 한계와 더불어 모든 존재의 시작이신 창조주 하느님을 만나게 되지요.

 

하느님께서는 그대로 멈춰있는 세상을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 있는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그런 자연 속의 질서와 생명의 신비로움을 과학을 통해서 ‘발견’하고 있는 것이지요. 만물의 진화와 발전은 하느님의 지속적인 창조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의 아름다움을, 생명의 소중함을 잘 지켜나가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2018년 1월 7일 주님 공현 대축일 서울주보 4면,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5,101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