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강론자료

루카복음 17,11-19 나병환자 열 사람 2016. 10. 9. 연중 28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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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충희 [korangpo] 쪽지 캡슐

2016-10-07 ㅣ No.2144

예수는 예루살렘으로 가면서 사마리아와 갈릴래아의 경계를 지나고 있었다. 그가 어떤 마을에 들어가는데 나병 환자 열 사람이 그에게 마주 다가왔다. 그들은 멀찍이 서서 소리쳤다. “예수 선생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예수는 그들을 보고 말하였다. “가서 사제들에게 당신들의 몸을 보이시오.” 그들은 가는 동안에 치유되었다.

 

예루살렘은 하늘나라, ‘사마리아갈릴래아는 각각 죄인과 의인을 상징한다. 세상 사람들은 사람의 겉모습에 따라 죄인과 의인을 구별한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의인이며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은 죄인이다. 의인이란 성령으로부터 생명의 지혜를 얻어 누리는 사람을 말한다.

 

나병은 사람의 지혜 또는 명예를 상징한다. 세상 사람들은 남에게 의인으로 인정을 받음으로써 스스로 의인임을 확인한다. 남에게 의인으로 인정받는 것을 명예라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취향은 가지각색이고 개개인의 취향은 수시로 변덕을 부린다. 그러므로 명예를 추구하려면 늘 남들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비위를 맞추어야 한다. 명예를 잃어버린 사람은 마치 나병환자처럼 따돌림을 당한다. 그리하여 세상의 의인은 죄인의 신세에 머물러 있다.

 

열 사람은 진리에 목마른 사람을 가리킨다. 10은 완전수로서 진리를 상징한다. ‘나병환자 열 사람은 남부끄러운 나병에서 벗어나고자 예수의 도움을 청한다. ‘멀찍이는 진리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낸다. 그들은 나병을 고쳐달라고 청하면서도 실제로 그런 기적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지는 않는다. 그러나 예수는 즉시치유의 기적을 일으킨다. ‘가서 사제들에게 당신들의 몸을 보이시오.’라고 한 것은 나병이 치유되었음을 선언하는 표현이다. 레위기 13,1-46을 참조하기 바란다.

 

예수가 주는 진리는 영원한 생명이다. 누구든지 예수에게 진리를 청하는 사람은 즉시 진리를 얻는다.

 

 

그들 중 한 사람은 자신이 치유된 것을 알고 돌아와서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그는 예수의 발에 엎드려 절하며 고마워하였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예수가 물었다. “열 사람이 치유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아홉 사람은 어디에 있습니까?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러 온 사람이 어떻게 이 외국인 한 사람뿐이란 말입니까?” 이어서 예수는 그에게 말하였다. “일어나서 가시오. 당신의 믿음이 당신을 낫게 하였습니다.”

 

나병을 고치는 기적은 예수가 참된 생명의 진리를 주는 스승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나병환자가 나병을 고치는 기적보다 사람이 생명의 진리를 얻는 기적이 훨씬 더 위대하다. 그런데 열 사람의 나병환자 중에 오직 한 사람만이 후자의 기적을 알아보았다. 그는 예수가 참된 스승임을 알고 그에게 더 큰 진리를 배우고자 한다. ‘고마워하였다.’는 자신에게 일어난 기적의 의미를 알았음을 드러낸다. 일반적으로 고마움은 상대방에게 무엇인가 보답하려는 마음을 일으킨다. 그러나 하느님께 대한 고마움은 그분의 은총을 더 갈망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하느님의 기적을 겪은 사람은 사람으로서는 하느님께 아무것도 보답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생명의 진리는 오직 하느님으로부터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예수를 참된 스승으로 맞아들임으로써 생명의 진리를 얻되 다른 아홉 사람은 나병을 고치는 것으로 만족함으로써 거짓에 머물러 있다. 참된 회개(하나)는 완전한 진리()를 낳는다. 한편 아홉은 사람의 지혜를 상징한다. 사람의 지혜는 보이는 이 세상에 갇혀있지만 하느님의 지혜는 보이지 않는 하늘나라의 진리를 드러낸다. 숫자의 상징에 관하여 루가복음 15,8-10 은전 열 닢의 비유를 참조하기 바란다.

 

사마리아인은 하느님의 법을 모르기 때문에 외국인이며 죄인으로 간주된다. 그에 비해 갈릴래아인은 하느님의 법을 잘 지키기 때문에 하늘나라 백성이며 의인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사람의 지혜에 속한다. 하느님의 지혜로 보면, 누구든지 하느님을 아는 사람은 의인이며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은 죄인이다. 역설적이게도 죄인 한 사람은 의인으로 인정받는 반면에 의인 아홉 사람은 죄인으로 남아있다.

 

일어나는 생명을 얻었음을, ‘가시오.’는 세상으로 파견되었음을 나타낸다. ‘낫게 하였습니다.’는 죽을병에서 벗어나 생명을 얻었다는 뜻이다. 죽을병을 고쳐준 분은 분명 하느님이시지만 예수는 나병환자의 믿음이 죽을병을 고친 것처럼 말한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은 반드시 하느님의 은총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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