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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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교회음악

가톨릭 성가 282번: 의로운 성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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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3-08 ㅣ No.2299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82번 “의로운 성 요셉”



요셉 성인은 ‘숨은 영성가’로 불립니다. 이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영성가를 뜻합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요셉을 ‘숨은 영성가’라고 부르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요셉 성인은 교회 안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면서 또 가장 잘 드러나지 않는, 하느님의 영성을 또 가장 많이 닮은 인물입니다. 오로지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로 인하여 드러나는 인물, 아버지도 남편도 아닌 ‘성가정의 가장’ 요셉은, 너무나 억울하고 비참하게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셉은 마리아와 예수 때문에 한생을 묵묵히 살아 낸 인물입니다.

이런 요셉 성인을 잘 표현하고 있는 성가가 가톨릭 성가 282번 ‘의로운 성 요셉’입니다. 이 곡은 제목에서부터 요셉이 어떠한 인물인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또 가사를 보면 의로운 요셉 성인의 높은 성덕을 다함께 찬미합니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요셉의 겸손과 순명, 표양을 따르기를 권고하며, 나자렛 성가정을 이루시고 예수와 마리아를 돌보아 주심에 감사와 찬미를 또 의탁과 보호를 청합니다.

2박자 계통의 6/8박자 내림나장조로 편곡한 이 곡은, 못갖춘마디로 시작하며 첫 소절 가사의 ‘의로운’을 강조합니다. 요셉 성인의 성품처럼 이 곡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이미지로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전반부의 32마디가 요셉의 성덕을 닮고 따르기를 조용히 다짐한다면, 후반부 32마디는 요셉의 숨은 영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특히 여리게 부르는 마지막 부분의 8분쉼표 사용은, 결코 조용하고 여리지 않은 매우 강한 느낌으로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요셉의 모든 삶을 강조하고 있는 듯합니다. 또한 이 부분부터 마지막까지는 이 곡의 최고조에 달하는 클라이맥스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약간의 크레센도(점점 크게)와 데크레센도(점점 작게) 만을 이용한, 그리 크지 않은 (피아노, 여리게)로 노래하라고 표시되어 있음에도, 이 곡 분위기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는 반전의 힘이 느껴지는 곡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요셉 성인은 마리아처럼 “당신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하시며 자신을 온전히 맡기신 분입니다. 말이 없으며 그저 묵묵히 침묵하고 있는 요셉 성인의 영성은, 예수와 마리아를 보호하며 성가정을 지킬 수 있었던 내어 맡김의 신뢰와 자기 비움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힘이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영광과 영예, 찬사를 예수님과 마리아께 돌려 드릴 수 있는 요셉의 삶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권력과 명예와 권위로 뭉쳐진 세상 안에서 어떻게 ‘숨은 영성’을 익히고 실천 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길잡이, 2016년 3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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