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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

생활 속의 교회법47: 이런 것도 죄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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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9-30 ㅣ No.405

생활 속의 교회법 (47) 이런 것도 죄가 되나요?

 

 

고해성사 중에 ‘이런 것도 죄가 되나요?’ 하고 물어 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사나 성체조배 중에 갑자기 기침이 크게 나와서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거나, 미사나 기도 중에 자꾸 분심이 든다거나, 때때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쑥불쑥 마음속에 안 좋은 생각들이 올라오게 되면 죄를 지었다는 생각에 고해성사 중에 죄로 고백하면서도 ‘이런 것도 죄가 되는가?’ 궁금해 하는 것입니다. 적지 않은 경우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것을 ‘죄를 지은 것’으로 판단하여 죄책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악행으로서의 죄에 대하여 정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인간이 행하는 모든 행위를 ‘인간의 행위’와 ‘인간적 행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행위’란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를 지칭하는 것으로 숨을 쉬거나 눈을 깜박이거나 딸꾹질이나 기침을 하는 등의 행위와 더 나아가 어떤 생각이 부지불식간에 갑자기 떠오르는 것과 같이 인간이 하는 모든 외적이고 내적인 행위를 지칭합니다. 그런데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가 윤리적인 선과 악으로 판단되거나 혹은 법적으로 적법이나 불법으로 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하는 행위 중에(인간의 행위) 인간 이성의 인식과 자유의지가 결합된 행위를 ‘인간적 행위’라고 하는데 이러한 인간적 행위에 대해서만 윤리적인 선인지 아니면 윤리적인 악(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용한 성체조배 시간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갑자기 크게 기침이 나왔다면 이는 인식이나 의지가 수반되지 않은 ‘인간의 행위’로 볼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윤리적으로 선인지 악(죄)인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성체조배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진다는 불편한 생각에, 기침을 하면 주변이 불편해진다는 것을 알고(인식) 있음에도 고의적으로(의지) 기침을 크게 내어 불편한 기색을 주변에 드러냈다면 이는 인식과 자유의지를 동반한 ‘인간적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윤리적으로 선인지 악(죄)인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외적 행위를 수반하지 않은 생각의 경우에 인식이나 자유의지를 동반하지 않고 부지불식간에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라면 ‘인간의 행위’에 준하는 것으로 윤리적 판단을 내릴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쁜 생각인 줄 알면서(인식)도 고의로 지속적으로 그런 생각을 가졌거나(의지), 처음에는 부지불식간에 떠오른 생각이지만 그 생각이 좋지 않은 것임을 알고 있음(인식)에도 이후에 고의로 그런 생각을 지속시켰다면(의지) ‘인간적 행위’에 준하는 것으로 ‘생각으로 지은 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모든 ‘인간적 행위’가 법의 판단을 받는 ‘법적 행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적 행위로서 법으로 제재를 받는 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윤리적 판단이 가능한 ‘인간적 행위’ 중에서도 특별히 법률이나 법의 명령을 ‘외적으로 위반’해야 합니다(교회법 1321조 참조). 따라서 단순히 ‘생각으로 지은 죄’의 경우에 법적으로는 죄로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체조배 시간에 주변에 피해가 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의로 크게 기침을 한 것은 ‘인간적 행위’로서 윤리적인 판단을 받아야 하지만, ‘성체조배 시간에 기침을 하지 말라.’ 혹은 ‘성체조배 시간에 기침을 하는 자는 ◯◯에 처한다.’는 법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는 ‘법적 행위’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행위에 대해 비록 윤리적으로는 죄를 지었다고 단죄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 불법을 저질렀다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2018년 9월 30일 연중 제26주일 가톨릭제주 4면, 황태종 요셉 신부(제주교구 사법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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