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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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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5-29 ㅣ No.482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마리아의 교황으로 불리며, 마리아에 대한 각별한 신심과 공경을 지닌 교황으로서 최근 성인으로 추대되었다. 그가 쓴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로 향한 신앙의 나그넷길을 앞서 보여준 마리아의 생애가 그리스도의 전 생애에 방향 지워져 있음을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주님의 어머니이시자 신앙인의 어머니인 마리아의 성덕과 모범으로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의 나그넷길을 고무시킨다.

 

회칙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8장의 연장선상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마리아론에 관한 견해를 피력한다. 공의회는 마리아의 위치에 대해 그리스도와 삼위일체 신비와 관련하여 보다 더 밀접한 연관성을 제시하였다. 이는 우리 시대에까지 지속되고 있는 하느님 구원 계획 안에서 마리아의 위치가 그리스도인 신앙에 있어 핵심이라는 것을 드러냈다.

 

교황의 신학적 사상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삼위일체론의 재발견, 인간의 재발견, 하느님의 계획과 역사 안에서의 교회에 관한 재일치적 차원의 신학을 기반으로 한다. 그는 삼위일체론적 신앙과 구심점을 확립함으로써 하느님과 그리스도인의 연결고리를 설명한다. 또한, 교황은 그의 교도 안에서 그리스도 중심성과 구원의 필요성, 그리스도 안에서의 구원 공동체적 가치를 강하게 나타낸다.

 

회칙은 3부 52개 소항목으로 제1부 그리스도의 신비 안에 계신 마리아, 제2부 순례하는 교회의 한가운데 계시는 하느님의 어머니, 제3부 어머니의 중재로 성경에 나타난 마리아로 구성되어 있다. 마리아의 위치와 그를 전형으로 삼아 나아가야 할 교회, 마리아의 모성적 중재와 마리아의 해를 제시한 것이다. 이를 통해 마리아를 모범으로 기초 삼아 그리스도인들이 나아가야 할 궁극적이고 실천적인 방향을 제공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 결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신비의 한가운데, 이 신앙의 놀라움 한가운데 마리아께서 계십니다. 구세주의 어머니로서 마리아께서는 처음으로 이 신비를 체험하셨던 것입니다. ‘당신의 창조자 주님 낳으시니, 온 누리 놀라나이다’.” 교황은 “나그네 교회 생활 안에”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에 대한 주제를 믿는 이들의 묵상 대상으로 제시하면서, 로마의 주교인 자신이 지나온 여정에 대한 신학적인 요지를 서술하고 있다.

 

특별히 회칙은 마리아의 모성적 중재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마리아의 모성적 중재(Mediatio Materna)란 구세주의 어머니로서 하느님과 인류를 중개하는 그리스도 예수의 유일한 중개(Mediator)에 협력하는 중재(Mediatrix)를 일컫는다. 마리아의 모성적 중재는 성령에 의지하고 유지되며, 구세사 안에서 특수하고 예외적, 종속적 · 참여적, 교회의 어머니로서의 중재, 모성적 중재의 보편성 · 지속성의 특징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마리아의 모성적 중재는 마리아가 당신의 모든 자녀를 위하여 전구하시면서 세상의 구세주이신 당신 아들의 구원사업에 협력하는 것을 드러낸다. 또한, 마리아를 향한 인간들의 자녀다운 의탁의 자세는 마리아로 하여금 그들을 그리스도의 풍요로움에 더 가까이 이끌게 한다.

 

나아가 회칙은 그리스도의 구원신비 안에서 마리아의 구세사적 위치를 인간학적 · 신학적인 측면으로 응시하며 교회 일치 신학의 발전을 도모한다. 교회 일치 신학의 발전에 앞서 전제되고 있는 내용은 마리아가 결코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의 전형이라는 사실이다.

 

모든 진리는 그리스도와 교회 신비의 단면들에 대한 표현이라는 점에서 출발해야 함을 선행조건으로 제시한다. 이를 통해 가톨릭이든 개신교든 마리아의 부속적인 역할과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한 중개성을 인정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대한 일치와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마리아의 신앙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일치에 대한 척도가 되며 신앙의 모범과 전형이 된다.

 

나아가 회칙에 나타난 교회 일치를 교황의 성령 작용에 대한 삼위일체론적 재발견의 관점에서 마리아와 성령과의 연관성을 재조명할 수 있다. 인간적이고 물리적인 모성을 초월한 영적 모성의 측면에서 성령과 마리아의 관계는 서로 동등하다기보다 성령이 마리아를 전적으로 일방적, 종속적으로 지원한다. 그러므로 성령에 종속된 마리아에게 부여된 모든 특성은 성령의 영광을 증가시킨다. 일치를 이루시는 성령과 마리아의 관계는 교회 일치 운동을 위한 대화와 연구의 초석이 된다.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는 마리아를 완덕의 표상적 인간이자 영성적 전형으로 제시함으로써 교회 공동체와 개개인이 그리스도께 나아갈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그리하여 마리아 신앙의 여정은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가 마리아의 겸허한 삶에서 신앙의 순종을 살았던 길을 받아들여 생활함으로써 그리스도 육화 2,000주년을 마치고 3,000년을 향하여 가는 전 인류를 비추는 별빛으로 빛나고 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마리아를 어머니로서 모시고 지상 순례의 신앙여정에 큰 위로와 희망으로 삼아 완덕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 길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 나라를 완성하고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성모기사, 2018년 5월호, 권정대 베드로(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신부, 로마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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