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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이 심할수록 예쁘다고?: 지나치게 선정적인 게임 속 여자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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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8-28 ㅣ No.87

[청소년 문화] 노출이 심할수록 예쁘다고? ? 지나치게 선정적인 게임 속 여자 캐릭터

 

 

요즘 유행하는 게임의 여자 캐릭터는 능력치가 올라갈수록 옷이 얇아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청소년 이용가 게임에도 종종 등장하는 선정적인 여자 캐릭터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지난해, 한 웹툰 작가가 게임 제작자인 남편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 자신이 연재하는 포털사이트에 올렸다가 뜻하지 않은 낭패를 겪었다. 웹툰을 본 독자들이 작가의 남편이 만든 게임을 직접 플레이한 후,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너무 선정적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만화가 나온 후 게시판에 약 1500여 개의 댓글이 달렸고 캐릭터에 대한 격렬한 공방이 며칠 동안 이어졌다. 해당 게임이 ‘12세 이용가’인 만큼 청소년들에게도 허용된 게임에서 지나치게 헐벗은(?) 캐릭터는 부적절하다는 의견과 게임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소의 노출은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팽팽하게 맞섰다. 결국, 작가가 해명 글을 올려 논란은 다소 사그라졌다. 그런데 이 해명 글에서 주목할 것은 작가의 남편이 “캐릭터를 만들 때 늘 하던 스타일이라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요즈음 나오고 있는 게임과 거기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점점 노출이 과도해지는 게임 속 캐릭터들

 

우리나라의 게임 산업은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다. 2000년대에 들어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2014년에는 그 규모가 9조 5427억 원에 이르렀고, 롤플레잉 게임뿐만 아니라 전략 시뮬레이션, 웹/보드 게임, FPS(First Person Shooter: 1인칭 슈팅 게임), TPS(Third Person Shooter: 3인칭 슈팅 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출시되었다. 이러한 성장세는 국내에서의 수요에만 머무르지 않아 2014년에는 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약 60%를 차지하기도 했다(‘2014 콘텐츠산업전망보고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참조). 게임이 주목받는 사업으로 알려지면서 프로게이머가 한때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망한 직업으로 떠오르고 넥슨, 넷마블, 앤씨소프트와 같은 대형 게임 제작사들도 생겨났다.

 

게임 산업이 커지면서 기술도 함께 발전해 영화와 비슷한 수준의 튜토리얼(게임 초보자를 지도하는 안내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캐릭터나 배경도 실사에 가깝게 구현된다. 그래픽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의 설정도 더욱 정밀해졌다. 요즈음의 게임 광고를 보면 영상 수준이 영화와 비교했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2016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발표에 의하면 청소년이 가장 선호하는 온라인 게임은 전략 시뮬레이션이고 롤플레잉 게임이 그 뒤를 따른다. 게임에서 자신이 캐릭터를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성별이나 의상, 무기 등도 직접 고를 수 있다. 이에 따라 게이머에게 선택을 받기 위한 캐릭터들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그러다 보니 여성 캐릭터의 경우에는 과도한 노출과 선정성이 자꾸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네티즌으로부터 노출이 심하다고 비난을 받았던 캐릭터의 경우에도 디자이너가 만들 당시에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만큼 여성 캐릭터의 노출은 현재 게임계에서 일반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나친 선정성으로 구설에 오른 게임들

 

캐릭터의 선정성 때문에 구설에 오른 게임은 적지 않다. FPS ‘서든어택2’는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이하 게임등위)에 의해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아 청소년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한때 블리자드의 인기게임 ‘오버워치’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여자 캐릭터의 심한 노출과 자극적인 움직임, 거기에 캐릭터가 사망했을 때조차 선정적인 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노골적인 묘사로 인해 이용자들의 무수한 비난을 받았고 결국 넉 달도 채우지 못하고 시리즈 종료되었다.

 

온라인 액션 게임 ‘클로저스’도 대사와 설정 때문에 사용자들의 비판을 받은 사례에 꼽힌다. 게임 설정상 열세 살인 여자 캐릭터가 흡사 성행위를 하는 듯한 자세로 있거나 주인에게 복종하는 수동적인 대사를 여과 없이 내뱉어 이용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클로저스는 출시 당시 게임등위에서 12세 이상가를 받았지만 네티즌들의 민원이 쏟아지자 게임회사 자체 모니터링을 거쳐 15세 이상가로 상향 조정되었다.

 

온라인 게임 모두의 ‘마블 시리즈’는 올해 들어 여름을 맞이해 새로운 여자 캐릭터를 선보였는데 소녀의 얼굴에 비키니를 입은 육감적인 몸매를 붙여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출퇴근할 때마다 모바일 게임을 즐겨 하는 조영하(가명, 38세) 씨는 “어린아이들도 하는 게임의 캐릭터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야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정적인 캐릭터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 유도할 수도

 

일각에서는 이러한 캐릭터의 범람이 청소년에게 왜곡된 여성관을 심어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성을 성적인 도구로 사용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청소년들도 자연스럽게 이러한 생각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청소년들도 음란 동영상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덩달아 청소년 콘텐츠의 수위도 과거보다 많이 높아졌다. 평소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고등학생 김준경(가명, 18세) 군은 “친구들과 게임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캐(여자 캐릭터의 준말)의 외모나 옷에 대한 내용을 말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게임 카페나 온라인상에서도 여캐에 대한 선정적인 말을 상시로 주고받는 다”고 덧붙였다. 같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끼리 여자 캐릭터의 몸매를 품평하거나 가슴이 출렁이는 등의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분위기라는 것이다.

 

게임 캐릭터로 인해 청소년들의 여성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은 만큼 좀 더 신중한 조사와 토론이 필요하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게임을 할수록 잦은 노출로 인해 선정적인 이미지가 주는 자극에 무뎌지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또한, 자신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환상이 현실 속의 여성에게 이입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즉 옷과 장신구, 머리 모양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설정하고 행동이나 대사까지 직접 통제하다 보면 현실에 괴리감을 느끼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포장된 미디어에서 거짓과 편견을 찾아내는 훈련 필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문 「사랑의 기쁨」에서 “젊은이들은 자신이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식별하고 추구하며 사랑에 대한 그들의 능력에 손상을 주는 것들은 피할 수 있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즉 “청소년들이 넘치는 견해들, 통제를 벗어난 포르노, 성을 훼손할 수 있는 지나친 자극들에 맞서 비판적 사고를 키워 나가도록” 교회가 올바른 교육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성을 알려 주는 데에 “새롭고 더욱 적절한 언어의 필요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사랑의 기쁨」 281항 참조).

 

이는 단순히 전통적인 윤리관에 입각해 청소년들에게 무조건적인 순종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 전반을 먼저 이해하고, 그 안에서 청소년들이 참과 진실을 구분할 수 있는 시야를 갖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미이다.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왜곡된 정보를 청소년들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옆에서 지도하며 “어떤 것이 진실인가?”를 끊임없이 따져 묻도록 해야 한다.

 

게임 산업이 커졌다고 해도 아직 우리 사회에서 게임 자체를 보는 눈은 곱지 않다. 일종의 한시적 게임 제제 조치인 ‘셧다운제’가 아직 시행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그러나 이는 중독에 대한 예방 효과를 기대하는 것일 뿐 게임의 내용에 대해서까지 관여하지는 못한다. 또한, 이 법은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이라는 평가와, 국가가 부모의 교육권에 대해 과도하게 간섭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어 아직도 논란이 많다. 이에 화려하게 포장된 미디어 속에서 왜곡된 여성관, 사회적인 편견을 찾아내는 훈련을 계속한다면 청소년들이 과장된 캐릭터의 외형이 거짓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보다 건전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살레시오 가족, 2017년 7월호(145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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