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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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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손길: 의정부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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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7-24 ㅣ No.85

[사랑의 손길] 의정부 엑소더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말을 하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친구들과 자라온 저는 피부색은 다르지만 제가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동네 친구들이 모두 학교에 가는 8살이 되어서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저는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다행히 교장 선생님께서 특별히 배려해주셔서 학교에 다니게 되었지만, 저는 유령 같은 존재예요. 이 세상에 살아있지만, 서류상으로는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거든요. 가끔 친구들이 저에게 ‘어느 나라 사람이야?’ 하고 물으면 대답할 수가 없어요. 제가 태어난 한국에서도, 부모님의 나라인 라이베리아에서도 저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동두천 미군 부대 인근에 있는 허름한 쪽방촌에서 만난 스텔라(가명, 9세)의 이야기입니다.

 

라이베리아에서 인권 단체장으로 활동했던 스텔라의 할아버지는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한 탓에 정부가 보낸 무장단체에 의해 처형당했습니다. 스텔라의 아빠는 생명의 위협 속에서 부인과 가까스로 탈출해 2007년 한국에 왔습니다. 한국에 온 뒤 지금까지 난민신청을 해오고 있는데, 아직까지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스텔라를 비롯해 한국에서 태어난 네 명의 아이 모두 국적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무국적자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 의료, 복지혜택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아빠가 어렵게 일용직으로 일해 번 돈으로 월세나 공과금, 난민 신청비, 생활비 등을 해결해야 하기에 아이들은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참아야 합니다. 참고 견디다 결국 큰 병이 되어 병원에 가게 되지만, 건강보험이 없어 병원비가 비싼 탓에 치료비를 마련할 수가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내전, 정치적 탄압, 종교적 박해, 인종 차별, 여성 할례 등의 이유로 난민이 됩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아온 난민은 7천명이 넘으며, 한국에 사는 난민이나 불법체류자의 무국적 아이들의 수는 통계조차 어렵습니다. 이 아이들은 복지 사각지대 속에서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은 누구나 이름과 국적을 가지고 부모에 의해 양육 받을 권리가 있다(7조)’라고 명시합니다. 법적인 신분을 떠나서 아동이라면 누구나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물음에 답하고자 의정부 엑소더스(EXODUS)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은 의정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소속 이주민 지원센터로, 난민을 비롯한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권리 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후원금 부족으로 난민 아동을 비롯한 이주 아동들에게 직접적인 지원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사랑의 손길 모금을 통해 이 아이들에게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고자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난 2014년 강론을 통해 “나라와 종교에 상관없이 모든 난민은 존엄성을 지켜주는 대우를 받아야 하며, 희망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도 난민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과 어머니 마리아는 아기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이집트로 떠난 사람들입니다. 이민자들을 잘 보듬어주세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주위의 난민, 또다른 예수님의 모습은 아닐까요?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고통받는 아동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 후원 계좌 : 우리은행 1005-103-259016 의정부 EXODUS

 

[2017년 7월 23일 연중 제16주일 서울주보 5면, 김지선 레지나(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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