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기타기관ㅣ단체

사랑의 손길: 마음의 집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6-27 ㅣ No.83

[사랑의 손길] “마음의 집”

 

 

‘내리사랑’이라는 말처럼, 부모에게 자식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전에는 이 말을 잘 공감하지 못했었는데, 자식을 키우다 보니 그 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에게 외면받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할까요?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얼마 전에 다녀온 경남 창원의 ‘마음의 집’에는 그런 아픔을 겪고 있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십니다. 바로 마산에 있는 한 성당 근처에서 폐지를 주우며 외롭게 생활해 오신 마리아 할머니(95세)입니다. 할머니에게는 원래 자식이 두 명 있었습니다. 그 중 아들은 사업을 위해 할머니의 재산을 한푼 두푼 내어가더니 할머니가 판자촌 쪽방 신세가 되자 발길을 뚝 끊었습니다. 시집간 딸은 암 투병 중이라 할머니를 돌볼 여력조차 없고, 사위는 돈을 빌려가 갚지 않는 처남 때문에 처가에는 발걸음도 하려 하지 않습니다. 할머니는 하루하루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사셨는데, 점점 건강이 안 좋아 지시더니 치매까지 얻으셨습니다. 결국,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께서 병원 치료를 받게 해드리고, 할머니를 모셔와 마음의 집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국가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많아요. 자녀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자녀가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경우 그분들이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은 전혀 없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마음의 집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성심의 프란치스코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그리스도 사랑의 정신과 창립자 심플리치아노 신부님의 창립 정신에 따라 가난하고 소외되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통받는 어르신들이 한가족을 이루어 편안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곳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복지 사각지대의 어르신들이 입소대상이므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전혀 없습니다. 직원이라고는 사회복지사 1명만 있고, 수녀님들께서 할머니들을 돌보는 일부터 시설 운영에 관한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계십니다. 후원금은 인건비와 생활비로 사용되기에 의료, 목욕, 주방, 미용, 청소, 정원관리 등 많은 부분에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노래 교실, 색소폰 공연, 원예 교실, 미술 교실 등 각계각층의 재능봉사자들에 의해 즐거운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수년간 마음의 집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던 보일러가 고장이 났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날씨가 따뜻해서 괜찮지만,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기 시작하면 어찌해야 할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행여 할머니들이 감기라도 걸리시면 큰일입니다. 여름이 가기 전에 보일러를 교체해야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정전에 대비해 지하에 설치했던 비상발전기도 멈춰버렸습니다. 시설들이 노후화되니 하나둘씩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안한 복도의 자바라 문도 비용 부족으로 몇 년째 교체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 시설교체비용을 마련하기가 어렵습니다.

 

돌아오는 길. 매년 마음의 집이 운영되는 게 신기하다는 사회복지사의 말이 뇌리를 스칩니다. 하느님의 보살핌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다시 한번 마음의 집에 하느님의 손길이 전해질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도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후원 계좌 : 농협 351-0844-1430-13 마음의집

 

[2017년 6월 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남북통일 기원 미사) 서울주보 5면, 김지선 레지나(홍보국)]



1,848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