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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사목 탐방: 군종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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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2-18 ㅣ No.98

[청소년사목 탐방] (12) 군종교구

 

 

군종교구는 ‘군종’이라는 특성상 국방 정책과 맞물려 사목을 펼치게 된다. 또 사제들은 보직이 1~2년마다 바뀌고, 직업 군인인 신자와 그의 가족들도 인사이동에 따라 본당을 옮기게 된다. 본당도 한 지역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90여 개 본당이 전국에 흩어져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제약이 있지만 교구에서는 사목이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신자와 신자, 신자와 본당, 본당과 본당, 본당과 지역 교구를 연결시키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져왔다. 청소년사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호에서는 군종교구 교육국장 여현국 신부와 사목국장 최병규 신부를 만나 교구 청소년과 청년사목에 대해 들어봤다.

 


교육국장 여현국 신부 - “가족과 함께 하는 청소년 프로그램 마련”

 

여현국 신부가 “군종교구는 다른 지역 교구와 연결고리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본당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다 보니 교구에서 청소년을 모아서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에 본당이 마련하는 프로그램을 돕기도 하고, 또 필요하다면 지역 교구와 연계해서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려고 합니다.”

 

주일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교육국장 여현국 신부는 군종교구는 다른 지역 교구와 ‘연결고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군종교구의 경우 청소년국이 별도로 없다. 본당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교구를 중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어려워, 대부분 본당이 자체적으로 하거나 지역교구와 연계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일학교 교재도 고정돼 있기 보단 본당 주임 사제가 직접 선정하거나 다른 교구와 연계해 마련하고 있다. 현재 주일학교가 있는 본당은 10개 내외 밖에 되지 않는다.

 

“군종교구 본당 신자들은 대부분 군인 가족들입니다. 그런데 대개 부모가 40~50대가 돼야 자녀들이 청소년 시기를 맞이하는데, 이 즈음엔 대부분 전역을 하게 됩니다. 자연히 청소년 수가 적을 수밖에 없죠.”

 

수도권에 있거나 충청남도 계룡시에 자리한 삼위일체본당처럼 육·해·공군이 모여 있는 본당의 경우엔 상대적으로 청소년들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교구 산하 본당 대부분은 소규모이고 군인들의 인사이동이 생기면 가족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시기도 있어 인원이 일정치 않다. 때문에 여 신부는 “각 본당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별도로 준비하기 보단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통합 사목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폴란드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한 군종교구 청소년들. 군종교구는 다른 교구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여현국 신부 제공.

 

 

그렇다고 교구에서 실시하는 청소년 프로그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1년에 2번, 여름에는 성지순례를, 겨울에는 스키캠프를 진행한다. 참가 청소년들의 호응도 좋고 참석률도 높다.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다보니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고, 서로 아는 사이가 많아 어울리기 편하기 때문이다. 

 

또 청소년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을 보완하고자 다른 교구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세계청년대회(WYD), 아시아청년대회(AYD), 한국청년대회(KYD)에도 참여해 청소년들이 신앙을 체험하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주고 있다. 

 

여 신부는 “비록 프로그램이 부족할 지 모르겠지만 청소년에게 하느님 체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공동체를 통해 같은 신앙인들끼리 친교를 쌓고 이를 통해 ‘성당은 즐거운 곳’이라는 마음을 갖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여 신부는 경기도 과천시에 자리한 국군 제1363부대 충호본당의 주임도 맡고 있다. 이곳 역시도 청소년 수가 10여 명으로 적은 편이다. 여 신부는 본당 청소년들에게 성당에서의 역할을 부여해 책임감을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성당에 나올 수 있도록 이끄는데 가장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여 신부는 청소년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어려운 군종교구의 여건에 대해 설명하며 부탁의 말도 전했다. 

 

“여러 상황 때문에 군종교구 혼자선 청소년 사목이 이뤄지기 힘듭니다. 지역 교구에서도 이런 상황을 이해해주시고, 우리 교구 청소년들이 지역 교구가 여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환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목국장 최병규 신부 - “청년사목 활성화 위해선 타교구 ‘협력’ 필요”

 

최병규 신부가 “군에 입대한 청년들의 목마름을 채울 수 있는 사목을 하고자 한다”며 강조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군에 입대하면 청년들이 냉담을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군대에서는 오히려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못해봤던 내적 성찰을 이룰 수도 있고 신앙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청년병사들의 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사목국장 최병규 신부는 “청년들이 군에 입대하게 됐을 때 ‘영적 갈망’이 충만한 시기가 된다”면서 “청년들의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목을 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현재 청년들의 군 복무기간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군종교구는 국방정책 상황에 맞춰 사목을 해야하는 한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군종교구가 청년 병사들에게 세례를 주는 것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들이 이어져왔다. 단기간에 많은 병사들에게 세례를 줌으로써 청년 냉담교우를 양산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교구에서는 예비신자 교리 교육 기간이 6개월 내지 1년가량 되는 경우도 있지만, 군대에서는 평균 6주간의 교육을 거치면 세례를 주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만 2만3400여 명의 청년들이 세례를 받아 20대 초반 남성 신자 증가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군 입대 후 대부분 청년들은 훈련소에서 세례를 받고 있습니다. 자대 배치 후 세례를 주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훈련소에 머무는 시기는 ‘광야’에 있는 것처럼 청년들의 신앙에 대한 열망이 강해질 때입니다. 이 시기에 청년들에게 신앙을 전하지 않는다면 자대에 가서도 성당을 찾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최 신부는 군에서 쉽게 세례를 받았기 때문에 청년들이 냉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보다는 냉담한 상태에서 군에 입대하거나 제대 후 다른 교구로 옮기는 과정에서 지역본당에 자리를 잡지 못해 신앙을 잃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필승본당 병사세례 모습. 여현국 신부 제공.

 

 

최 신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교구들과 유기적 시스템 안에서 ‘협동 사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른 교구로 전입과 전출이 많기 때문에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청년사목이 활성화되려면 교구를 초월해 ‘생애 주기별 시스템’ 안에서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교구는 지난 2015년 ‘병사세례본당’을 설립했다. ‘병사세례본당’은 가상공간에 존재하는 본당으로 교회법상의 본당과는 의미가 다르다. 병사세례자의 교적을 세례와 동시에 생성해 병사세례본당에서 관리하다 전역일에 맞춰 거주지 본당에 넘겨주는 시스템이다. 군종교구와 민간 교구 사이에 업무적인 연계가 원활히 이뤄진다면 민간 교구로 돌아간 병사세례자들을 흡수해 청년 선교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아울러 최 신부는 군종교구 내 각 본당들의 협조도 중요다고 강조했다. 한 예로 교구 성요한본당 ‘루카회’는 군인들에게 ‘엄마표 간식’을 제공했는데, 덕분에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군본당이 냉담교우를 만드는 근원이라고 생각하거나 장병 신자를 기초교리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골칫거리로 바라보기보단, 애덕의 차원에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주님의 위로를 목말라하며 교회에 찾아오는 양들을 대하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길 바라는 바람입니다.”

 

[가톨릭신문, 2017년 12월 17일, 최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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