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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생명을 살리자: 피임, 안전하게 사랑할 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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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7-24 ㅣ No.1415

[가톨릭신문-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공동 캠페인 생명을 살리자] (4) ‘피임, 안전하게 사랑할 권리인가?’ (상)


우리들의 일그러진 性… 쾌락만 좇고 생명은 ‘나몰라라’

 

 

‘피임’(인공 피임)을 하고 있다. 신자와 비신자 모두 비슷한 비율이다. 이는 신앙이 피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현실도 드러낸다. 신자들은 ‘교회에서 제시하는 생명에 관한 가르침 가운데 받아들이기 어려운 항목’으로 ‘인공 피임 금지’(2014년 44.9%)를 꼽기도 했다. ‘낙태 금지’(2014년 29.0%)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10대 청소년들의 피임 경험 또한 늘어가고 있다.

 

그런데 교회는 왜 피임을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일까? 이번 호 ‘생명을 살리자’ 공동 캠페인에서는 피임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짚어본다.

 

 

‘임신만 안 되면 된다’는 식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2014년 한국갤럽연구소와 공동으로 전국의 가톨릭신자와 비가톨릭신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명과 가정에 관한 의식 및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신자 피임 비율은 27.0%, 비신자 27.1%로 나타났다. 미혼자의 경우 신자는 9.6%, 비신자는 9.9%가 피임을 하고 있었다. 기혼자 피임율은 신자·비신자 모두 34.2%였다. 신자 55.0%, 비신자 50.6%가 피임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던 2004년 조사에 비하면 줄어들긴 했다. 게다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5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기혼여성 중 ‘현재 피임하고 있는’ 비율은 79.6%에 달했다.

 

피임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계획상 더 이상 자녀를 갖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양육비용이 부담돼’, ‘부부 중심의 생활을 하기 위해’,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피임을 한다는 응답도 이어졌다.

 

피임 방법으로는 영구피임시술과 콘돔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응급피임약(사후피임약) 복용 실태도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도 응급피임약 처방 건수는 약 16만 건으로, 2012년에 비해 1.2배 늘었다.

 

올바른 성교육 기회를 갖지 못하고 성의식도 갖추지 못한 이들은, 피임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사이트에서 얻는 경우가 많다. 한 예로 네티즌들의 질문에 네티즌들이 답해주는 유명 포털사이트 서비스에 오른 ‘피임약’ 관련 문의는, 올해 1월부터 이후 지금까지 6만8800여 건을 넘어섰다. 

 

최근엔 TV 광고를 통해서도 경구피임약과 콘돔 등의 광고가 확산되고, 거리에는 청소년 전용 콘돔 자판기까지 설치됐다. 이 자판기는 “콘돔은 성인전용 용품이 아니다”, “콘돔은 건강한 성문화를 만드는데 필수”라는 등의 홍보문구들과 함께 등장했다. 최근 사회 각계에서는 청소년이 성에 눈뜨는 나이가 갈수록 어려진다는 이유로, 피임교육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학교에서조차 임신만 안 되면 된다는 식으로, 생물학적이고 기능적인 성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을 제공한다. 실제 콘돔 사용법과 피임약 복용법을 알려주는데 머무르는 성교육이 많아, 청소년들이 콘돔이나 피임약 홍보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피임이란 무엇인가

 

피임(避姙)이란 글자 그대로 임신을 피한다는 뜻이다. 실제로는 성행위시 임신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는 부부행위의 본질에서 벗어난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 수정을 막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피임’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이미 문제점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는 피임을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피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설명한다.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높아지고 가족계획이 보편화되며 특히 청소년들의 성행위가 증가되는 현실에서, 피임은 단순히 인구 억제정책에서 벗어나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함으로써 여성과 남성, 나아가 가족의 안녕과 삶의 질의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피임이 실제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이고, 가족계획을 실천하고,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성행위를 할 수 있는 예방책이 되고 있는가? 여성과 남성, 나아가 가족의 안녕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가? 성행위(부부행위)는 근본적으로 ‘생명을 지향하는 부부사랑의 행위’다. 따라서 인위적 수단을 활용해 이를 적극적이고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생명과 사랑을 지향하는 부부행위의 목적에 어긋난다. 특히 성의 본질적인 목적이 의도적으로 억압됨으로써, 성이 육체적 쾌락의 도구로만 전락하게 된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이동익 신부는 “인공 피임 방법의 발달은 고귀한 성을 한낱 쾌락의 도구로 전락시킨 측면도 크다”면서 “이로 인해 성의 문란은 가속화됐고 이에 따른 부작용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피임 사고방식은 생명경시현상을 가져왔고, 피임의 실패는 낙태로도 이어졌고, 이로 인한 여성의 건강 악화와 죄의식 등의 부작용이 생겨났다.

 

 

피임이 아니라 자연출산조절로

 

교회는 “남자든 여자든 영구적이든 일시적이든 직접 단종(斷種)시키는 것은 단죄해야 한다. 또한 부부행위에 선행하거나 동반하거나 그 필연적인 결과로서, 피임을 목적으로 방법을 강구하는 모든 행위를 배격해야 한다”(바오로 6세 교황 회칙 「인간 생명」, 14항)고 가르친다. 아울러 “피임과 낙태는 둘 다 생명을 원하지 않는 정서를 바탕으로 하며, 성문제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쾌락주의 사고방식과 출산을 자기성취의 방해물로 여기는 자기중심의 자유 개념을 포함한다”고 지적한다. 즉 “성관계의 결과로 생겨날 수 있는 생명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하는 적이 되며, 낙태는 피임이 실패할 경우 결정적 해답이 되는” ‘죽음의 문화’가 바탕에 깔려있다고 지적한다.(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회칙 「생명의 복음」, 13항) 

 

그렇다면 가톨릭신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피임’을 피하기만 하고, 본능적인 욕구는 억누르기만 해야 하는 것일까? 일부 신자들은 교회가 개별적인 부부행위까지 간섭해야 하는가를 되묻기도 한다.

 

바오로 6세 교황은 “부부행위와 임신, 출산 등은 사람의 생명과 행복에 직접 관계되는 일들이므로, 교회가 무관심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교회는 부부가 출산을 조절해야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생식 능력에 내재한 자연 주기를 이용해 불임기에만 부부행위를 함으로써” 출산을 조절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가르친다. 이는 “자연에서 받은 능력을 정당하게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인간 생명」, 16항)

 

하지만 신자들도 많은 경우, 피임과 자연출산조절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교회는 피임이 단순히 인공적이기 때문에 단죄하는 것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사용하는 기술보다 “부부행위의 인격적 차원”에 있다. “피임에는 새 생명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성행위로부터 배제하려는 사고방식이 내재하며, 본성적으로 그 행위에 결합돼 있는 책임 있는 결정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자연조절방법을 사용하면, 부부는 그들의 성행위에 변화를 줘야 한다. 임신을 원치 않는다면 성행위를 절제하기로 자유롭게 결정하고, 그 절제하는 책임을 받아들인다. 결과적으로 부부는 책임 있는 성행위를 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행위는 기본적으로 생명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자세에서 출발할 수 있다. 피임의 경우엔 부부의 책임을 약품이나 기구 등의 ‘기술적인 장치’에 떠넘기게 된다.

 

‘한국 행복한 가정운동’ 이숙희(데레사) 대표는 “출산조절을 하는 데 있어 자연적인 방법이 어떤 인위적인 방법보다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일반인들은 물론 보건 관련 전문인들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낙태를 막기 위해 피임을 허용해야 한다, 즉 큰 악을 막기 위해 작은 악은 허용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돼선 안된다”고 전했다. 특히 “자연출산조절방법은 건강한 부부생활과 건강한 임신, 참된 인간성 회복을 돕는 방법”이라고 밝히고 “가정의 생명문화를 바로잡는 데에도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사랑과 생명은 분리될 수 없기에, ‘피임’은 피해야 할 죄다. 또한 피임은 책임 있고 윤리적인 삶, 인간 존엄성의 품위에 어긋나는 방법으로써, 국가 권력이 강제로 요구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가톨릭신문, 2017년 7월 23일, 주정아 기자]

 

 

[가톨릭신문-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공동 캠페인 생명을 살리자] (4) ‘피임, 안전하게 사랑할 권리인가?’ (하)

 

‘성교육=피임교육?’ 왜곡된 인식 개선 시급하다

 

 

청소년 전용 콘돔 자판기까지 설치됐다. ‘누구나 안전하게 사랑할 권리가 있습니다’라는 안내문구와 함께. 교육현장에서조차 ‘성교육의 왕도는 피임교육’, ‘노콘노섹(콘돔 없인 섹스도 없다)은 상식’이라고까지 표현이 오가는 실정이다. 게다가 많은 의사들은 “피임약에 대한 오해와 무지 때문에 복용을 꺼리고, 이러한 결과는 낙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한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갖가지 피임 방법들이 일으키는 부작용에 대해 정확히 알고, 근본적으로 의식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올바른 교육이 절실한 때다.

 

 

무분별한 홍보

 

피임과 관련해 최근 가장 이슈가 된 것은 청소년 전용 콘돔 자판기였다. 이 자판기에 100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콘돔 2개가 나온다. 정면에는 ‘만 19세 이상 성인은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 이를 두고 일부 매체들은 ‘청소년에게도 건전 성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는 식의 기사를 남발했다. 일부 성인들은 ‘어떤 법률도 청소년의 콘돔 구입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워 자판기 설치와 콘돔 판매를 지지했다. 

 

이 자판기를 설치한 업체는 “중요한 것은 콘돔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인식 탓에 사용할 수 없어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사회 곳곳에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지난 4월에는 ‘청소년 보호법 제58조 3호’에 대한 헌법소원까지 청구했다. 업체 공동대표는 “일부 콘돔(돌출형과 사정 지연형 등)이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지정돼 통상적으로 콘돔이 성인용품으로 비춰진다는 것이 문제”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콘돔을 홍보하는 기사들도 구매만 부추기는 사례가 허다하다. 인기 콘돔들을 소개한 한 기사는 “콘돔은 가장 안전하고 가장 쉽고 가장 해롭지 않은 피임 도구다. 요샌 콘돔 품질이 점점 좋아지고…”로 시작한다. 이 기사는 인터넷 게재 3일 만에 페이스북 노출 건수 166만7742건, 트위터 확산 36만4213건을 기록했다. 

 

“…사랑의 걱정이 줄어든다”, “…후회 없는 사랑을 위해”, “…간단하게 먹습니다” 등의 TV 홍보 문구를 내세운 피임약은 국내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광고들은 올바른 정보 전달보다, 제품의 이미지를 드러내는 데 더욱 주력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게다가 일부 병원 사이트들은 초기 낙태약과 같은 응급피임약에 대해 ‘가임기 여성의 필수상식’이라는 홍보를 서슴지 않는다. 

 

‘사랑과 책임 연구소’ 이광호 소장은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안전한 피임이 성인은 물론 청소년들의 인권이라면, 이들이 판매하는 콘돔과 약의 임신 억제 확률도 100%가 아니라는 사실을 함께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교육=피임교육’이라는 잘못된 공식이 확산돼 있고, 대중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언론도 이러한 피임교육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무분별한 복용

 

피임약은 이미 보편적인 사전 피임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일반 경구피임약도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피임약 광고는 물론 약사의 복약지도 중에도 피임의 필요성만 강조하는 경우가 즐비하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2013~2015년 전국 15~59세 남녀 6500명을 대상으로 피임제 사용 실태 및 부작용 발생 등에 관해 조사한 결과, ‘사전 피임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여성은 33%에 불과했다. 알고 있는 정보 또한 의·약사로부터 얻은 경우는 24% 남짓이었다. 반면 주변 사람들이나 광고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경우는 47%에 달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조차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약이 많다보니, 쉽게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일반 피임약은 호르몬을 이용해 배란 등을 막는 방법이다. 때문에 올바른 복약지도를 받고 먹지 않으면 동맥·정맥 혈전색전증, 유방통, 오심, 두통, 기분 및 체중변화, 예상치 못한 자궁출혈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자궁경부암과 유방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게다가 흡연자들이 피임약을 먹게 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한다.

 

피임주사나 몸속에 이식해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방식인 임플라논 등도 골밀도를 감소시키거나 각종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호르몬제를 이용한 피임약과 장치가 우울증 위험을 평균 3배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응급피임약은 그야말로 ‘응급피임약’이다. 호르몬 용량이 일반피임약의 10~12배나 된다. 이 약은 의사의 처방 없이는 구입 및 복용할 수 없는 전문 의약품이며, 일반 피임약이 일으키는 각종 부작용에 더해 자궁외임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 응급피임약을 수차례 복용한 여성이 갑자기 사망한 사례도 있다.

 

이 약은 성관계 후 대략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배란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난자와 정자의 수정을 방해하거나 수정란이 초기 생명체인 배아 상태로 자궁에 착상하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교회는 응급피임약을 ‘조기 낙태약’이라고 보고, 이 약을 배포·처방·복용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부당하다고 강조한다.

 

김찬주 교수(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는 “마치 사탕을 입에 넣듯 쉽게 응급피임약을 먹고, 물놀이를 간다고 피임약을 한꺼번에 몇 알씩 먹고, 월경이 귀찮다고 평생 피임약을 먹는 경우까지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하는 약도 장기 복용하거나 남용하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선 피임약에 대한 복약 지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고, 올바른 생명윤리의식을 갖추도록 지속적이고 폭넓게 교육하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 김찬주 교수 - “단순한 피임교육 아닌 ‘생명교육’부터 이뤄지길”

 

“성교육이 아니라 생명교육부터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피임교육이 아니라 불임이라는 결과까지 가지 않도록 몸을 올바로 알고 돌볼 수 있는 긍정적인 예방교육을 확산해야 합니다.”

 

김찬주 교수는 의학자 양성은 물론 대학병원 외래진료, 중·고등학교 현장 교육 지원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산부인과 전문의다. 

 

특히 김 교수는 학교 교육 현장에서 길어 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을 위한 올바른 생명교육을 펼치기 위해서는 이를테면 피임을 해야 한다-하지 말아야 한다 혹은 부작용이 있다-없다는 식의 일방적인 강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인간 몸이 가진 능력, 특별히 여성들이 아기를 잉태하고 출산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해 알려주는 방식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생리대를 사거나 매달 월경을 하는 것조차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들, 피임약이 실제 어떤 작용을 하는 어떤 성분의 약인지도 이해하지 못한 이들에게 피임만을 강요하면, 결국에는 그릇된 성의식만 남게 된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가톨릭계 학교에서부터 먼저 자기 몸의 구조와 능력, 월경의 역할, 임신 및 출산에 관해 제대로 알고 성의 의미와 생명의 가치를 체득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을 지원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이러한 교육이 이어지지 않으면 “무분별한 피임 실태와 불임을 겪는 이들이 증가하는 현실을 막기 어려우며, 여성 건강은 더욱 훼손되고 저출산 또한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김 교수는 국내 가톨릭 의료 현장에서부터 이른바 ‘10대 전문 클리닉’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전문 클리닉은 청소년들이 가톨릭 영성을 바탕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고, 단순한 피임교육이 아닌 생명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산부인과 운영 구조로는 10대 청소년들이 전문적인 상담과 진료를 받는 환경을 조성하긴 쉽지가 않다. 

 

“4차 혁명 시대 혹은 인공지능 시대라고들 말하지만, 여전히 사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며 생명은 은총입니다. 이러한 생명 의식 교육을 어릴 때부터 제공하고 의료적인 지원도 보편화해야 합니다.” [가톨릭신문, 2017년 8월 6일, 주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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