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가톨릭 교리

신앙교리: 하느님과의 화해의 성사인 고해와 성체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5-09 ㅣ No.1806

[공부합시다! 신앙교리] 하느님과의 화해의 성사인 고해와 성체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통한 하느님과의 화해

 

가톨릭교회 신자들의 성사생활을 위해서는 특히 성체와 고해 두 성사가 중요합니다.

 

물론 세례를 비롯한 다른 성사들도 중요하지만 다른 성사들과는 달리 성체성사와 고해성사는 한 번만 수여되지 않고 여러 번 계속해서 수여된다는 의미에서 특별히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이 두 성사는 같은 화해의 성사로서 상호 깊은 관련 속에 있는 성사들이며, 완전히 독립되어 집전되는 개별성사라기보다 성호간의 권고로서 서로 보완하고 완성되는 성사들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과의 화해로서의 고해성사

 

적지 않은 신자들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일이 바로 고해성사를 보는 일 것입니다. 고해성사만 아니라면 성당에 다니는 일이 훨씬 쉬울 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고해성사는 우리가 죄를 지어 손상시킨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성사입니다.

 

한마디로 하느님과 죄인과의 화해를 위한 성사가 고해성사인 것입니다. 예전에 고백성사라 불리던 것이 고해성사라고 불린 것도 화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고해성사야말로 ‘회개와 화해의 성사’라고 하시면서,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성세 후에 범한 심각한 죄에 대해 사함을 받고 용서를 얻을 수 있는 정상적 방법은 참회의 성사”임을 강조하셨습니다.

 

 

고해성사의 목표: 죄인의 회개와 구원

 

하느님과 죄인의 화해는 하느님에게서 멀어진 죄인의 구원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죄인의 회개는 죄인과 하느님과의 화해를 위한 기초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회개는 세례와 더불어 시작하고 고해성사를 통하여 계속됩니다.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용서의 은총이 세례를 통하여 시작되고 고해성사로써 계속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죄인이 회개하고 하느님과 화해하는 일이 고해성사의 목표라고 하겠습니다. 죄인은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용서로 구원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고해성사의 근거와 발전

 

고해성사에 관한 가톨릭의 가르침은 다음 성경말씀들에 기초하여 발전하였습니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태 18,20)라는 말씀과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3)라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고해성사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드로를 비롯한 사도들에게 위임하신 사죄권을 기반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고해성사가 오늘날과 같은 형식의 성사가 되기까지는 약 12세기가 걸렸습니다. 교회의 일곱 성사 가운데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성사가 고해성사인데, 초기교회에서 고해성사의 유래가 된 참회예식은 교회의 파문원칙을 배경으로 거행되었습니다.

 

즉 교회공동체의 친교를 뜻했던 성찬의 식사로부터 근본적으로 제외된 “죽을 죄를 지은 사람이 영성체를 하기 위해서는 공개적인 화해를 필요로 했던 것”이고, 이런 현실적인 이유와 필요성에서 참회예식이 거행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아 6세기까지는 여러 가지 참회예식이 개발되었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배교자들 때문에) 공개적으로 거행되다가 후에 개인의 비밀을 보장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거행되게 됩니다. 이러한 참회예식은 이미 일종의 성사로서 여기에서 오늘날과 같은 고해성사의 형태가 발전하였습니다.

 

 

또 다른 화해성사인 성체성사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가르침을 볼 때, 그분께서 세우신 성체성사는 당신의 십자가상의 제사를 기념하고 재현하는 것으로서, ‘죄인인 인간’과 ‘용서를 베푸시는 하느님’과의 화해를 가장 잘 드러내는 또 하나의 화해의 성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체성사를 세우시면서 “모두 이 잔을 마셔라. 이는 죄를 용서해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태 26,28) 라고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이 말씀에서 잘 드러나듯이 성체성사는 분명하게 ‘죄의 용서’와 연관되어 있는 것입니다. 과연 예수님께서는 죄인들에게 하느님과의 화해를 성체성사를 통하여 전해주길 원하셨고 또 전해주셨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용서와 화해의 성사’인 성체성사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으로서 스스로를 제물로 봉헌하셨습니다. 성체성사를 통하여 하느님과 인간과의 화해가 계속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성체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봉헌자이시면서 동시에 봉헌물이 되시는, 우리 구원의 봉헌이며 새로운 계약의 봉헌입니다.

 

 

성체성사 안에서의 기도: ‘죄의 용서’와 ‘죄로부터의 보호’

 

성체성사는 ‘세상의 구원’과 ‘죄의 용서’를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봉헌’이면서 ‘식사’입니다. 이런 점에서 성체성사 안에서는 ‘죄의 용서를 위한 청원기도’가 여러 번 바쳐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중25주간 수요일 미사에서 예물기도가 그렇습니다. “주님, 저희가 주님의 사랑을 믿고 거룩한 제단에 예물을 봉헌하고자 모였으니, 이 미사로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이 미사가 새로운 생명의 근원이 되게 하소서.”

 

트리엔트 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성체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일상의 과오로부터 해방되게 하고 대죄로부터 보호받게 하는 해독제로 삼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또한 공의회는 미사성제가 속죄의 봉헌임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성체성사에 있어서의 화해라는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영성체 전에 사제가 조용히 바치는 기도도 이런 관련 하에 보입니다. “그러므로 이 지극히 거룩한 몸과 피로 모든 죄와 온갖 악에서 저를 구하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이 제게 심판과 책벌이 되지 않게 하시고 제 영혼과 육신을 자비로이 낫게 하시며 지켜주소서.”

 

사제가 신자들을 영성체로 초대하는 말씀도 용서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우리는 고해성사를 통해 영성체를 준비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 영성체로써 사랑뿐 아니라 죄의식도 일깨워 하느님의 용서를 향한 희망과 욕구를 가지고 고해성사로 이끌려가게 됩니다.

 

우리를 하느님과의 화해로 이끄는 성체성사와 고해성사를 더 아끼고 사랑하는 우리 레지오 단원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5월호,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대교구 계산주교좌성당 주임, CBCK 교리교육위원회 위원)]



5,040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