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운영원칙
Help Desk
교육ㅣ심리ㅣ상담
|
[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10년째 해 온 구역반장…이제 그만하고 싶습니다 |
|---|
|
2017-04-03 ㅣ No.379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10년째 해 온 구역반장…이제 그만하고 싶습니다
질문
30대부터 해오던 구역반장을 벌써 10년째 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만하고 싶습니다. 주위에 보면, 각자 자기 생활이 바쁘다면서 교회 활동을 귀찮아하는 모습이 너무 얄밉습니다.
각자 사정들이 있겠지만, 저도 그냥 놀고 있는 사람은 아닌데 이 정도면 성의를 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답변
강론 중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느 신학교 4학년 기말시험이 있던 날 아침에 큰 도로에서 대형교통사고가 났더랍니다. 신학생들 중 일부는 부상자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시험을 포기하고 사고 수습을 도왔습니다. 그런데 일부는 신부가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기말시험을 보기 위해 학교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시험 장소에 도착해 칠판을 쳐다보니, “교통사고 현장에 환자를 두고 온 당신이 선택한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적혀 있더랍니다. 담당 교수님은 교통사고 현장을 지나치고 기말고사를 위해서 발걸음을 옮긴 신학생들에게, 앞으로 신부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었답니다. 봉사하는 삶은 ‘자기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입니다.
성경에 마리아와 마르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집으로 예수님을 초대한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음식 준비에 바쁜 마르타는 주님 발치에 앉아 한가로이 말씀을 듣고 있던 마리아에게 불만이 생겨, 예수님께 불평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마리아가 ‘좋은 몫’을 가졌다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교회 봉사활동으로 보자면, 분명 마르타도 ‘좋은 몫’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의 불평을 들으시고, 마리아의 역할도 ‘좋은 몫’임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 역할에 따라 ‘좋은 몫’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긍정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성경, 불경, 코란 등 주요 종교들의 경전과 철학에 관한 저술들을 통해 공통적인 미덕을 정리했습니다. 그중에서 세계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6가지 미덕은 ‘지혜와 지식’, ‘용기’, ‘사랑과 인간애’, ‘정의감’, ‘절제력’, ‘영성과 초월성’ 등이었습니다.
이러한 여섯 가지 미덕 중에 ‘나다운 모습을 지켜주며 내가 발휘할 때 기쁨을 느끼는’ 특성을 다시 24가지로 분류하고 이를 ‘강점’이라고 합니다. 긍정심리학자들은 개인의 강점을 충분히 계발하고 발휘함으로써 각자 선택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삶을 구현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합니다.
특히 ‘사랑과 인간애’라는 미덕은 ‘친절, 아량, 사랑하는 능력’과 ‘사랑받는 능력’과 같은 강점들이 있습니다. 이타성과 관련된 강점들입니다. 이와는 다르게 ‘절제력’이라는 미덕은 ‘자기통제력’, ‘신중함’, ‘겸손’ 등의 강점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자기 욕구나 충동을 자제하고 기다릴 수 있는 능력으로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보다는 맡은 역할을 완수하는 데에 힘쓰며 자기를 낮추고 자만하지 않는 강점을 보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개인은 각각 추구하고 싶은 가치를 찾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교회에는 다양한 봉사활동 분야가 있습니다. 아마도 개인마다 관심을 갖는 봉사활동이 있을 것입니다. 봉사는 자신이 관심있는 일, 자기 주변에 가까이 있는 일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자원봉사의 결정은 강요보다는 개인 스스로가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7년 4월 2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0 2,417 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