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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영혼을 여는 문 이콘: 성모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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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2-12 ㅣ No.333

[영혼을 여는 문 이콘] ‘성모찬가’

 

 

‘성모찬가(아카티스토스) 이콘’, 16세기, 러시아.

 

 

이 이콘에는 성모님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평생 동정이며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찬미하는 노래를 형상화시켜 놓았다.

 

희랍어 성모찬가 즉 ‘아카티스토스 찬미가’는 비잔틴 전례를 거행하는 교회에서는 어디서나 불려지고 있으며, 한때 서방 교회에서도 널리 불려지던 유명한 찬미가였다.

 

626년경 콘스탄티노플이 함락 위기에 처하자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는 이 도시를 성모께 봉헌하고 기도해 승리를 거두게 됐고, 이 찬미가를 지어 승리에 대해 감사드렸다.

그러나 또 다른 전승에 따르면 동방교회는 초 세기부터 ‘말씀이 사람이 되신 신비’의 핵심적 요소로 동정마리아를 묵상해 왔고, 또 마리아께 대한 굳은 공경과 애정을 드렸다고 한다.

 

그들은 주로 마리아의 동정, 천주의 모친으로 부름 받은 마리아의 위대성, 천주의 성전이신 마리아, 은총의 통로이신 어머니, 구원의 어머니이심을 역설해왔다. 따라서 동정마리아께 대한 신심이 이런 찬미가를 지어 부르게 했다고 한다.

 

아카티스토스는 “서다” “서 있다”라는 뜻이다. 이 찬미가는 다른 어느 찬미가보다 길지만 끝까지 모두 일어서서 바치는 데에서 이 이름이 유래했다. 따라서 아카티스토스 찬미가는 최고의 존경과 영예를 성모님께 드리는 찬미와 감사의 찬가이다. 한국의 정교회에서는 이를 직역해 ‘성모 기립 찬양’이라 부르고 있다.

 

아카티스토스 찬미가는 희랍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모두 24절로 구성돼 있다. 첫 12절은 복음에서 유아기의 내용을 노래한다. 나머지 12절은 강생의 신비와 마리아의 신적모성에 대한 관상이다. 그 다음에는 아주 구체적으로 마리아께 집중해, 13절부터 24절까지는 마리아의 동정, 잉태, 신적 모성, 동정 출산, 동정녀들의 동정녀, 크리스찬 제국의 수호자이신 마리아를 노래한다.

 

여기서 사용된 주요 자료는 성경이고, 그 다음은 4~5세기 당시 교부들의 마리아 신학이다. 즉, 동정녀는 천주의 모친이 됐고, 마리아의 동정은 위대하며, 마리아는 신자들의 중재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성모님 주위에는 구약에서 이미 메시아와 마리아의 잉태와 출산에 대해 예언과 찬미가 있었음을 나타낸다. 성모님의 왼쪽부터 각 예언자들이 들고 있는 상징은 ‘하바꾹 - 거룩하신 이가 파란 산에서 오신다’, ‘예레미아 - 모든 말씀을 한권의 책으로 기록 하였다’, ‘아론 ? 아론의 막대기에 싹이 나오고 꽃이 피고…’ 등이다.

 

* 장긍선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소장) - 국내 이콘 분야에서는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정교회 모스크바총대주교청 직할 신학교에서 ‘비잔틴 전례와 이콘’ 과정 등을 수학한 후 디플로마를 취득, 이콘 화가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1992년 사제품을 받았다.

 

[가톨릭신문, 2017년 2월 12일, 장긍선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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