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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와 천주교 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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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1-09 ㅣ No.413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와 천주교 교세


천주교 신자 줄어드는 위기 속 ‘새로운 복음화’ 절실

 

 

최근 발표된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는 지속적으로 신자 수를 늘리며 승승장구하던 한국교회에 큰 충격을 줬다. 천주교 신자 수가 2005년 조사 결과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통계 조사방법과 결과를 토대로 천주교 신자 감소 이유를 추론하고, 감소하는 교세에 대해 향후 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점검해 본다.

 

 

2005 VS 2015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천주교 신자는 총 389만 명으로 전체 인구 4905만 명 중 7.9%의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2005년 514만 명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주교회의는 매년 「한국천주교회 통계」를 발간한다. 천주교는 교적 관리가 잘 되어 있어 대체로 타 종교나 종파보다 그 통계가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2015년 시점 교적에 등재되어 있는 천주교 영세자 수는 565만5504명으로 인구 대비 신자 수는 10.7%이다. 

 

하지만 통계청 조사는 본인에게 현재 자신의 종교가 무엇인지를 물어 확인한다. 주교회의 통계는 세례 받은 사람들을 신자 수에 넣기 때문에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종교인구보다 더 많이 나오게 된다.

 

예를 들어 세례를 받았지만 타종교로 개종을 한 경우, 군부대 등과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 충분한 교리나 신앙에 대한 인식 없이 세례를 받은 경우, 오랜 냉담으로 천주교 신자라는 자의식이 없는 경우, 80세 이상 사망자에 대한 교적정리가 되지 않은 경우 등이 포함된다. 

 

이는 타 종교도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통계청의 조사방식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각 종교가 내어놓은 종교인구보다 적게 나오는 것이 정상적이고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1985년, 1995년에는 종교별 자체 집계보다 통계청 조사가 더 적게 나왔다.   

하지만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통계청은 2005년 11월 1일 현재 총인구(내국인) 4704만1434명 가운데 천주교 신자가 514만6147명으로 10.9%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995년 조사의 경우 295만730명(총인구의 6.6%)이었다. 한국교회는 10년 전인 1995년보다 74.4%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당시 주교회의 통계에 등록된 신자 총수 466만7283명(총인구 대비 9.5%)보다 훨씬 많은 숫자였다. 한국교회는 교회의 놀라운 약진이 다수의 사람들이 스스로 천주교 신자라는 자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즉 세례 받은 신자는 물론이고 예비신자나, 교회에 호감을 보이고 입교를 열망하지만 아직 세례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이 천주교 신자로서 자의식을 갖고 있었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교회는 이러한 현상을 미래 교회의 잠재력이고 희망이라고 보았다.

 

 

방문조사 VS 인터넷 조사

 

10년이 지난 뒤, 상황은 역전됐다. 신자 수의 증가는커녕 큰 폭(-24.4%)으로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계 조사 결과가 2005년과 2015년 각기 다른 조사 방식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5년 조사와 2015년 조사에는 큰 차이가 있다. 2005년까지 인구주택 총조사는 전수조사 형식을 취하면서 조사원들의 방문조사로 이뤄졌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전원 신부는 “방문조사의 경우는 남성보다는 가정에 있는 여성이, 젊은이보다는 노인이 조사에 참여했을 개연성이 높다”면서 “집에 남아 있는 참여자들은 가정을 대표해 조사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들은 아직 세례를 받지 않은 자녀들이나 손주들까지 미래 가능성을 가진 희망 신자들로 포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2005년까지는 대체로 가정방문 중심으로 조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노령화된 불교나 천주교에 다소 유리한 지표가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5년부터는 전산 프로그램을 도입, 인터넷을 통해 자기가 스스로 기입하는 개별 참여가 확대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55% 이상의 표본이 인터넷을 통해 참여했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젊은 층의 참여가 높아지면서 보다 명확하게 자신의 종교를 적시한 것이다. 인터넷 조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도의 종교생활의 충실성과 열성도에 따라 향후 종교인구 지표도 따라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방식에 있어 또 다른 차이점은 설문지의 종교 표기법이다. 1995년도 조사까지는 불교, 개신교(기독교), 천주교로 표기되어 있었다. 이런 표현은 관례상 종파를 구분할 때 쓰는 것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5년 조사에서는 ‘기독교(개신교)’, ‘기독교(천주교)’로 표기해 기독교라는 말을 앞에 두고 천주교와 개신교를 구분하고 있다. 전 신부는 “특히 나이 많은 신자들에게는 조사 당시 혼동을 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상대적으로 천주교와는 달리 개신교를 기독교로만 알고 있는 많은 개신교인들이 혼동으로 천주교로 이동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2005년 조사 지문 문항의 변경과 조사 방식에서 혼란이 있었고, 이번 2015년의 인구주택총조사는 이전 조사보다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전원 신부는 “앞으로 조사와 통계 방법은 계속 진화해 더 정확하고 정교한 조사와 통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종교 인구는 각 종교별로 자신들의 신도 수가 얼마라고 주장한다 하더라도 많은 허수들이 그대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면서 “종교별 자체 조사보다 통계청 조사 자료가 통상적으로 한국사회 종교 비율을 결정할 때 권위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주교 신자는 인구대비 7~8%

 

전원 신부는 이번 통계 결과를 두고, 2005년의 74% 증가라는 조사결과를 오류라고 가정해봤다. 이어 주교회의 통계의 신자 수 증가추이와 인구주택 총조사의 증가율을 추산해 2005년 천주교 신자 수를 추정했다. 그 결과 2005년도 인구주택 총조사 추정 신자 수는 398만4615명, 인구대비 신자비율 8.0%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신자 389만 명, 인구대비 신자비율 7.9%와 유사한 수치다.

 

전 신부는 “2005년에서 2015년 10년간은 24.4%라는 충격적인 신자 감소가 일어난 것이 아니라 신자라고 응답하는 자의식을 가진 신자가 미미하게 감소하거나 정체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주교회의 통계가 보여주는 교적상의 신자 수는 분명 성사적 의미에서는 천주교 신자다. 

 

전 신부는 “가톨릭 신앙을 거부하든 타 종교로 개종을 했든 언젠가는 찾아야 할 ‘잃어버린 양’일 뿐이지 신자로서 제외되어야 할 대상은 아니다”고 밝히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교회가 인식하는 현재 인구대비 천주교 신자 10.7%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교회가 관리하는 현재의 신자 수만 바라보며 만족해서는 안 된다. 전 신부는 “이번 조사가 어느 조사보다 더 통계학적으로 정확하고 또한 개개인이 종교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표현했다고 할 때 실제 천주교 신자 수는 7~8%대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의 향후 대응 방안

 

지금까지 교적상의 영세자 수는 꾸준히 늘어났다. 하지만 통계청의 조사에서는 천주교 신자 수가 정체돼 있거나 줄어들고 있다. 교회는 이 사실을 커다란 위기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전 신부는 “교회가 겸허하고 열린 자세로 교회가 처한 위기를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그 원인을 진단하고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우선 전 신부는 교적상 영세자 수를 늘리는 것보다 세례 준비 때부터 철저한 신앙교육을 통해 충분히 신자로서의 자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회가 체계적인 교리교육을 통해 초기부터 신앙을 깊이 받아들이도록 도와주고, 세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신앙을 심화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교회가 쇄신을 통해 교회 안에 유입된 세속주의를 탈피하고, 신자들이 교회 본연의 정체성과 사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재교육할 필요가 있다. 성경공부와 말씀 나눔 등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활발한 사목활동이 요구된다. 

 

아울러 교회를 떠난 냉담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전 신부는 “각 교구와 본당이 전담 부서를 만들어 교회의 소식을 전해주는 등 부단한 관심으로 이들이 천주교 신자임을 자각시키며 다시 신앙을 찾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가톨릭신문, 2017년 1월 8일, 최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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