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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미사

[전례] 펀펀 전례: 교회의 복잡한 혼인절차,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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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12-04 ㅣ No.1559

[펀펀(FunFun) 전례] (47) 교회의 복잡한 혼인절차,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가정 꾸리는 데 따른 책임과 의무 가르치기 위해

 

 

티모: 세라 자매님. 어디를 그렇게 바쁘게 가세요?

 

세라: 안녕하세요, 신부님. 결혼을 앞둔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에요. 

 

티모: 기쁜 마음으로 축하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혼술’, ‘혼밥’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것을 힘들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런 때일수록 가장 작은 단위의 공동체인 혼인의 의미가 강조되어야 하지 않을까 종종 생각했는데 친구분이 제 생각을 실천해주신 것 같아 기쁘네요. 

 

세라: 그런데 신부님, 친구는 성당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긴 한데 그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결혼 준비하느라 시간도 없는데 성당에 가야할 일이 너무 많다고 엄청 힘들어하더라고요. 

 

티모: 글쎄요. 가정을 꾸리는 데 따르는 의무와 책임을 생각한다면 그에 관한 교육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하는 게 솔직한 제 생각이에요. 혼인 준비를 혼수와 예식 같은 외적인 준비 정도로 생각하는 건 정말 큰 잘못인 것 같습니다. 혼인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데 문제가 발생하고 그 문제가 자녀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물론 성당의 혼인 절차가 복잡하긴 하죠. 하지만 가정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그 과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마련한 절차들이랍니다. 본당 주임사제와의 면담, 설문지 작성, 혼인교리 이수, 가족 증명서 첨부, 혼인공시 등은 혼인의 목적과 중요성을 드러내고, 혼인이 은총의 성사라는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이지요.

 

민이: 하긴 혼인은 일생일대의 중요한 사건이고 교회적으로도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 성령의 은총이 함께하는 예식이죠. 

 

티모: 그럼요. 혼인 당사자들에게 혼인의 의미와 가치를 알려주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시켜주는 등 성당처럼 혼인 준비를 해주는 곳도 드물답니다. 혼인성사에서 가장 중요한 예식이라 손꼽히는 ‘혼인동의’ 역시 교회가 보는 혼인의 의미를 잘 드러내죠. 고대 로마에서 행하던, 오른손을 잡고 혼인동의를 하는 예식이 교회로 들어와 9세기 후반에는 성당 문에서 혼인동의를 밝히는 방식으로 정착했죠. 이 예식은 가족과 교회 공동체 앞에서 행하는 자유로운 혼인동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랍니다. 또한 혼인성사 중 주님의 기도 후에 혼인축복기도를 행하며 창조 때부터 남자에게 여자를 불가분의 내조자로 주셨음을 기억하게 하고 하느님께서 부부의 인연을 숭고한 성사로 축성, 하늘나라의 영원한 행복에 이르도록 기원하지요. 

 

민이: 혼인미사에 참례할 때 주의사항 같은 것이 있을까요?

 

티모: 주의사항이라기 보다는 일반 사회 결혼식과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사회 결혼식의 경우 예식이 짧은 데다 대부분 사람들이 축의금을 내고 바로 식당으로 가기에 결혼식을 끝까지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혼인미사는 다릅니다. 미사 참례자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참례해야 하고, 예식을 지켜보며 진심으로 신랑과 신부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좋겠지요.

 

[가톨릭신문, 2016년 12월 4일, 지도 윤종식 신부(가톨릭대 전례학 교수), 정리 우세민·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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