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0일 (목)
(녹)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흔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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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3-05 ㅣ No.621

[레지오 영성] “흔들어 주세요”

 

 

탄산 음료수 중에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써니텐’을 아십니까? 그러면 ‘써니텐’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입니까? 아마 대부분 “흔들어주세요”라는 광고 문구를 말씀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탄산 음료수를 흔들어서 마신다는 것은 당시 그 누구도 상상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콜라나 사이다를 흔들었다가 봉변을 당했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탄산 음료수를 절대 흔들어 마시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광고는 흔들어달라고 말합니다.

 

‘써니텐’은 과즙 10%를 의미하는 이름입니다. 물론 지금 현재는 과즙 대신 식용 색소를 이용하기에 1%의 과즙도 들어 있지 않지만, 처음 출시 될 1974년에는 실제 과즙 10%가 들어 있었습니다. 과즙이 들어 있는 고급 음료수로 세상에 알리려고 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 음료수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과즙이 탄산보다 비중이 높아서 시간이 지나면 아래에 가라앉는 것입니다. 막걸리처럼 말입니다.

 

당시 막걸리는 싸구려 술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막걸리처럼 흔들어야 마실 수 있다면, 기존 탄산음료에 과즙을 넣은 고급 음료수라는 이미지가 절대로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판매도 당연히 형편없을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지요. 회사는 아예 제품 자체를 파기하고 제품 생산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광고회사에 통보했지요. 그런데 광고회사에서는 오히려 이를 이용해서 광고한 것입니다. “흔들어 주세요.”라고….

 

결과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겠지요. 써니텐은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탄산음료입니다. ‘흔들어 주세요.’라는 광고 카피 문구 하나로 파기될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음료가 되었습니다.

 

 

사랑이라는 율법의 가장 큰 계명을 간직하신 요셉 성인

 

말 한 마디가 얼마나 커다란 의미를 갖게 되는지를 깨닫습니다. 그 말 한 마디에 사람의 운명 역시 바뀔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를 역사를 통해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부로 말을 하고, 함부로 판단과 단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말이 살리는 말이 되어야 하는데, 죽이는 말로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신성로마제국의 프리드리히 2세 황제는 매우 잔인한 실험을 했습니다. 유모들이 갓난아기들에게 젖을 먹이고 씻기며 잠을 재우는 등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이게 했지만 단 한 가지, 어떤 말도 하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인간이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선택한 말이 무엇인지 알아보려는 것이지요.

 

결과는 잔인했습니다. 온갖 정성을 들였어도 말을 할 줄 아는 아기는 없었고, 이른 나이에 모두 죽었습니다. 물질적 풍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 바로 사랑이란 사실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3월입니다. 북반구에서는 3월이 되면서 날씨가 풀리기 때문에, 대체로 이 달을 봄의 시작으로 봅니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는 달인 것입니다. 이제 나무에는 새순이 돋아나고 예쁜 꽃도 피어납니다. 생명의 움직임에 감탄을 하게 되며, 아름다움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이 3월은 특별한 달입니다. 바로 성모님의 배필이신 요셉 성인을 기억하는 성 요셉 성월이지요. 사실 성경 안에서 요셉 성인의 위치는 그렇게 커 보이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양부로서 구원 사업에 큰 봉헌을 하셨다는 정도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깊이 묵상할수록 요셉 성인이 얼마다 대단한 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가진 마리아를 아내로 받아들이십니다. 율법에 의하면 그의 처음 생각대로 파혼하는 것이 맞겠지요. 그러나 그의 초점은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께 있었습니다. 그래서 꿈에 천사의 계시를 들을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습니다. 바로 요셉 성인의 사랑입니다.

 

여러분의 꿈에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너의 재산을 다 팔아서 카지노에 가라.”고 말을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전 재산을 팔아서 카지노에 가겠습니까? 아마 ‘개꿈 꿨구나.’라고 생각할 뿐, 지키기 힘든 꿈의 지시를 따르지 않습니다. 요셉 성인에게도 꿈에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성경에는 분명히 요셉 성인께서 의로운 사람이라고 하지요. 바로 율법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에게 율법을 어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요셉 성인이 율법을 어기고 대신 꿈의 메시지를 쫓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모님을 그만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율법의 가장 큰 계명을 요셉 성인은 예수님 잉태의 순간부터 간직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을 갖고서 평생을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셨기 때문에 예수님의 아버지가 될 수 있었고, 이 세상 안에서의 마지막 죽음의 순간까지도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성인이 되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입니다.”

 

세상의 큰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는 내 말과 행동은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맞추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뜻에만 맞춘다면 우리의 삶 안에 하느님 아버지를 초대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해서 기쁨의 삶, 행복의 삶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성인이 되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입니다.”

 

내 자신이 성인이 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저런 삶을 살 수가 있지? 대단하다. 존경한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그저 바라만 봅니다. 이 정도에서만 멈추는 우리입니다. 예수님의 삶은 그냥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힘들기 때문에 성인들의 모습을 보고 우리도 따라 사는 것입니다. 즉, 성인의 실패에 위로를 받고, 성인의 노력에 힘을 얻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거룩하시기에 우리도 거룩해져야 합니다. 거룩한 존재와 완전히 하나 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과 닮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모습 안에 있지만 우리 안에 있는 그분의 모습이 손상되어 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유사성이 상실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분처럼 보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습니다. 결국 그분처럼 사랑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될수록 점차 은총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우리의 회복을 위해 이 땅에 오셨고, 교회의 성사를 통해 은총을 부어주십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3월호, 조명연 마태오 신부(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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