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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아! 어쩌나: 사람이란 존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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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1-20 ㅣ No.798

[홍성남 신부의 아! 어쩌나] (425) 사람이란 존재는…

 

 

문 : 언론 보도를 통해 흉악범죄들을 접할 때면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하는 생각이 들고 세상 살기 두렵다는 마음만 듭니다. 이런 세상을 두고 종교인들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저는 그런 말을 들으면 종교인들이 정신없는 사람들이거나 비현실적인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렇게 무법천지인 사회는 오로지 강한 경찰력으로 통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어쨌거나 요즈음은 길을 가다가도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밤에는 아예 외출조차 하지 않습니다. 언제쯤 이런 세상이 끝이 날까요?

 

 

답 : 형제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범죄행각을 보면 사람들은 더 강한 경찰력으로 통제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유혹을 느낍니다.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의 예를 들면서 우리도 그래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무자비한 경찰력을 동원하는 덕에 범죄율이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인 문제들이 그런 외적인 통제로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아’들을 교도소에 보내면 다 해결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비현실적인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일까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선하게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그래서 악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발붙일 곳을 없애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사람의 마음 안에는 ‘악마성’도 있지만 ‘천사성’도 같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어린 시절부터 방치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은 본의 아니게 자신 안의 악마성이 더 커져서 소위 반사회적 성격장애인이 돼 분노 범죄를 비롯한 미성숙한 범죄 행위를 저지릅니다.

 

그런데 사람이 가진 이런 악마성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마음 안에 불안감이 조성되고, 심지어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서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 불신 사회가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통제 사회가 가지는 한계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문제의 해결은 성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 바로 이 말씀이 세상을 바꾸는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말씀처럼 선행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 자신도 암환자이면서 다른 암환자를 위한 기금을 모은 청년이라든가, 중병에 걸린 어린아이가 노숙자들에게 줄 빵을 만들 돈을 마련하기 위해 기금을 모은 이야기 등의 사연들은 주위 사람들 마음 안의 천사성을 자극해서 많은 기부금을 모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평소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관심했던 자신들의 삶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름 없는 사람들이 행한 작은 선행이 사람들 마음 안의 선한 마음을 다시 타오르게 했고 ‘세상이 아직은 살 만하구나’ 하는 희망을 느끼게 해주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어떤 혁명보다도 강하고 절실하고 현실적인 혁명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가장 현실적이며, 형이상학적이고 종교적인 문헌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사는 법을 가르쳐주는 가장 정치적인 문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원수를 사랑하여라’는 말씀은 어떻게 들으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문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다가 자기 생명을 내놓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주님의 말씀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르침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본인도 행복합니다. 주님은 행복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에 대해 산상설교에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온유한 사람들,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자비로운 사람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이라고 하십니다. 이것은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 유명인사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가톨릭평화신문, 2018년 1월 21일,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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