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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

생활 속의 교회법20: 신부님은 어느 성당에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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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0-06 ㅣ No.375

생활 속의 교회법 (20) 신부님은 어느 성당에 계세요?

 

 

교도소를 방문하여 수용자들을 만나거나, 비신자인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분들이 저에게 “신부님은 어느 성당에 계세요?”라고 물어 옵니다. 그럴 때 제가 어떻게 답변해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보통은 “저는 사목하는 성당이 없고요, 교구청이라는 곳에 있으면서 교정사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혹은 “신부님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신학생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게 됩니다. 그러면 제가 성당에서 사목하고 있지 않다고 하니까 조금은 의아한 표정을 짓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모든 신부님들은 성당에서 사목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부님들 중에서 특정 본당에서 사목구 주임이나 사목구 주임의 부좌로서 사목하지 않고,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어떤 공동체나 특별한 집단의 적어도 한 부분을 위하여 보편접과 개별법의 규범에 따라 고정적으로 사목 수행이 맡겨진 분들이 계신데, 이분들을 교회법은 ‘담당사제(Cappellanus)’라 부릅니다(교회법 564조).

 

담당사제는 교구 직권자(교구장 주교, 총대리, 교구장 대리)에 의해 자의로 임명되기도 하고, 특정 단체나 공동체에서 어떤 사제를 담당사제로 제청을 하거나 혹은 선출을 하게 되면 교구 직권자가 이를 임용하거나 추인하는 것을 통해 합법적으로 특정 단체나 공동체의 담당사제가 됩니다(교회법 565조).

 

담당사제는 특별한 집단이나 어떤 공동체의 사목에 요구되는 모든 특별 권한을 부여 받습니다. 그리고 직무상 자기에게 맡겨진 신자들의 고해를 듣고, 그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하며 병자성사를 집전하고 죽을 위험 중에 있는 이들에게는 견진성사를 수여할 특별 권한이 있습니다(교회법 566조 1항).

 

제주교구 내에도 속지적 본당 공동체의 관할 구역을 초월하여 교구의 청소년들이나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그리고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을 비롯한 특정한 공동체와, 신심단체를 포함하는 특정 단체들에 교구 직권자에 의해 공적으로 선임된 ‘담당사제’가 있습니다.

 

흔히 신자들이 ‘담당사제’를 ‘지도신부’라 부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도신부’라는 말은 교회법 상에 그 신분이나 직무가 규정된 법적인(공식적인)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인 이름인 ‘담당사제’라 부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교회의 사무처에서도 2007년 전국 단체의 ‘지도신부’를 ‘담당사제’로 부르기로 결정했으며, 제주교구 교구장 강우일 주교님께서도 ‘지도신부’를 사용하지 말고 ‘담당사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셨습니다.

 

‘지도신부’라는 말은 ‘영적지도신부’라는 뜻으로는 사용 가능합니다. 말하자면 공식적으로 제주교구 레지아 ‘담당사제’는 고병수 요한 신부님이시지만, 신제주 본당의 꾸리아, 혹은 쁘레시디움의 ‘영적지도신부’는 신제주 본당 사목구 주임인 현문권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이 됩니다. 그러므로 신자들의 공동체나 단체에 교구에서 공적으로 담당사제가 임명되었다면 ‘지도신부’라 하지 말고 ‘담당사제’라 불러야 합니다.

 

[2017년 8월 27일 연중 제21주일 가톨릭제주 4면, 황태종 요셉 신부(제주교구 성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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