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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돈보스코여자재속회(VDB): 세상이 바로 우리에겐 수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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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8-28 ㅣ No.592

“세상이 바로 우리에겐 수도원입니다”

 

VDB 아시아 지역 중앙평의원 이 마리아 자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돈보스코여자재속회. 세상 안에서 복음삼덕의 삶을 통해 하느님의 계획을 실현하는 이들의 삶을 살펴본다.

 

우리가 아는 수도자와는 달리 남들처럼 직장 생활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가족과 함께 혹은 홀로 살면서도 복음삼덕(정결, 청빈, 순명)의 삶을 사는 재속봉헌생활자 단체가 있다. 그곳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돈보스코여자재속회(이하 VDB: Volontarie di Don Bosco의 약어). 한 세기를 이어 온 VDB에 몸을 담고 있는 이 마리아 자매를 만나 VDB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본다.

 

 

재속회/재속봉헌생활자는 무엇인지?

 

수도자와 재속봉헌생활자는 창립자의 영성을 따르며 복음삼덕을 서원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서로의 분명한 차이점은 각 수도회의 경우엔 수도 공동체를 이루며 세상 안에서 활동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세상과 분리된 삶을 지향합니다. 그런데 재속회는 교회 내에서 독특하게 성장한 카리스마입니다. 그 이유는 공동체를 이루지 않고 재속회원 각자가 세상 안에 머물며 복음 삼덕의 삶을 살기 때문이지요. 이는 전통적인 수도 생활의 방식에서 탈피한 것입니다. 초대교회에서 보여 준 신자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다고 생각합니다. 복음삼덕의 삶을 통해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호칭이 수사, 수녀는 아닙니다.

 

 

재속회의 하나인 VDB는 무슨 일을 하는지?

 

VDB는 1917년 5월 20일, 돈 보스코의 3대 후계자인 복자 필립보 리날디 신부님이 설립하셨습니다. VDB 회원들은 돈 보스코의 사도적 카리스마와 사목방식에 따라 세상 안에서 각자의 상황 안에서 활동합니다. 특별히 돈 보스코의 사명에 따라 가난한 젊은이들에게 우선순위를 두며, 직접적인 활동 안에서 젊은이들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마음과 기도는 젊은이들을 향하고 있습니다.

 

VDB의 사명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일상생활 안에서 하느님의 계획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더욱 정의롭고 인간답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중에 사람들과 연대하며, 회원 각자가 살고 일하는 환경 안에서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에 따라 적극적이며 책임 있게 현존합니다.

 

 

한국의 VDB 역사와 함께하셨는데 자신의 성소여정을 간략히 알려 주신다면?

 

저는 한국 VDB의 첫 입회자이자 첫 서원자 중 한 명입니다. 한국의 VDB는 윤선규 신부님(현 벨기에 겐트 교구장 윤루카 주교)이 도입해 1981년 9월에 설립하였고 1982년 9월에 로마에 있는 VDB 본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았습니다.

 

윤 신부님께서 어느 날 저를 부르시더니 “수녀원에 안 가고 집에 혼자 살면서 수녀님처럼 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보셨어요. 그 제안이 너무나 참신했습니다. 그래서 좋다고 이야기를 드렸지요. 신부님께선 VDB라는 용어를 언급하지 않으셨지만, 저를 VDB 회원으로 만들고 싶으셨나 봅니다. 그 후 몇 달이 지난 뒤에 윤 신부님께서 저를 포함하여 스무 명에 가까운 자매들을 사무실로 초대하셨습니다. VDB 입회를 원하는 자매들을 모으신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중에서 저를 포함해 두 명이 VDB 성소에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사실 VDB가 뭔지 잘 몰랐어요. 입회를 준비하며 매달 피정을 하면서, 그리고 입회 후 각 양성 단계를 거치면서 VDB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VDB 성소의 삶이 참으로 매력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엔 서울 지역 열다섯 명과 광주 지역 일곱 명, 총 스물두 명의 회원이 있습니다. VDB 각 회원은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지만 VDB라는 재속회는 비밀이 아닙니다. 그래서 교회 내 매체를 통해 입회자를 홍보합니다.

 

 

VDB가 한국 교회에서 하고 있는 일은?

 

우리 재속회 특성상 자신이 VDB라고 공적으로 밝혀서는 안 됩니다. 이는 VDB가 창립되던 당시부터 적용되던 규칙입니다. 신원이 노출되지 않다 보니 교회 내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그 대신에 살레시오 가족 수도자들의 사목을 돕는 보이지 않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살레시오회 수도자들이 있는 곳에서는 늘 VDB 회원들이 조력을 합니다. 한국의 VDB 회원들은 외국 회원들의 모습과 같지는 않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돈 보스코의 영성을 따라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00주년을 맞이하는 VDB가 나아갈 길은?

 

수도회에 소속된 수도자는 공동체로부터 보호를 받지만, 재속회원인 우리는 세상의 유혹에 노출이 되어 있다 보니 성소의 삶을 사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일들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회원들이 단순하게 살면 좋겠습니다. 단순하다는 뜻은 복잡한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복음과 회헌의 정신을 충실히 따른다는 것입니다. 복음과 회헌의 정신이란 가까이 있는 형제자매에게 겸손과 자비와 부드러움을 실천하는 삶입니다.

 

또한 오늘날 시대적 표징에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맡은 사명을 늘 새로운 마음으로 실천하고 살기 위해 성령께 창의력과 개방성을 청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새롭고 열정적이며 활동적인 거룩한 성소자를 보내 주시길 온 회원이 마음을 모아 기도해야겠습니다. 이런 삶을 통해 VDB 모든 자매들이 열심한 기도와 관대한 봉사를 실천하여 하느님께 나의 모든 것을 봉헌하는 재속봉헌생활자로 성장하는 것이 앞으로 저희가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레시오 가족과 가족지 독자들에게 해 줄 한 말씀은?

 

살레시오 가족으로 등록된 수도 단체 및 평신도 단체가 31개 정도 된다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받은 고유한 성소는 하느님의 큰 선물입니다. 그리고 그 선물에 맞게 하느님께서는 살레시오 성소를 살도록 파견하셨습니다. 살레시오 가족 하나하나는, 지향하는 삶은 서로 다르지만 하느님과 돈 보스코 안에서 하나입니다. 각 단체가 지니고 있는 특색과 기능을 중심으로 하느님의 섭리를 믿고 서로 도우며 돈 보스코의 정신을 사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하느님께서 단체마다 주신 달란트는 분명 다르지만 돈 보스코의 영성과 마음이라는 최종 목적지는 같습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하느님 사업에 충만히 응답해야겠습니다.

 

VDB 회원으로 살면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제 삶이 정말 아름답고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성소를 사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살레시오 가족 성소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이 기쁨을 나 자신 안에서만 끝낸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는 분들께도 자신이 느끼는 기쁨을 체험하도록 초대하길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하느님 안에서 돈 보스코를 바라보며 기쁘게 살면 좋겠습니다.

 

성소 문의

서울 : 010-3797-3115: e-mail: isvdb@hanmail.net

광주 : 010-2610-3830: e-mail: kimnanee@hanmail.net

http://vdbkoa.wixsite.com/vdb1

 

[살레시오 가족, 2017년 7월호(145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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