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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스코영상대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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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3-08 ㅣ No.283

용준이가 배우는 학교 - 돈보스코영상대안학교

 


이번 호 커버스토리는 돈보스코영상대안학교의 활동을 소개한다.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이 좌절이나 고립 또는 중독의 위험으로 빠져들지 않고 자신들의 흥미와 적성을 따라 미래를 개발하는 모습들이 싱그러운 봄풀잎 같다. 편집부


여성가족부가 지난 1월 28일에 발표한 ‘학교밖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은 36만 명에 달한다. 전국에서 매일 평균적으로 166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두고 있다는 통계다. 다양한 이유들이 아이들로 하여금 학업을 중단케 하고 있는데, 그 조사에 따르면 검정고시나 자신의 특기를 살리기 위해 또는 원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는 청소년이 절반이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서 또는 공부하기 싫어서 그리고 학교 분위기와 맞지 않거나 폭력 · 왕따 등의 이유로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다 학교를 그만둔 학생들이 다른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절반을 넘어서는 아이들이 학생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의 부재, 졸업장을 받지 못하는 상실감, 교복을 입지 못하고 친구를 사귈 기회의 감소라든지 학생의 권리를 잃는 것 등과 같은 이유로 학교를 그만둔 것에 대한 후회를 가슴에 안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일단 학교밖으로 나온 청소년들은 규칙적이지 않은 생활과 거주 형태 불안정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단순근로나 배달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열악한 근로 환경에 놓이기 십상이며, 학교에서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건강관리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다.


학교밖청소년에 대한 보살핌, 살레시오 가족의 출발점

일찍부터 이런 학교밖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 살레시오회가 탄생했다 말한다 해도 지나친 것이 아닐 듯싶다. 이들을 최우선적으로 보살피고 함께 살아야 할 ‘가난한 청소년’으로 삼으며 그 역사를 발전시켜 왔다. 여러 다양한 이유로 거리를 떠돌던 청소년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사회에 진출하게 하고 ‘정직한 시민 착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했던 곳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돈 보스코의 발독코 오라토리오이다.

한국에서도 살레시오회의 시작은 학교를 통해서라고는 하지만,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노력도 그 역사만큼이나 길고 깊다. 대표적인 것이 돈보스코청소년센터의 청소년 보호와 직업교육 50년 역사이겠고, 서울 대림동 살레시오청소년센터의 또 다른 50여 년의 활동을 꼽을 수 있다.

근래에 들어서는,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학교밖청소년이 생겨나는 이유가 다양해지는 것에 맞춰, 보다 폭넓은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위탁형대안학교인 위스쿨이라든지 몇 군데서 진행하고 있는 비인가 형태의 대안학교 또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등이 그 관심과 활동을 드러내는 예다.


반갑게 맞아들이는 곳

“환영받는다는 기분 좋은 느낌이 매일 아침 저의 발길을 이곳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제가 좋아하는 영상을 배우는 것도 매력이 있지만,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편안한 내 집 같은 느낌이 드는 이곳이 정말 좋다는 것입니다.” 조용준 군(18, 토마스 아퀴나스)은 영상대안학교에서 3년을 보내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중퇴하고 일 년을 집안에서 닫혀 지내다 우연한 기회에 영상대안학교를 알아보신 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찾아온 케이스다. “처음에는 집과 거리가 멀어 과연 꾸준히 잘 다닐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오히려 하루하루 얼굴빛이 달라지며 학교에 가는 것을 즐거워하는 듯한 모습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어릴 때 함께 새벽미사를 다니고 열심히 복사를 섰던 착한 손자가 가정의 시련을 겪으면서 학교에도 소홀하더니 결국 포기하고 집에 틀어박히는 것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했던 할머니. 아이가 변화되는 모습에 큰 희망이 살아나고 있음을 느꼈다고 한다.

용준이처럼 현재 영상대안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아이들은 모두 일곱 명. 같거나 한두 살 위아래인 또래 친구들로 1년에서 길게는 4년까지 이곳을 다니고 있다.

2001년부터 학교밖 아이들을 모아 영상을 교육하기 시작했으니, 이미 15년의 역사를 가진, 어찌 보면 우리나라 비인가 대안교육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당시에도 벌써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등지기 시작했지만, 이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곳은 흔치 않았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제대로 발을 붙이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해 걱정하는 부모님들의 호소를 들으며 기획한 것입니다. 정보문화센터에서 보니 아이들이 영상을 제작하는 일에 관심이 많은데,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지닌 그런 관심을 지렛대 삼아 데리고 있으면서, 마음을 다스리게 하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처음 시작한 박경석 수사의 이야기에서 영상대안학교가 추구하고 있는 가장 귀중한 가치를 알아챌 수 있다. 뭘 해야 좋을지를 모르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아들이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함께 꿈을 찾는 곳

학교를 벗어난 아이들이 가장 먼저 빠져드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은 생활 리듬이 흩어지는 것이다. 앞의 여가부 조사에서 밝힌, 일어나기 힘들어서(27.5%)와 공부하기 싫어서(27.2%)라는, 주를 이루는 학업 중단 사유가 학교밖의 불규칙한 생활습관 굳히기와 의욕 상실로 바로 연결된다. 그렇기에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가장 필요한 도움은 스스로 시간을 조절하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인도하는 생활지도가 동반된 도움이다. 실제로 기숙사를 구비한 대안학교가 가장 이상적인 살레시오대안학교의 모습일 것이라는 데 모든 사람들이 동의한다. 돈보스코영상대안학교도 초기에는 기숙사를 통해 아이들의 생활 전반을 동반하면서 상당히 좋은 효과를 봤었다. 그러나 수도회 사정과 여건의 미비로 아쉽지만 부득이 기숙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학생들의 가정과 밀접하게 연대하고 일치하는 협력이 크게 강조된다. 각 가정에서 부모나 보호자들은 대안학교의 선생님들과 원활히 소통하면서 아이들이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세심히 배려하고, 학교는 매일 아침 아이들이 꼭 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 나태해지고 싶은 생각이 파고들 틈을 주지 않도록 이끈다. 아침 9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 학교에서 보내는 낮 시간은 각 아이의 수준에 맞춘 영어나 수학 등의 학과공부도 있지만 영상 제작과 관련된 시나리오 수업, 촬영, 컴퓨터 편집 등의 활동이 주를 이룬다.

“영상 작품을 만들기 위해 스토리 보드를 그리는 순간이 있었어요. 그림을 그리는데 굉장히 흥미가 있는 거예요. 그래 조금 연습을 하니 잘되고 제게 그런 소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요. 집중적으로 연습을 하니 실력이 크게 늘었고, 덕분에 그 방향으로 진학까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게 제 꿈입니다.” 금년 2월 12일에 4년 동안 몸담았던 영상대안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소재 한 대학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과에 진학하는 김우재 학생의 말에서 보듯이 3 ?4년의 시간을 함께 보내며 아이들은 마침내 자신의 꿈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또 다른 걸음을 힘차게 내디딜 정도로 궤도에 올라선다.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뭔가 구체적인 성취 동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그런 이유이다.


꿈의 실현을 위해 함께 가는 곳

2016년 살레시오회 총장 신부님이 가족들에게 준 생활지표는 다 함께 성령의 모험을 따르자는 것이다. 이를 소개하면서 총장 신부님은 젊은이들에게, 그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이미 어느 정도 달려 본 경험을 지닌 어른들과 동행하는 것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언하시고, 어른들의 동반을 기꺼이 받아들이라고 초대했다. 특히 정해진 과정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는 학교의 청소년들과는 다르게 학교밖의 아이들에게는 선의를 지닌 어른들의 동반이야말로 바르게 성장하기 위한 절대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전혀 알지 못하는 깜깜한 밤길을 걷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누군가 옆에서 함께 걸어 준다면 두려움을 이길 수 있겠고, 또 잘못된 길로 빠질 위험도 많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상학교에 들어온 지 이제 두 달이 채 안 된 신승은 군의 이야기 속에서 청소년들이 지닌, 어른들을 일방적으로 배척하지 않고 어둡고 혼란스러운 시기를 함께 걸어가 주기를 바라며, 기대려는 마음이 전달된다.

학교밖의 청소년들이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 학력을 취득하는 것이 생애계획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기에 많은 아이들이 검정고시 등의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영상대안학교의 아이들은 방송통신고등학교(이하 방통고)를 통해 학력을 얻는다. 월2회 출석 수업과 매일 일정한 시간의 인터넷 수강을 성실하게 하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의 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의 부담이 비교적 적은 반면, 매일 주어진 시간 동안 인터넷 강의를 시청하고 과제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데 좋다고 생각하며, 몇 년의 과정을 두고 계획적인 삶을 살아가게 해 주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라는 김의식 담임선생은 아이들의 방통고 출석수업을 꼭꼭 챙기고 인터넷 강의 수업을 동반하고 있다.

“저도 학교를 중퇴하고 힘든 시기를 이곳 영상대안학교에서 보냈습니다. 지금 아이들처럼 영상을 배우는 한편 방통고를 졸업하여 영상제작학과에 진학했고, 이렇게 다시 이곳으로 와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습니다. 저의 경험이 아이들을 동반하고 이끄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교육을 맡고 있는 최일완 선생의 경우는 아이들에게 미래를 보증하는 더없이 명백한 증거다.

이렇듯 가정과 학교, 교사와 학생이 서로 친밀한 하나의 교육공동체를 이뤄 아이들 각자의 미래를 위한 여정을 확신을 갖고 동반하고 있는 곳이 영상대안학교다.


함께 이루는 성과 속에 성장하는 곳

영상 제작에 흥미를 지닌 소수의 아이들이 긴 시간 함께 배우고, 아이디어를 모아서 기획하며 협력작업을 통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돈보스코영상대안학교의 자랑이다. “우리가 함께 마음을 모아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기적 같아요. 그렇게 만든 작품들이 여기저기 출품되어 상을 받으니까 우리가 뭔가를 이뤘다는 성취감과 또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자신이 감독을 맡아 제작한 작품이 지난해 말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에서 실시한 전국 고등학생 영상제에서 장려상을 받은 조용준 군의 말이다. 국제 단편영화제에서 수상했고 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외국 유수 대학에 진학한 몇몇 케이스를 포함하여, 이미 방송이나 제작 현장에 투입되어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졸업생들이 여럿 있을 정도로 영상대안학교 아이들이 이뤄 낸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하지만, 영상제나 단편영화제 등에 출품하여 상을 받는 게 중요한 것은 절대 아니다. 이는 아이들이 협동하여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제안하고 토론하며, 도전 · 시도 · 실패 · 좌절 · 극복 · 양보 · 타협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덕목을 기르고 완성의 기쁨을 누리는 가운데 덤으로 얻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성취의 환희를 맛보면서 가장 중요한 자신감과 협력의 필요성을 몸에 익혀 전인적으로 훌쩍 성장한다는 것이 훨씬 더 소중하다.

지난해 어느 광역시의 독서백일장에서 한 아이가 최우수 성적으로 당선됐으나 글쓴이가 검정고시 출신이라는 이유로 시상에서 배제되고 차점자에게 상이 돌아간 사례가 있었다. 우리 사회 전반에 흐르고 있는 학교밖청소년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명백히 보여 주는 증거다. 36만 명의 학교밖청소년이라면, 중고등학교 학령기 전체 청소년의 6%가 넘는 것으로 계산된다. 우리 사회는 이들을 위해 최소한 그 비율만큼의 제도적 배려와 교육 및 사회보장 예산을 배당해야 함이 지당하다. 그런데 현실은 오히려 그들에게 편견과 차별로 불이익을 덧씌우고 있다.

돈보스코영상대안학교의 학생들은 학교밖청소년들이다. 마땅히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원이고 이 나라의 장래를 책임질 재원들 중에 속하는 아이들이다. 틀에 짜인 중고등학교에 잘 적응할 수 없는 나름대로의 현실을 지녔으나, 이것이 열등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개성들은 다름 아니라 다양성이 중요시되는 디지털 시대에 적절하게 잘 가꿔져야 할 소중한 자원이며 가치라는 것을 우리 살레시오 가족들은 믿고 있다.

돈보스코영상대안학교
● 입학 문의 / 후원 문의: 02-828-3644
●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 6동 4491

[살레시오 가족, 2016년 3월호(137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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