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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묵주기도의 신비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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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1-07 ㅣ No.1279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묵주기도의 신비 묵상

 

 

묵주기도의 신비 묵상

 

묵주기도를 바칠 때마다 매단의 신비 주제를 선포합니다. 신비의 선포는 소리 기도의 시작인 ‘주님의 기도’를 바치기 전에 이루어집니다. 묵주기도의 신비들은 메시아 시대의 기쁨, 그리스도의 수난, 교회를 가득 채우는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신비 묵상을 생략하고 바로 소리 기도로 이어지거나, 형식적인 묵상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매 단의 신비를 낭독하거나 신비를 표현하는 적절한 표상을 사용하는 것은 이야기의 줄거리를 전개 시켜 기도하는 이의 관심을 기울이며 묵상에 효과적으로 집중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이 묵상은 그리스도의 삶을 실제 묵상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삶에 효과적인 생활 규범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에서 신비 묵상이 잘 이루어지도록 전통적인 묵상 방식을 소개하고 계십니다. 환희의 신비로부터 영광의 신비까지 이어지는 신비 주제들은 ‘복음의 요약’으로써 구원의 역사를 그리스도의 생애를 통하여 핵심적으로 바라보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교서에 제시된 신비 묵상 방법은 이러합니다.(교서, 29항-30항 참조)

 

 

신비 묵상 방법

 

① 첫 번째, ‘신비의 선포’입니다. 신비를 선포함으로써 우리의 상상력과 마음은 그리스도 생애의 특별한 사건이나 순간을 향하게 합니다. 신비 선포는 그리스도의 생애 전체를 묵상하도록 주제별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신비 묵상이 요일마다 영적인 ‘색깔’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배분되어 있기 때문에 요일의 영적 의미를 묵상하며 신비를 시작합니다. 요일 묵상에 대한 내용은 2018년 1월호 ‘레지오 마리애’, ‘묵주기도 요일’을 참고하십시오.

 

② 두 번째, ‘성화상(聖畫像)을 통한 묵상’입니다.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이 ‘영신수련’에서 제안한 것처럼 인간의 감각에 호소하는 교회의 전통적인 기도 방식이 있습니다. 성화(聖畫, 이콘)나 성상(聖像)을 곰곰이 바라보는 묵상은 특정한 신비에 우리의 마음을 집중시키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는 신비 주제와 관련된 영상(映像)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성화상 자체를 보며 그 의미를 성경 말씀과 연결지어 헤아려 보거나, 성화상을 통해 기도를 심상화(心象化) 하도록 도움을 주는 묵상서를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③ 세 번째, ‘성경 봉독’입니다. 신비들은 복음을 대신할 수 없고, 짧은 선포로 그 내용을 모두 담을 수도 없습니다. 묵주기도가 성경 봉독을 대신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묵주기도는 성경 읽기를 전제로 하고 장려합니다. 신비를 선포한 다음, 상황에 따라 길거나 짧게, 그 자리에 어울리는 성경 봉독을 하는 것은 묵주기도 묵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어떠한 말도 영감을 받아 쓰인 성경 말씀에 비할 수가 없습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로마 10,17)

 

④ 네 번째, 신비 선포 주제와 관련된 성경 봉독이 이루어진 다음 ‘성경 말씀에 대한 묵상’을 합니다. 적절한 설명이나 해설을 통하여 신비 묵상을 더욱 명료하게 합니다. 신비 주제와 그 성경 말씀과 관련된 성인들의 말씀, 또는 신비 주제를 풀어쓴 다양한 기도서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신비에 대한 관련 성경 말씀을 자신의 신앙과 연결 지어 풀어내는 것입니다.

 

⑤ 다섯 번째, 말씀의 경청과 묵상은 ‘침묵’으로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침묵 가운데 신비에 얼마 동안 관심을 집중한 다음, 소리 기도로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매단의 신비 선포 바로 직후나 신비 선포와 성경 봉독 후, 혹은 성경 말씀 묵상을 하며 잠시 침묵하고 ‘주님의 기도’를 바칩니다. 전례에서 침묵의 순간이 권고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묵주기도를 바칠 때에도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인 다음, 잠시 머물러 특정 신비의 가르침에 마음을 모으는 것이 좋습니다.

 

묵주기도 신비 묵상에 대한 다섯 가지 방법은 이미 잘 아는 어떤 것을 단순히 묵상하는 데에서 오는 지루함을 막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께서 기도의 순간에 우리에게 직접 말씀해 주시도록 합니다. 다섯 가지는 실제 순서적으로 행할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하거나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매단의 소리 기도가 시작되기 이전에 신비에 대한 묵상을 행한다는 것입니다.

 


신비 묵상 주제들

 

전통적으로 묵주기도의 신비 묵상은 세 개의 신비 주제(환희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로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신비 주제들은 주님의 탄생에서 부활까지 연대기적인 시간적 순서만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초대 교회가 신앙을 선포하던 양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성 바오로가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노래한 ‘그리스도 찬가’(2,6-11)에서처럼, 그리스도의 신비를 자기 비움(육화, Kenosis), 죽음, 영광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성 바오로 6세 교황, ‘마리아 공경’, 45항)

 

이러한 전통적인 신비 묵상 주제는 2002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를 통하여 공생활에 대한 묵상인 ‘빛의 신비’의 추가를 통하여 변화가 생깁니다. 그리스도 중심적인 본질을 증진하도록 그리스도의 세례와 수난 사이의 공생활의 신비들을 보완한 것입니다. 묵주기도가 더욱 완전한 복음의 요약이 되려면, 그리스도의 강생과 드러나지 않은 생활(환희의 신비)을 묵상한 다음, 그리스도의 수난의 고통(고통의 신비)과 부활의 승리(영광의 신비)를 묵상하기 전에 그리스도의 공생활에서 특별히 중요한 몇몇 순간들(빛의 신비)을 묵상해야 합니다. 묵주기도의 전통적인 형태의 본질적인 측면을 훼손하지 않고 이러한 새로운 신비를 추가하는 것은 그리스도교 영성에서 환희와 빛과 고통과 영광 자체이신 그리스도의 깊은 마음에 이르는 참된 길이 됩니다.(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19항)

 

앞으로 연재될 글은 묵주기도의 본질적인 부분인 신비 묵상에 대한 다섯 가지 묵상 방법(① 신비 선포, ② 성화상 묵상, ③ 성경 봉독, ④ 말씀 묵상, ⑤ 침묵)을 구체화하고 효과적으로 다양하게 실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매단을 바칠 때마다 제시되는 방법뿐만 아니라 묵주기도 묵상서를 이용하거나, 개인적으로 신비 묵상 노트를 만들어 기도해보시기를 권합니다.

 

+ 묵주기도의 신비들은 환희와 빛과 고통과 영광 자체이신 그리스도의 깊은 마음에 이르는 참된 길이 됩니다.

 

+ 묵주기도 신비 다섯 가지 묵상 방법 – ① 신비 선포, ② 성화상 묵상, ③ 성경 봉독, ④ 말씀 묵상, ⑤ 침묵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1월호, 박상운 토마스 신부(전주교구 여산성지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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